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고궁 박물관, 단수이

일행들은 공항으로 떠나고 저 혼자 돌아다니기 시작한 날.

일단 11시 유니클로 오픈 시간에 맞춰서 유니클로를 찾아갔습니다. 혹시나 유카타 안 들어왔나 하고(작년에 대만에는 유카타 들어옴).
그러나 아직 올해 유타카는 안 들어왔대서 눈물을 흘리며 나오고 ㅠㅠ

다음은 무인양품에 가서 노트를 사 왔습니다.
대만의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의 옷들은 한국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데 무인양품 공책은 괜찮더라구요. 
B5 노트 5묶음이 79달러(2900원)인데 왜인지 2달러 할인받아서 77달러에(2800원..)에 사왔습니다. 일본 가격은 220엔.
한국의 무인양품 오프라인 안 찾아간지 오래되어서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 온라인은 같은 노트 1권 가격에 1900원ㅡ_ㅡ;;;
(나중에 무인양품 오프라인 찾아가니 5권에 3600원에 파는군요)

다음에 간 곳은 만년필 덕들이 대만에 가면 찾아가야 한다는 성지인 小品雅集.
다안(大安)역 근처에 있는 만년필 가게고, 호텔에서 걸어갔습니다. 비도 약하게 왔고.
이곳은.. 일본 만년필도 일본 정가보다 싸게(일본 아마존보다는 비싸게) 팔고, 잉크도 어떤 것은 한국이랑 비슷하지만 어떤 것은 많이 싸게 팝니다.
한국 관광객이 제일 많이 사가는 것은 펠리칸 에델슈타인 잉크일 듯. 한국 온라인가 24000원, 숭례문에서 20000원에 파는 잉크가 여기에서는 17000원.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대만의 만년필 트위스비랑(클리어 에코를 살까 했으나, 이 가게 한정 모델이 있어서 그것을 삼), 플래티넘 만년필이랑,
가게 한정 잉크를 사려고 했다가 에델슈타인 루비가 있길래(홈피엔 재고가 없었음) 루비만 집어들고 나왔습니다.
점원이 영어를 잘 해서(중국어 능력자 일행들이 귀국한 후, 일어하고 다녀도 된다고 들었지만 영어 쓰고 다녔음), 만년필 모델 뭐뭐 보여달라니까 시필 시켜주시더라구요.
트위스비는 물론이고(원래 EF 사려고 했는데 F닙이 필기감이 너무 좋아서-스틸 닙 주제에-F닙을 사옴), 플래티넘도 닙이 똑같다고 하면서(센츄리 #3776) 부르고뉴 꺼내다가 시필시켜줬고요.
마지막에 잉크병 집어드는 것을 보더니 한국이 잉크가 그렇게 비싸다면서요? 왜인지는 몰라도? 이랬음 ㅠㅠ

이 날 산 문구류는 마지막 사진에 올리고…

이 다음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
일단 고궁 박물관에 가려고 하는데, 다안역이 1, 2호선이 만나는 역이고, 보니까 고궁 박물관은 1호선으로도 2호선으로도 접근 가능하다길래 이 날의 동선을 1호선 타고 고궁 박물관 -> 2호선 타고 나와서 단수이행으로 잡았습니다.
대만의 지하철역에 각각 스탬프가 있어서, 이왕이면 되도록 다양한 역을 찾아가서 스탬프를 찍고 싶었거든요…

