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키는 반시 1 ★★★★


옛날 옛날이라 해도 그렇게 옛날은 아닌, 과학이 미신을 구축하고 있었던 19세기 중엽.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받고 있던 어둠의 권속도, 지금은 적어진 성역에 박혀, 조용히 살고 있었습니다.
동유럽의 시골에 있는 성도 그런 성역의 하나.
그곳의 주인들은, 실은 인간이 아닙니다.
겉보기에는 귀여운 여자아이 아리아도 실은 반시라는 요정.
그녀는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조용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때, 아리아는 주인님으로부터 소중한 역할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길고 시끌벅적한 집 지키기, 시작시작~.

제 12회 전격 소설 대상 수상작입니다. 9월에 3권이 출간될 예정이네요.
대상이라고 해도, 12회 수상작들 중에서는 그렇게 좋은 평을 받는 작품은 아닙니다만… 일러스트레이터때문에 전부터 주목은 하고 있었던 작품입니다.

토베 스나호. 이분의 홈페이지 FRAGILE(http://www.asahi-net.or.jp/~jh7a-sezk)에 공개되는 메르헨틱한 일러스트등은 전부터 무척 좋아했으니까요.
(그렇게 말은 해도 실은 즐겨찾기 날아간 뒤 안 간지 오래되었지만..)
좋아하는 데 비해, 이분이 그동안 삽화를 맡았던 작품을 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듀안 서크는 겉보기에 그렇게 메르헨으로 보이지도 않고, 게다가 2부부터 삽화 담당이시고, 더불어 듀안 서크 자체를 읽었다는 분이 한국웹엔 안 보여서(교보에 꼬박꼬박 들어오는 걸 보면 팔리긴 한다는 건데..),
절대 소년은 미디어 믹스된 거니까 안 내켰고,
다른 게임들은.. 게임은 그다지 손대는 분야가 아니니까 말이죠.

하여, 이 작품은 보기에도 왠지 메르헨틱해보이고, 평은 그리 좋지 않아도 일단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니까 대상이니까 대단할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고, 가벼운 메르헨 읽는다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맞을 듯.

어느 크루세이더가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성의 주인인 뱀파이어가 피난을 가면서 메이드 아리아에게 성을 맡긴다는 내용입니다.
여자아이 모습을 한 메이드 반시. 펭귄처럼 생긴 가고일. 정원사 언데드. 마조 듀라한. 어린 여자아이 모습이어도 말투는 할머니 그대로인 마녀, 정숙한 서큐버스.
이들이 시끌벅적하게 지내는 성 생활 이야기네요.

물론 라이트 노벨인만큼, 주인님, 주인님 하고 충성을 다하는 메이드니, 마조니, 이런저런 모에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효과가 있는지는 전 잘 모르겠고..
거기에 크루세이더가 등장하면서 약간 이야기가 요상해집니다만, 어쨌건 해피 엔딩으로 끝났으니까.


“저기, 아직 알 수 없는 게 있는데.”
“무엇인지?”
“어째서 올드 메이드야? 이름이.”
“아름다운 여왕이 셋이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한 명은 늙고 추한 하녀였다, 라는 결말이군요, 아, 하, 하, 하.”
“뭐야 그게, 바보 취급하고!”
“하?”
“어째서 하녀를 마지막까지 갖고 있으면 지는 건데!”
“아니, 어째서, 라고 하셔도… 게임이니까…”
“납득 못 해. 하녀에게 있어 미나 추함 따위 관계 없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주인님께 봉사하는가야! 이 사람도――”
아리아는 숨도 쉬지 않고 말하면서, 자신의 카드에 있던 스페이드의 퀸을 꺼내서,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듯 피로했다.
“어쩌면 훌륭한 하녀일지도 모르잖아! 그것을 매몰차게 대하다니, 동업자로서, 내가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3권까지 계속 읽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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