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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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는 휴가중! 더운 여름에는 추리소설만한 게 없지요.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일서 말고)들 중 뽑아 든 것이 이 ‘마인’이란 소설 되겠습니다.
한국 최초의 본격 장편 추리소설이라는 문구에 혹 해서 사들였어요. 작중에서 언급되는 광화문, 종로, 세브란스, 삼청동 등등이 영미 추리소설만 챙겨읽었던 몸으로서는 왠지 낯설기도 낯익기도 합니다.
같은 편집부에서 나온 계간 판타스틱은 따로 챙겨보는 잡지는 아닙니다만, 편집부에서 삼청동 곳곳을 찍은 사진을 소설 줄거리에 맞추어 올린 포스팅을 보고 구매 결심! 두께도 견실합니다만 의외로 하루만에 다 읽어치웠네요(그야 일서보다는 빨리 읽겠지..).

스토리는 간단. 세계적인 무희 ‘공작부인’이 후원자와 결혼한다는 발표와 함께 열린 가장무도회. 그곳에는 공작부인의 애인이었던 청년 화가 ‘김수일’의 친구인 화가 ‘이선배’가 아르센 뤼팽의 분장을 하고 참석하게 됩니다. 정녕 김수일과 헤어질 것이냐 라는 물음에 거절의 대답을 날린 공작부인. 화장실에 잠깐 가는 사이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현장에 남아있는 편지를 통해 안 괴한의 정채는 어릴 적 공작부인과 정을 통한(..) 적이 있는 홍안 미소년(이었던) 해월이! 자신의 순정을 갖고 논 공작부인에게 복수를 선언한 해월이의 손에 의해 몇차례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라는 스토립니다.


트릭 자체는 간단합니다. 정황 증거로 볼 때, 이선배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공작 부인을 찌르고 편지를 날리고 처음 몇차례의 살인사건을 일으킨 것이 누구인지는 트릭이고 뭐고 보면 알 정도.
거기에 이수일과 심순애, 로미오와 줄리엣 등등 신파적인 요소가 들어가서 책 자체는 쉽게 넘어가네요.
단지 마지막의 꼬이는 전개는 저도 생각 못했고(공범이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전개가 약간 반칙이라고도 생각하지만, 소설이 발표된 시기 등등을 생각할 때 역시 대단한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일제 강점기에 잘도 저런 소설이 나왔지요.
그 밖에 홍안 미소년 해월이가 양말을 빠는 내용이라든가, 당시의 한국 문학에도 저런 묘사가 가능했구나 싶더군요. 하기사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귀국한 작가기는 하지만서도.

어쨌든 나름 재밌는 추리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불란(르블랑)이라는 네이밍 센스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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