1호선을 타고 다즈역으로. 어디에서 버스를 탈지는 구글맵께서 알려주셨지만, 이 때 이미 1시였기에 점심을 먹고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둘러보다가 발견한 가게. 法美园素食馆.
밖에서 보니까 손님들이 뷔페식으로 반찬을 담아다가 카운터에서 무게를 달아서 돈을 내고, 자리로 가서 밥이랑 국을 떠서 먹고 있어… 이런 식의 식당이 있다는 건 가이드북에서 봐서 알고 있었고, 그런 가게에서 쓰는 한자는 自자가 들어갔던 거 같은데.. 어쨌건 혼자 들어가기 만만해보여서 들어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운터에서 무게달아서.. 96 달러(3500원) 나왔네요. 마지막에 점원이 뭐라뭐라 말을 걸었는데  I can’t speakl Chinese~  하니까 그냥 넘어감.
구글 맵이랑 포스퀘어 정보 보니까 채식주의 가게라던데 화면에서 보이는 만두류 세 개 중에 두 개는 고기 들어가있었던 거 같은데.. 하나는 스프링 롤이었고, 하나는 그냥 만두, 하나는 고수가 들어간 만두. 먹을 만은 했음.
(추가 : 素食가 채식주의라는 뜻이랍니다..)
나머지 콩줄기, 두부, 샐러드, 감자 튀김, 노란 콩 조린 건 예상한 대로의 맛이었습니다.

배를 채우고 나오니 슬슬 비도 멎기 시작했고, 버스를 타고 고궁 박물관으로 Go. 근데 버스에서 우산을 두고 내렸;;
애초에 가져간 우산을 버리고 대만에서 새 우산(대만에서 만드는 우산은 일본 것처럼 얇고 가볍습니다!)을 살 생각이긴 했으나, 고궁 밖으로 나올 때까진 우산 있어야 하는데;
하여간 비 안 오는 동안에 서둘러 정류장에서 고궁 박물관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박물관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옥배추가 남쪽으로 출장을 가고 없더라구요… ㅡ_ㅡ;;;;
어차피 내부 촬영도 안 되고, 사진 더 없음.
3층에 옥 조각들이 몰려있는데, 이 민족 정말 옥에 뭐 새기는 거 좋아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제 취향은 2층 다기쪽이었지만.
지하 기념품 매장에서 옥배추 마그넷이나 살까 했는데 어차피 실물도 못 봐서 구매욕도 안 들고ㅡ_ㅡ 우산을 사야하기는 하는데 예쁜 게 없어서 그냥 나왔고,
막 나올 땐 비가 쏟아지다 5분 지나니 확 그치길래 이 때다 하고 버스 타고 스린 역으로.

스린 역 가서 처음에 한 건 예쁜 우산 찾기. 마침 근처에 청핀서점이 있길래 갔는데.. 매장도 작고 우산 없음.
대신 마스킹테이프 코너에 대만 마테 브랜드인 KIKUSUI가 몇 개 놓여있길래 하나 집어왔습니다. 80달러(3000원).
생각해보니 청핀서점 둔화점에 마스킹테이프는 죄다 일본 브랜드(MT, Mark’s, 미도리 등)만 있던데 왜 자국 메이커는 안 들여놓는 걸까 갸우뚱한.
일본 마테는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으니까 자국 메이커 좀 많이 두지 하고 궁시렁거렸습니다(참고로 우리나라에서 KIKUSUI 마테는 로이샵에서 살 수 있는).
스린 역 가는 길에 85’C 커피 지점이 있길래 소금 커피 마시고 한숨 돌리고, 역사 근처로 가니까 우산 가게가 있길래 하나 사고 한숨을 돌렸습니다(그러나 그 이후 귀국할 때까지 대만에 비는 안 왔다..).

다음에 향한 건 단수이.
석양 보러 가는 거라 대강 시간 계산을 하고 갔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가 넘어가기 시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 건너 파리. 가이드북에서 봤을 땐 무슨 섬인가 했는데 그냥 강 건너임.

