24. 2024년 4월 21일 해인사

저번 주말에는 해인사에 다녀왔습니다.
KTX 타고 김천구미역으로 인아웃을 했고, 쏘카 빌려서 해인사+주위 고분군 세 군데를 탐방하는 루트였는데
막상 김천에 직지사 있는 것을 몰라서 직지사를 놓쳤다는 사실.
그런데 김천 스탬프투어 경품이 좋아보이길래 그거 돌 겸 조만간 한 번 더 갈 생각이긴 해요.

김천구미역에서 내리니 반겨주는 홍보부스
쿠마몬을 의식한 거 같은데(실제 인터뷰 기사에도 쿠마모토 언급이 되어있었음)
김천의 마스코트 오삼이는 KM-53이라는, 반달가슴곰 재생 프로젝트 중 활동 반경이 넓기로 유명했던 개체인데 특히 김천의 수도산이란 곳에 잘 출몰해서 김천에서 ‘오삼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합니다. 단지 안타깝게도 작년 GPS 추적기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잠시 포획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있어서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

쏘카를 가지고 고분군 세 곳에 간 것은 일단 패스(내키면 언젠가 쓰려니).
숙소를 해인사 관광단지에 있는 곳으로 예약했는데, 관광단지에 진입하려면 주차비를 내는 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오후 5시가 넘어 들어가니 아무도 안 계셔서 그냥 통과했네요.
그리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일찍 일어난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매주 일요일 10시에, 25명 정원인 팔만대장경을 직접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건 5주 전 월요일 정오에 해인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고요, 1인 1자리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선착순.
다행히 저 포함 일행 네 명은 티케팅에 성공해서 참가 가능했고, 무료 프로그램이다 보니 노쇼도 많아서(특히 이 날 비가 와서 더 많았던 듯)
티케팅 성공한 사람의 일행 중 신청을 못 한 사람은 노쇼된 자리만큼 들어갈 수 있게 해주시더군요.

여튼 성공하면 이런 이름표를 주십니다.
딸랑 팔만대장경만 볼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라 1시간 20분에 걸쳐 해인사 전체 투어를 해주세요.
일주문을 지나
근데 막상 본당 등의 사진을 안 찍었네요.
(여기의 본당은 대적광전-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본당은 대적광전이라 부른답니다. 석가모니를 모시면 대웅전, 아미타불을 모시면 무량수전)

본당 + @ 소개하는 부분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본당 옆에 비로전이라고 2007년에 새로 지은 법당이 있는데, 지으면서 최신 기술을 적용했는데 바로 화재가 나면 안에 모신 쌍둥이 목조 불상이 지하 6m?까지 내려가고 그 위로 방화벽으로 세 겹을 막는다는 것. 유튜브에 있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해인사 TV(1:16분부터)

본당에서 한 번 더 올라가면 대장경을 모신 장경판전이 나옵니다.
대장경을 볼 때는 휴대폰을 못 쓴다고 듣기는 했는데, 정확히는 내내 합장을 한 채 손을 풀지 못하게 하더라구요 ^^

대장경을 직접 보고, 장경판전(겉)을 둘러본 다음에는 서쪽으로 빠져나오는데 여기 대장경판과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 있더군요. 저는 패스.
그리고 더 내려가면, 원래 해인사 창건부터 계속 있다가 2019년에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이용해, 재작년에 만들었다는 최치원상이 있습니다.

신선이 된 최치원과 학? 백로? 앉은 바위 부분이 나무
투어가 끝나자 11시 20분. 해설사분이 자기를 따라오면 절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따라갑니다. 지금까지 고찰들 다니면서 절밥 먹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
식당 안에선 묵언
이 팔만대장경 견학 프로그램이 좋은 점.
1. 주차를 일주문 옆에 할 수 있다(보통은 성보 박물관 근처에 댄 후 걸어올라가야 함)
2. 해인사 전체에 대한 가이드
3. 물론 팔만대장경을 직접 볼 수 있다
4. 절밥 먹는 무리에 자연스럽게 합류(응?).

이 프로그램 중에는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도 안 되기 때문에, 밥을 다 먹은 후 차에 있는 스탬프 여권과 관음성지책을 챙겨 나옵니다.
새 버전의 방캠 스탬프 여권은 일주문에서 조금 내려가면 나오는 문화해설사의 집에서 찍을 수 있고요,
관음성지인장은 불사기도접수실에서 찍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 해인사에서 관음인장을 찍을 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여기 일본어로 된 인장첩 같은 게 있다는 걸 혜권님 블로그를 보고 알았기에 그게 뭔지 좀 봐야겠다라는 것.
물론 관음인장하고 같이 잘 있었고요.

한국33관음성지 납경첩
물론 한국관광공사와 조계종
예~전에 33 관음 인장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예 저렇게 일본인 상대로 일본어로만 나온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아서 놀라웠습니다.
애초 33 관음성지 순례라는 게 일본에 있던 걸 갖고 온 거 같으니 납득? 2018년까지 일본에 있는 한국 관광공사에서 팔았다고 하네요.

추가: 이 이후에 조계사에 가보니 중국어(간체자), 일본어 버전이 새로 나왔더군요.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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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설명을 들으면 비하인드 스토리라던가.. … 뭔가 먹을걸 준다던가.. 라는게 좋은데 제가 주로 동행하는 어머니가 걷는게 약간 힘드셔서 프로그램류는 신청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ㅜ_ㅜ

덕분에 다녀왔는데도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설을 듣지 않아도 해인사 자체는 볼거리도 많고 좋더라구요.
인장첩에 대한 비밀을 파헤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표지는 무슨일이 있었나요? 인주가 아주 ㅜㅜ
아무튼 기왕 있는 서책 계속 팔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을 생각을 해야지 리뉴얼만 하고 옛날 페이지도 다 날려버리는게 좀 아쉽긴 합니다.

2018년까지만 팔았다는 건 일본의 한 블로그에서 본 이야기라 사실일지는 모르지만 더 나오는 게 없어서.. 코로나 시작 전에 멈추었단 이야기인데 말이죠. 왜 더 안 파는지.. 게다가 요즘 한류인데…
어머님이 함께 다니시는군요. 저희 어머니는 꼬드겨도 잘 안 나오셔서.. 늘 두 분이 즐겁게 여행하시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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