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을 받고 사사메가야츠에게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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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이계 투어」에 어서 오세요! 참신한 언어감각이 튀는 유머러스하고 신비한 「현대판 御伽草紙」를, 그림 히구치 유코와의 꿈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짠 한 권.
태평시대. 고양이의 군자인 요미야미군의 저택에 식객으로 사는 「나」는, 주군의 명을 받고 누에고치, 히네모스군을 모시고 사사메가야츠군을 방문하는 여행을 떠난다――. 동물식물곤충에게 이 세상 저 세상이 뒤섞인 진묘한 길을, 리드미컬한 의고문체(擬古文調)로 유머러스하게 그려, 독자를 이상한 세계로 끌어들이는 표제작 외, 「행방」「아지랑이 책」의 전 3편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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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御命授天纏佐左目谷行. 대체 이게 뭔가 했는데 ‘명을 받고 전전하며 사사메가야츠에게 향하는 길’이나 뭐 그런 뜻인듯 합니다… 아마도?
‘오가와 요코의 도취단편집’에 ‘행방’이 실려서, 읽고 마음에 들었던지라 산 책이었네요.
표지와 내지 일러스트는 히구치 유코. 요즘 갑자기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동화책 작가? 입니다. 약간 괴기하면서 귀여운 동물 그림이 인상에 남지요.

작가인 히와 사토코는 원래 시인이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표제작인 ‘명을 받고~’도 초반에는 약간 산문시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天道様ほのほのと照り輝きて天下をぬくぬくとあたためたるしずやかなひととき。같은 문장이라던가.

화자인 ‘나(아마도 인간)’은 고양이가 주인인 저택에 식객으로 눌러앉아, 써지지 않는 글을 쓰려 뒹굴뒹굴 하다가, 고양이에게 한 누에고치를 사사메가야츠라는 자에게 데려다주라는 부탁을 받고 길을 떠납니다.
당연히? 고양이도 누에고치도 말을 할 수 있고, 중간중간 다른 비인간들도 나오고.
그런 판타지를 저런 고풍적인 문체로 그려가니까, 처음에는 뭔가 모리미 토미히코의 환상물을 읽는 느낌이었는데..
목적지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고, 실은 이 화자가 뭔가 나사가 하나 빠져있는 덜렁이라는 게 슬슬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바뀝니다.
문장에도 난데없이 ‘coolな風’ 같은 게 나오면서 어라? 싶었고… 이런 점까지 합해서 더더욱 모리미 토미히코가 연상되는 작품이었어요, 환상에서 개그로 향한다는 의미로.
擬古文調라는 게 뭔지 일본어 능력이 일천한지라 잘 모르겠지만.. 끝까지 환상적인 분위기로 밀고 나가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뭔가 2% 부족한 느낌이어서 아쉬웠습니다.

그에 비해 이 책을 사게 된 계기가 되었던 ‘행방’은, 명계로 이어지는 해안가의 오두막에 정착하는 소녀의 이야기로, 이 쪽은 마음에 들었지만요.
다음 단편인 ‘아지랑이 책’도 환상은 환상인데 역시 약간 갑자기 영어가 섞여나와서, 어라 하게 만들고.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들면 다른 책도 사볼까 했는데(발표작이 몇 권 안 됩니다) 고민을 해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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