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야마자키와 코페빵

잠깐 칸사이에 다녀왔습니다.
도호쿠 다녀온 것도 다 안 썼는데(그러나 사실 글을 올린만한 곳은 다 올린 듯?), 아직 기억이 생생한 동안에 다녀온 것을 쓰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나라에서 절이니 신사니를 찾아다닌지라 + 교토 시내 왠만한데는 끌리는 데가 없어서 교토에서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다녔어요.
그 중에도 간 곳이 교토 시외의 오오야마자키에 있는 아사히 그룹 오야마자키 산장 미술관アサヒグループ大山崎山荘美術館.
닛카 위스키의 초대 필두 주주였던 카가 쇼타로가 소유했던 산장을 나중에 아사히 그룹이 사들여서 미술관으로 꾸민 곳으로,
특히 지금 그가 개량했던 난들의 세밀화가 전시되고 있다고 해서 갔습니다.

다른 미술관이 매주 월요일 휴관인데 비해, 이 곳은 3~4주에 하루 정도로만 휴관해서 월요일에 갈 수 있었다는 것도 있지만요.
이곳에는 교토 시내에서 JR이나 한큐를 타고 20분 정도 나가면 갈 수 있습니다.

마침 이 날 아침 친구가 부탁한 산토리 야마자키 NV가 호텔에 도착했는데, 반대로 저는 직접 오야마자키에 간다는 역설.
(술 못 마시는지라 일본 가서 사와 외의 주류를 사들고 들어온 것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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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입장은 1100엔.
지하에 모네의 수련 두 점, 아이리스 한 점이 있고,
그 외에.. 무슨 이인관이나 딜쿠샤같은 건물을 구경(그보다 규모는 있지만)하는 느낌이고요.
트친께서 2층 카페에서 홍차와 케이크를 꼭 먹으라고 해주셔서 먹어봤습니다.

케이크는 평범했지만, 카페에서 홍차 잘 안 시키는데 여기는 맛있었어요..
이 시대 부자들이 식물학이니 조류니 이런 데에 돈 쓰는 사람들이 있었듯, 이 산장 주인은 난에 투자를 했는지 자기가 다양한 품종을 개량했던데
시대상은 마음에 안 들지만 세밀화 자체는 예뻐서 클파라도 사갈까 했는데 서적이 나왔더라구요. 나중에 살 생각.
蘭花譜 京都・大山崎山荘 主の愛した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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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나와서는 잘 꾸며진 정원을 구경했습니다.

미술관을 나온 후에는, 옆에 있는 宝寺라는 절에 고슈인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십일면관세음보살과 대흑천이 모셔져있는 곳이라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십일면관세음보살을 모신 곳이 공사중이라.. 그런데 십일면관세음보살과 대흑천 보는데 400엔… 400엔 내고 대흑천만 보고 고슈인을 받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언젠가 인연이 되면 다시 오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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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근처에는 그 산토리 야마자키 위스키 증류소? 가 있습니다만 이건 유료 투어 사전 신청이 필요한 곳이라 당연히 안 갔고,
그런데 한큐로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 별표를 찍어둔 빵집이 있길래 거기나 갈까? 란 마음이 듭니다. 이건 현지빵 대전에서 본 게 아니라 월간 교토에서 보고 체크해둔 곳인데…
날씨도 좋고 한적해서 산책할겸 걸어가볼까? 하고 3km를 걸었는데 중간에 배가 고파져서 후회했습니다. 객기부리지말고 한큐 탈 걸…

JR이 지나가는 다리 위
가게 이름은 西山こっぺ堂
간식빵/디저트빵 코페빵이 200~300엔입니다.
월간 교토보니 막상 인기인 것은 연어 슬라이스라든가 여튼 간식빵인데 저는 3시 반에 간 거라 그런 건 다 팔려있었고.. 1개 남은 야키소바와 1개 남은 치킨난바, 앙버터 이렇게 샀습니다.

앙버터는 당연히 맛있고 원래 야키소바빵을 좋아하진 않는데 여기 야키소바빵은 야키소바가 크게 짜지 않고 빵이랑 잘 어울러져 맛있었어요.. 또 먹고 싶다.. (치킨난바는 그럭저럭이었음)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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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일본 귀족들 저택 보면 집주인 취향을 보는 재미가 있는데 이 산장 주인의 취미는 일종의 경지에 오른 것 같더라고요. 호사가도 이런 호사가가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증류소 가고 싶었는데 갈 때마다 다음 기회에가 되더군요. 언제 가 볼 날이 있을까요? 빵집 사진 올리셨을 때 사진만 보고 아, 이거 월간 교토닷!! 했더랬죠 ㅎㅎㅎㅎ

증류소는 사전 추첨인지 선착순 예매인지 되기 힘들다는 글만 봐서.. 그런데 증류소 투어 끼고 여기 가면 좋긴 하겠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언제 도전하심이 *_* (저는 술 못 마셔서 패스했지만..)

미술관 다니시는 멋진 투어리스트 삼끼님 *_*
코페빵 러버가 되어가고 계시는군요.
증류소는 투어 예약을 안해도 가서 유료시음도 할 수 있으니 일부러 찾아가기도 할 거에요. 물론 저는 닛카 다녀왔지만 맛을 1도 모르겠어서 가도 맥주공장이나 갈듯 … ㅎㅎ
실은 저도 이정도면 걷지 뭐 ㅎ 하고 걸어다니는 편인데요. 15분 정도 걷다보면 앗 괜히 걸었나 싶은데 이미 돌이킬 수 없고 막..

정말로 코페빵 러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 여기 코페빵은 후쿠다빵만큼 괜찮았어요. 추천추천.

혼자 다니는 여행은 훅 3km 정도 걷는다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내 다리만 책임지면 되니까…(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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