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TH

(이것만 읽으면 라이트 노벨-Boy Meets Girl- 답다)

1. 소개

작가 오츠 이치. 제 3회 본격 미스테리 소설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국내에도 판권은 들어왔다고 하고요. 계약한 출판사의 정보까지는 웹상에 노출되지는 않은 듯? 게다가 잔인해서인지 출판될 기미는 보이지 않네요;

오츠 이치는 이 작품에 대한 포스팅을 읽고 존재를 안 작가이지만,
실제로 처음 읽은 작품은 국내 출판된 ‘너밖에 들리지 않아(원제: 너에게밖에 들리지 않아 CALLING YOU)’였네요. 올해초에 다른 출판사에서 국내출판된 ‘쓸쓸함의 주파수’ 도 읽었고. (둘 다 스니커 문고)
GOTH는 잔인하고 엽기적인 살인 이야기라고 들었는데, 이 두 작품은 전부 치유계라 의외였습니다.

그러다 (4만원 채우기 용으로)GOTH와 데뷔작인 ‘여름과 불꽃놀이와 나의 시체’를 사고서,
반년이 지난 오늘… GOTH를 다 읽었습니다.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이런 작품을 읽다니)

작가후기 부터 읽었기에, 이 작품이 라이트 노벨이라는 코멘트를 보고 놀랐네요.
라이트 노벨치고는 삽화가 없어! 하지만 작가가 라이트 노벨이라고 하니 라이트 노벨인가 봅니다. (…)
단편 중 두 개가 라이트 노벨 잡지(더 스니커?)에 실렸었다고 하고요.
덧붙여 말하자면 이 작품은 처음 하드 커버 한 권으로 나왔던 것이, 수상한 뒤 분권해서 문고본으로 나왔더군요. 제가 산 것은 보다시피 두 권 짜리 문고본.
단편 6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분권이 되면서 순서가 약간 바뀐 듯.
문고본 권두에 있는 알 수 없는(암흑계 이미지겠지만) 여자 사진하며(투덜투덜)
게다가 앞권인 ‘요루의 장’이 얇아서(190p), 이럴 줄 알았으면 하드커버로 살 걸! 하고 절규했지만 이미 늦었(..)

그리고 코믹스로 미디어 믹스 되었습니다. 너밖에 들리지 않아의 코믹스는 읽을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드라마 CD는 원작보다 좋았지만), GOTH의 코믹스는 그림이 마음에 들 것 같아서 사볼까 생각중.
(그러고보니 오노 후유미 작품의 코믹스도 읽지 않았네요.)



2. 감상: 1) 죽음

이 소설은, 주인공인 ‘僕(나)’가 여러 살인사건을 객체의 입장에서, 때로는 주체로서 관찰하는 이야기입니다.
평소에는 ‘평범한 고교생’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실은 여러가지 죽음의 장면을 보고 즐기는(..) 취미(본성)을 가진 주인공.
그리고 비슷한 취미를 가진 히로인 모리노 요루(林野 夜).

요즘 같은 시대에 ‘고스(고딕)’ 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스로리’ 겠지만, 물론 요루가 고스로리 차림으로 나온다는 것은 아니고,
고딕 문학의 고딕. 이었네요. 하지만 저는 고딕 문학이라는 장르명이 있는 줄은 이 작품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도 정확한 이해는 안 가네요.

하여간 이 작품은 ‘죽음’에 대한 탐미와 집착이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이런 심리는 그리 이해도 안 가고 알고 싶지 않은지라(…).
하지만, Grave 는 약간 끌리더군요. 소중한 것을 땅에 묻는 이미지. 소중한 보물 등을 미래에 대한 타임머신 삼아 묻는 것 같은.. (틀려틀려)


2) 추리

본격 미스테리 수상작이고, 작가가 후기에서 ‘라이트 노벨 독자에게 미스테리 소설의 재미를 알게 하고 싶었다’고 밝힌 대로, 미스테리 요소가 깔려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나’는 동기야 어쨌건 결국은 탐정역을 맡고 있고, 트릭도 나름대로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작품 전체에서 자주 보이는 ‘시점의 변환’이, 서술에서 ‘바꿔치기(내지는 사람 착각?)’라는 트릭으로 발전해, 빈번히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겠네요.

Dog 의, 개<->사람의 시점 변환이 한 번 트릭으로 나온 상태에서,
Twin 의 진상은, 구두 등의 트릭을 보지 않더라도 쉽게 추측이 가능하더군요.
그리고 Grave 와 Voice 역시… 나중에는 ‘설마 이것도냐’ 싶었던 것이 역시나.
원래 이런 수법은 독자의 의표를 찌르기 위해 사용되지만, 총 6개의 단편 중 4개에서 쓰여서는 놀라고도 뭣도…
단편 소설에서 쓸 수 있는 트릭이란 한정되어 있겠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요;


3) 애정(집착?)

요루양은 ‘나’에게 확실히 감정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거기에 대해 ‘요루’를 지키는 ‘나’에게도 확실히 애정 비슷한 감정이 있고.

결국 요루양이 ‘나’와의 차이를 깨닫고 말았지만, 둘은 서로 정반대의 길을 나아가게 되겠지만, 그래도 둘의 관계는 지속되겠지요. 그런 관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간,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분위기.
다음 병동에 들고 들어갈 책은 무엇으로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