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십자총서 발푸르기스의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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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는 신인 라이트노벨 작가인 고교생 세키구치 타츠야関口辰哉는, 고서점 주인의 손녀 추젠지 아키호中禅寺秋穂나, 탐정의 손녀 에노키즈 레이카榎木津玲菓라는 소녀들과 함께, 어떤 고도의 관에 초대된다. 마녀를 모티브로 한 그 관의 젊은 주인 유라 카오루는 세키구치들에게 말했다.
“――마녀는 있습니다.” 그 후, 레이카가 관 안에서 악마를 보았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그 날 밤, 관의 중정에서 기둥에 묶여, 불꽃에 감싸인 누군가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마녀가 날뛰며 사바트를 열었다는 발푸르기스의 밤.
집행된 화제. 교착하는 사혹, 그리고- 구하지 못한 존재. 그 수수께끼에, 추젠지들은 어떻게 도전하는가――!? 그 캐릭터들의 손자들이 엮는 “있었을지도 모르는” 패러렐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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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십자총서..중 마지막 한 권… 안 읽고 남겨뒀다가 이제서야 읽었는데, 장미십자총서는 장미십자총서대로 2기라고 칭하면서 4월에 한 권, 5월에 두 권 새로 책을 냈습니다. 그 중에 두 명은 1기에서 아마노쟈쿠의 패거리(http://marchhare.pe.kr/tt/1437), 사지키와라시의 증거(http://marchhare.pe.kr/tt/1398)를 냈던 사람인데 두 권 다 썩 만족스러웠던 건 아닌지라 살까 말까 고민되네요…

하여간,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다르게, 추젠지/세키구치/에노키즈의 손자 세대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입니다. 무엇보다 에노키즈 레이지가 결혼을 한다고!? 누구랑 하는가 싶어서 사실 그것을 알아보려 산 것이지만, 물론 그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네요 ^^;
아마존에서의 별점은 제일 낮았기에 책 자체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는 루로오. 생각해보니 이 일러스트레이터의 존재는 아는데 이 사람이 맡은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인가…
작가는 미카도 테츠로라는 사람인데, 물론 라노베 작가. 라이센스는 뭔가 한 작품만 들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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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응모한 소설이 라노베 신인상을 받는 바람에 순식간에 라노베 작가가 된 세키구치 타츠야. 조부를 닮은 성격이라 말도 우물우물, 타인과 대화도 제대로 못 하고, 또 타인의 감정에 쉽게 변화받는 그에게는 소꿉친구가 있습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추젠지 아키호. 그녀 역시 할아버지처럼 책을 많이 읽어 박학다식, 표정은 늘 험악하고.. 물론 이런저런 장굉설을 늘어놓기도 잘합니다.
에노키즈의 손녀인 레이카 역시 할아버지를 닮아서 정신 사나운 성격에다, 사람의 기억을 볼 수 있..지는 않지만, 한 번 본 것은 이미지로 기억해버리기에 절대 잊지 않는 순간기억력의 소유자입니다(인덱스? 니시노소노 모에?).

에노키즈 재벌의 인맥으로, 유라라는 집안이 소유한 고도에 있는 관에 초청된 레이카는 ‘탐정이 가는 곳엔 글쟁이가 동행해서 탐정의 활약을 써야한다!’ 라는 논리로 세키구치와 추젠지를 데려갑니다.
그 곳은 곳곳에 ‘마녀’의 모티브가 짙게 깔린 이상한 분위기의 관. 분위기에 감염된(?) 세키구치에게, 추젠지는 ‘마녀란 근대 유럽에서 기독교가 자신의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 죄없는 사람을 자백시켜 만들어낸 일종의 프로파간다’라는 개념을 장굉설로 늘어놓아 진정시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 밤에 불에, 마녀재판마냥 타죽은 시체가 나오고, 추젠지 아키호가 사건을 풀어간다는 내용.

세키구치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면서 펼쳐지는 추젠지의 장굉설 + 추젠지는 사건 해결을 하면서 동시에 세키구치를 위한 츠키모노오토시를 행한다라는 구도.
….이것은 본편 백귀야행 시리즈에서 줄곧 펼쳐지는 구도이고, 장미십자총서에서 이 구도를 따르고 있는 것은 이 책과 쿠단의 숲(http://marchhare.pe.kr/tt/1447) 뿐인데, 쿠단의 숲은 읽으면서 엄청 지겨웠지만 이 쪽은 잘 넘어갔다는 점에서, 저는 이 쪽이 더 마음에 들었네요.
(아마존의 평가는 쿠단의 숲 쪽이 좋지만)

물론 이게 ‘손자들이 있는 현대 일본’이 배경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무리한 설정이 몇 군데 있지만… 일단 유라 카오루가 의무교육도 안 받고 섬 안에서만 살아갔다라든가,
캐릭터를 물려받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추젠지와 에노키즈의 말투가 할아버지 말투를 억지로 빌려온.. 물론 라노베에서 갭모에를 위해 말투를 남자말투로 해놓는 건 많이 있다지만, 이건 좀 심하네 싶었네요,
심지어 사건 해결편에서 추젠지가 검은 옷에 검은 장갑까지 끼고 등장하는 데에서는 헛웃음이 ㅋㅋㅋ 섬에 그 옷 들고 찾아온 거야? ㅋㅋㅋ
책 마지막에 대놓고 할아버지를 동경해서 따라했다… 라는 식으로 나옵니다만, 그래도.
게다가 라노베라 그런지, 초중반에, 러브코메에서 흔하게-식상하게- 보이는 ‘사건’이 두 건 나와서 허어. 싶었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장미십자총서들 중에서는 상위권. 두 번은 안 읽을 거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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