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20일, 기생충학 실습 일기

어제에 이어 두 번째 실습 일기입니다.
여전히 장르는 개그/야오이.


[#M_마찬가지로 18세 이하의 순수한 어린이와 BL에 거부감을 갖고 계시는 분은 조심.||Name March Hare http://marchhare.wo.to

얘 sperm 나왔어!


..지난 학기의 해부학 일기에 이어 이번에는 기생충 수업 이야기를 올릴까 하는 삼끼이옵니다.

오늘은 기생충 실습 두번째날.

평소 기생충 실습에는 고등어를 잡는다느니 뱀을 잡는다느니 하고 개강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기생충 실습이나, 첫 실습 땐 그냥 슬라이드만 쳐다봐서 실망했었는데

오늘은 기생충 교실에서 LG 마트(춘천의 유일한 마트..;)에서 아나고 내장과 오징어 내장을 갖고 와서 고래회충이란 기생충을 끄집어 내는(일부러 기생충 키운게 아닙니다..;; 요즘도 생선에는 기생충이 많대요. 당분간 회는 못 먹을듯.) 실습이었는데.

저희조가 배당받은 오징어에서는 달랑 2마리 나왔습니다. 그래도 그 중 1마리가 식염수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서 나쁘진 않았지만요. (마치 피리소리에 춤을 추는 코브라를 보는 듯…)
물론 다른 조에서는 많이 나오면 한 부위에서 기생충 2~30마리를 꺼내더군요… 오징어보다 아나고가 많았구요.


하여간 이건 서론이고, 이걸 하고 난 뒤에 요충검사를 했습니다.
요충이라함은, 초등학교 때 배운 체육을 열심히 생각하시면, 기생충 중 밤 중에 항문으로 나와 항문주위에 알을 낳고, 숙주가 가려워서 벅벅 긁으면(..) 그 알이 손이나 손톱에 묻어 음식을 먹을때 입으로 들어가 재감염이 된다..는 기생충이 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게 요충이에요.
요충 검사법은 이름하여 perianal smear.. 항문주위를 슬슬 문질러서 슬라이드에 담고 알이 있나 없나 보는 거죠.

교수님은 ‘아마 한 명도 안 나올껄?’ 하면서도 잠자코 스카치 테이프를 내미셨고.. 저희는 한 명도 안 나올 거면 왜 이런 짓을 시키는고 하며 받았습니다.
스카치 테이프로 항문 주위를 짝짝…. 하는 겁니다. 그리고 슬라이드에…(..)

남자애들은 한 명 잡아서(..) 그 애 것을 여럿이 나누고 있었습니다만…………….
하여간, 제 옆에 앉은 남자애가 희생양이 된 친구것을 보다가 웃기 시작하던군요.

삼끼: 왜 그래?
친구 K군: 얘 피 나왔어!!

왁자지껄하게 웃는 우리 조 테이블 주위의 남자들. 그 피가 .. 혈뇨? 아니 혈변인가? 라서 나온 건지, 치질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각자 마음에 담고 한창 웃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서 더 큰 웃음소리가 들리더군요.

삼끼: (기대하면서) 왜 그래?? *_*
친구 K양: C오빠 것에서.. sperm 나왔어!

……………………………………..
sperm이 뭔지야 다들 기본상식으로 아실테고… 실은 sperm처럼 생긴 먼지였습니다만, 엄청 웃었습니다..^^;

사람들 말:
‘AIDS 조심해야겠네~ 벌써 걸린 거 아냐?’
‘오빠 그렇게 깔끔하게 생긴 얼굴로~ 실망했어요!’
‘(다른 사람보고) 얘까지 건드리다니~(피나온 사람이 여럿 됐음;)’
‘그러고보니 너 기독교였지?’

삼끼의 말:
‘어머 오빤~ 전에 나보곤 손가락이 부러진다니 어떠니 했으면서~’ (<-이 얘긴 기회가 나면 다시 포스팅을;)

그리고 마지막에 ‘힘내세요’ 하고 어깨를 두드려 드렸지요.
그랬더니 ‘뭘 힘내라는 거야!’ 하고….

네, 요즘 이러고 놀고 있습니다..^^;
_M#]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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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rm? 죄..죄송해요!!! 모릅니다;
손가락이 부러진다는 얘기 굉장히 궁금합니다!!
근데 저 검사하려면 화장실 가야 하겠군요 ㅎㅎ
결국 요충 나온 분은 있으신가요?

없었습니다…
뭐, 자기 것은 자기가 보니까, 만약 있었더라도 말 안 하지 않았을까요?
(참고로 전 옷에다 짝짝 댄다음 시치미를 뗀..)
얼굴에 산다는 ‘모낭 진드기’라는 놈이 나온 사람은 한두면 있었지만.. (이건 얼굴에 스카치 테이프를 붙인 뒤 떼서 현미경으로 보는)
손가락 이야기는 포스팅 거리 떨어지면 할게요..
sperm은 사전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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