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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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한 인생을 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생 가미야 도루. 괴롭힘당하는 친구를 돕기 위해 나섰다가 의도치 않은 일에 휘말린다. “1반의 히노 마오리에게 고백하면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게.”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거짓 고백. 당연히 거절당할 줄 알았지만, 히노는 세 가지 조건을 내걸고 고백을 받아들인다. “첫째,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둘째, 연락은 되도록 짧게 할 것. 셋째,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그렇게 시작한 가짜 연애. 함께 보내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히노를 향한 마음은 점점 커져가고, 도루는 세 번째 조건을 깨고 고백을 하고 만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나는 병이 있어.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고 하는데, 밤에 자고 일어나면 잊어버려. 그날 있었던 일을 전부.”
날마다 기억을 잃는 히노와 매일 새로운 사랑을 쌓아가는 날들. 도루는 히노의 내일을 언제까지고 지켜줄 수 있을까? 이들의 관계를 뒤흔들 어두운 그늘의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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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웍스 문고의 베스트셀러. 올해 여름 영화 개봉이 예정되어 있고, 작년에 교보 본점에 화장실 가는 쪽 벽 하나를 이 작품 선전에 쓴 것을 보고 엄청 밀어주고 있나 보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표지도 일본판 표지를 그대로 갖고 왔는데, 예쁘긴 한데 사진 같아 보이지만 미디어웍스 문고니까 일러스트인가? 했는데 사진이 맞다더라구요.

소년이 불치병(난치병)에 걸린 소녀와 사랑을 하는 이야기는 최근?에는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가 있고 더 예전을 생각해보면 영화 러브 스토리가 있는데… 여튼 일본인들 이런 류의 이야기 엄청 좋아한다며 평소라면 살 생각도 안 합니다만, 이 책을 대체 왜 일마존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산 건지(작년에 삼), 기억이 안 납니다 ㅡ_ㅡ

자고 일어나면 그 날 하루에 있었던 일을 깨끗이 잊어버린다는 설정은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봤었던지라 그것도 마음에 안 든 요소였습니다.
박사가 사랑한~은 1인칭 관찰자 시점의 이야기인지라,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자신이 기억상실증에 걸려있다는 것을 알게된다는 절망에 대해서는 짧게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것으로 그치는데(방문 너머로 절규가 들렸다는 식), 여기에서는 어떻게 하려나? 납득할만한 묘사가 나오려나? 하고 약간 심술궂은ㅡ_ㅡ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읽을만 했어요.

특히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녀를 위해 소년이 노력하는 부분은 매우 흐뭇했습니다. 너무 바른 생활 어린이 아닌가 싶은 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너의 췌장이~가 그랬듯 이 소설도 해피엔딩으로 가지는 않을 거라고, 췌장이 그랬던 것처럼 예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실을 겪게 되라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자세히 말하면 네타지만 그 상실에 대해서 처음 든 생각은 ‘이게 한국이었으면 의료소송 걸리고 방송탔겠지…’ 였습니다.
확실히 울게 만드는 부분이 있고, 하지만 대놓고 울어라 라고 종용하는데 우는 건 짜증스럽기도 하고 남은 사람들이 상실을 이겨내고~ 라는 흐름도 좋아하지 않는지라,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두 번은 안 읽을 듯.

하지만 영화 개봉하면 보러는 갈 듯요. 남주 얼굴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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