엄연히는 아직 바다가 아니라 강가지만, 바다 냄새도 좀 나고.. 냉정하게 말하면 깨끗한 월미도의 느낌 ^^?;;
강가를 걸어 올라가다가 어부부두로 향하는 페리 선착장을 발견하고 탔습니다. 이지 카드로 계산되고요, 편도 40달러였던가…?
배를 타고 20분인가 30분인가 걸려서 강 어귀에 있는 ‘어부부두’라는 부두로 갑니다.
배타고 향하는
아직 내리지도 않았는데 해가 거의 짐

사실 아이폰에서 알려준 일몰시간보다 10분인가 빨리 해가 졌습니다. 바다 위를 덮은 구름 때문에.. 해서 배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해가 넘어간 후였지만 아직 빛은 남아있었고, 애초에 비가 계속 오고 있었으면 석양도 제대로 못 봤을 거고, 구름이 적당히 있으니 석양이 예쁘고!


육지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부두의 상징물인 다리가 보이고요.

해가 넘어갔으나 빛이 남아있음
빛이 사라지기 시작
다리 위에서 한 컷

부두에 식당이 있기는 했는데, 확실히 데이트 코스로 할만한 곳이지만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생각보다 적고.. 저도 저녁을 어묵 튀겨주는 데에서 대충 때웠네요. 테이크아웃으로 들고 다니면서 먹는 거라 사진은 안 찍음.

그리고 이 날 최고의 득템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해가 졌으니 단수이로 내려가는 길은 버스 타고 가야지 하고 정류장으로 향하던 참에, 리조트 옆에 스타벅스 매장이 있길래 들러봤습니다.
사실 타이페이 시내에서 스타벅스만 5군데 들렀는데(예쁜 머그 없나 보려고), 그럴 듯한 게 없어서, 이 때도 그냥 지나가다 들러보자라는 식이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은 여행 결정한 후 스타벅스 대만 홈페이지 찾아와서 본 시즌 머그(드래곤 보트), 오른쪽은 처음 보는데 무슨 꽃이지? 했으나, 어쨌건 예쁘니까, 사쿠라 머그 산 셈 치고 사자 하고 둘 다 구입.
드래곤 보트 머그는 저거 하나 남아있었고 꽃 머그는 두 개 남아있었구요.
확실히 바다가 안 보이는 곳에 있으니 사람이 적은 건 알겠지만 그래도 나름 관광 코스 위에 있는 스벅 아냐? ㅇㅇ;;
아예 좀 쉬었다 가자 하고 카페라떼까지 해서 주문을 하니.. 이 때가 머그 사면 음료 1+1 쿠폰 주는 이벤트를 해서 카페라떼 한 잔을 더 줬습니다. 머그가 두 개니까, 쿠폰도 하나 남아서 다음날 공항 지점에서 썼네요.(…)

커피 마시고, 단수이 역으로 돌아와서 2호선 타고 귀가. 오는 길에 스린 역을 다시 지나지만, 여기가 제일 큰 야시장이 있는 곳이지만 짐도 많고 낮에 찍었으니까! 하고 스킵.

호텔로 돌아와서, 저 머그에 그려진 꽃이 뭘까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컵 바닥에 제조년월일이 2015/11인 것을 발견! 설마 이거 사쿠라 시리즈냐? 하고 검색해보니 사쿠라 시리즈가 맞더라구요 ㅡ_ㅡ;;
왜 사쿠라 머그가 6월까지 남아있던 거지 ㅡ_ㅡ;; 보아하니 나중에 나온 MD 같기는 하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올해 대만 스타벅스 사쿠라 시리즈는 이 두 개가 워낙 레전드여서.. 그에 비하면 저 머그는 안 예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예쁘지 않나요?
하여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사쿠라 시리즈(작년이랑 올해는 산 게 없었다)를 겟했습니다.
낙양도 예뻤고, 어부부두 올라오길 잘했다 싶어서 뿌듯했음w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리고 이 날의 쇼핑 목록.

1. 스타벅스 머그 2개
2. 무인양품 B5 노트 5권 묶음
3. KIKUSUI 마스킹테이프
4. 펠리칸 에델슈타인 루비
5. 플래티넘 센츄리 #3776 브라이어 F닙
6. 트위스비 580 다이아몬드 小品雅集 한정 대만해군 F닙
우산 안 찍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