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은 오노미치에 갔습니다만, 제가 파프너 팬도 아니고(1기랑 극장판 과거편만 본.. 근데 1기 본 당시 포스팅은 남아있군요) 오노미치에 대해 크게 할 말이 없으니 패스.
히로시마에 왔다면? 미야지마에 가야죠!(원폭돔 등은 곁다리)
미야지마는 원래 이름을 이츠쿠시마라고 하여 섬 전체가 자연숭배의 대상이 되었다는 섬으로, 일본 3대 절경의 하나라고 하네요.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바다 위에 있는(그러나 썰물 때는 바닥이 드러나는) 이츠쿠시마 신사의 大도리이가 유명합니다.
히로시마시가 아닌 하츠카이치시에 있어서, 이곳에 가려면
1. JR을 타고 30분을 간 다음 페리를 탄다
2. 히로덴(히로시마 시내의 노면전차) 2번을 타고 1시간 간 다음 페리를 탄다
3. 히로시마항에서 직접 가는 페리도 있다고 들은 거 같은데 안 알아봄..
1번이 빠르지만 돈도 더 들고, 역까지 걸리는 시간도 있고 열차 간격도 모르겠고.
반면 2번은 열차 간격은 10분이지만 페리 터미널 바로 앞에 내려주고.. 무엇보다 1일권이 있습니다. 성인 1000엔에 히로덴 1일권 + 페리 1일권 + 미야지마 로프웨이 왕복권 500엔 할인.
하필 10월 1일부터 미야지마에 들어갈 때 세금이 100엔 생겨서(들어가는 페리값에 추가됨) 1일권도 900->1000엔으로 올랐습니다.
여튼 이게 마침 묵고 있는 호텔에서도 팔길래 더 고민않고 히로덴을 타고 가기로 합니다.
*
히로덴에서 내려서 바로 페리를 타러 갔는데 정오가 지난지라 점심을 먹고 섬에 들어갈까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미야지마가 있는 하츠카이치시의 향토음식은 ‘아나고메시’라고 해서 쉽게 말해 우나기동의 아나고 버전…인데, 이게 유래되었다고 하는 가게의 본점이 페리 터미널 근처에 있거든요.
근데 별로 안 고프니까 그냥 들어갈까? 하고 페리를 타고 10분도 안 되어서 섬에 도착했는데, 섬에 내리자마자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구글맵으로 검색한 바, 평점이 좋은 가게가 있길래 그곳에서 아나고메시와 굴튀김 세트를 먹었습니다, 아직 굴철은 아니지만 히로시마 굴이 유명하다고는 하더군요.*
밥을 먹은 후 신사 앞 상점가를 마저 통과해서 신사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 오모테산도의 특이한 기념품으로 주걱이 있습니다. 왜 주걱이 유명할까 나중에 찾아보니 원래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주걱이 질이 좋기는 했는데 적을 ‘잡다’와 ‘밥을 뜨다’라는 단어의 발음(めしとる)이 같아서, 청일/러일전쟁 당시 병사들이 이곳에서 주걱을 사서 신사에 바친 후 출정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전국구로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음…
갔을 때는 이 사실을 몰라서, 단지 인스타에서 주걱 스트랩 뒤에 이름을 써주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주걱 스트랩 중 하나를 골라서 이름을 써서 내면 성이나 이름만일 경우 무료, 풀네임일 경우 100엔을 추가해서 그 자리에서 써줍니다.
처음에 받은 스트랩이 두번째 사진.
받아서 신사로 가면서 자세히 보니 栄의 가로획이 오른쪽 부분에서 끊겼고, 그게 하필 지붕(..)에서 내려오는 획이랑 같이 보여서 木가 아니라 水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자가 있을 경우 그날 중으로 교환을 해준다고 써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서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木의 가로획을 추가로 그어주었는데, 그래도 세로획 끝부분이 치켜올라가 있어서 아무래도 마음에 안 들지만 일단 받아서 나옵니다. 한 10m 갔더니 주인분이 쫓아와서 역시 교환하는 게 낫지 않냐고 하셔서 더 사양 않고 교환하기로 합니다. (한국인 친구가 있어서 한국말을 하실 수 있는 주인분이셨어요..)
그 사이 글씨 쓰시는 분이 교대되어 다른 분이 이름을 써주어서 최종적으로 받은 게 세번째 사진.
내가 너무 민감한가 이러다가도 새 글씨 기다리는 동안 나무 코스터 눈에 들어와서 그것도 샀고 구글맵 평점도 남김…
여튼 이 스트랩 받는 데에 한 20분은 쓴 거 같고 다음 포스팅에 쓰겠지만 매우 시간에 쫓긴 하루가 되어서 쩝…
여행에서 생긴 해프닝치고는 귀여운 수준이지만 동행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
*
상점가를 벗어나 드디어 신사로 들어갑니다.
미야지마에서 고슈인을 받을 수 있는 신사는 이츠쿠시마 신사 외에 토요쿠니 신사라고 해서 신사 들어가기 직전 샛길로 새면 나온다는데, 토요쿠니라고? 설마? 했더니 그 토요쿠니 히데요시가 맞다길래 패스.
도리이를 지나 해변을 끼고 걷다 보면 사슴 차단벽이 있고, 그 벽을 지나면 나라마냥 사슴이 먹을 것을 들고 있는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가까이에서 사진은 안 찍었고, 나중에 저녁에 주택가에서 퇴근하는 사슴을 만나서 살짝 동영상만 찍었네요.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이츠쿠시마 신사는 입장료가 있습니다. 성인 300엔이고 보물관을 같이 볼 경우 500엔. 바다에 있는 대도리이는 신사에 입장을 안 해도 볼 수 있지만(오히려 신사에서 찍으면 멀어서 예쁘게 안 나옴) 고슈인을 받아야 하니 입장합시다.빨간 기둥으로 이루어진 통로가 미로마냥 구불구불 이어지는 신사? 여튼 고슈인을 받았습니다. 이치노미야(옛날부터 각 지역에서 제일 격이 높다고 인정받아왔던 신사)에서 받은 게 이번이 여섯번째인데, 반은 이치노미야 표시가 있고 반은 없네요..
이츠쿠시마 신사에서 나온 후에는 절과 등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도리이 사진도 그 때 찍은 게 잘 나왔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2 Comments
Add Yours →인스타에 가끔 그 바다 위 도리이 사진 뜰 때마다 저기는 어디일까 했는데 여기였군요. *.* 어떻게 세웠을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썰물이 있었네요.( ”)
그나저나 절에서 주걱 굿즈라니…
의미를 알고 사기는 뭐하지만 모르면 특이해서 하나 살 것 같아요. 뭐든 굿즈화는 어찌나 잘 하는지.( ”)
설마 주걱 굿즈에도 함정이 도사릴 줄 몰랐습니다;;;
안 가던 지역을 가니 곳곳에 함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