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출국, 사대 야시장

6/6 현충일이 월요일로 붙어있는 연휴, 대만 여행 예정이었던 트친 모임에 빌붙어 대만에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여행 준비 전혀 안 하고(가이드북 두 권 읽어보고) 갔습니다.. 성인 8명+소아 1명의 모임이었는데 그 중 세 명이 중국어 능력자라 편했음 ㅎㅎ
금요일은 오전 근무라, 근무 마치고 병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공항 가는 좌석버스를 타고 곧바로 인천 공항으로.
연휴 시작날이겠다, 버스 정류장에 나와 마찬가지로 여행가방을 가지고 승차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서 사람 많으려나 걱정했으나 버스는 거진 텅텅 비어서 왔고
(비슷한 길을 가는 다른 노선-내 퇴근 버스-은 부천에서 인천 들어오기도 전에 만석이 되는 경우가 허다해서),
공항에 도착해서도, 사람 많을 거 각오했는데 아직 2시 반이라 그런가 오히려 사람이 적어서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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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도 모바일 체크인 미리 해둬서 빨리 통과한데다, 보안검색대/면세품 수령도 전혀 기다리지도 않고 그냥 통과해버려서 살짝 감동. 인천 공항에서 이렇게 빨리 면세 구역 들어오는 거 오랜만이야… *_*

이번에 탄 건 대한항공 4시 반 출발 비행기. 며칠 전 하네다 공항에서 불 난 거라든가 인천 공항에서 이륙하려다 러시아 항공기랑 부딪힐 뻔한거나.. 이거 타도 되려나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시간과 금액이 맞는 게 이것 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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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이 찍어보는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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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면-빵-두부-라이치 순으로 먹었는데 옆에 앉은 대만인 노부부가 두부가 뭔지 알 수 없었던 모양인지 제가 두부 먹기 시작하니 그제야 드시더군요...

2시간 반 걸려서 타오위안 공항 도착. 공항 안은 에어컨 빵빵해서 몰랐는데 건물 밖으로 나가니 과연 아열대 지방 ㅡ_ㅡ
공항에서 타이페이 들어갈 때는 5201번 버스 타고 갔습니다, 1시간 걸리고, 124TW(약 4500원) 냈는데 이게 별로 안 알려진 방법인지 다른 사람들은 다른 버스 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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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짐을 풀른 후, 저녁을 먹으러 사대 야시장으로. 대인원을 살려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대만에서 먹는 첫번째 음식은 루웨이(滷味). 大台北平價滷味란 가게로 갔습니다. 물론 트친께 안내받고 간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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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여있는 재료 중에 먹고 싶은 걸을 골라 바구니에 담고, 면을 담아 내밀면 그 자리에서 면과 재료를 육수에 삶아주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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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육수가 다른 라볶이입니다만(…), 한국 사람 입에 잘 맞을 거라 생각해요. 고수도 안 들어가 있었고. 평소에 고수 잘 먹기는 하고, 여행 초반엔 고수가 있건 말건 이란 느낌이었으나 후반에 접어서는 고수를 피하는 순간이라는 게 생기더라구요(그 이야기는 나중에).
저 조합에서는 면이랑, 어묵이랑, 양배추가 맛있었습니다. (전 즉석 떡볶이에서도 양배추 제일 좋아하는지라)

1인당 음료 하나씩, 그리고 루웨이도 1인당 20TW 이상 시키면 가게 옆에 테이블(지하도 있음)에서 먹고 갈 수 있어서 각자 음료를 시키는데.. 저는 그냥 아이스 밀크티 시켜서 평범하게 밀크티를 마셨는데, 과일 주스 시키신 분들이.. 정체불명의 과일 or 물이나 가루 탄 과일 주스 맛이라 서로 돌아가며 재미는 있어했으나 맛있지는 않더라구요 과일 음료는. ㅡ_ㅡ

이렇게 배를 채우고, 그래도 뭐 하나 더 먹어볼까 하고 다음에는 지나가다 눈에 띄는 우육면집으로. 龍泉街宝島牛 牛肉面라는 집이었습니다.
대만/중국이랑 일본은 쓰는 한자도 다르고 해서, 가게 이름 저장 못하려니 했는데.. 앞에 한두글자만 치면 나머지는 구글맵이 알아서 찾아주더라구요. 구글맵사마사마.

홍콩 갈 때도 느꼈지만, 일본 한자를 안다는 게 중화권에 들어와서는 별 도움이 안 되어서, 특히 음식 메뉴 같은 경우는 다른 언어(영어건 일어건 한국어건)로 된 메뉴판이 없으면 뭔 재료가 들어가는지도 짐작 못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다른 언어 메뉴판이 있어도 재료랑 매운지 여부를 아는 게 고작이고-그나마도 도움이 되는 건가-.
그 점에서 이번 여행은 중국어 능력자께 붙어가니까, 메뉴 선택은 일임. 그래서 여기서 먹은 건 우육면이랑, 만두랑, 뭔가 얇은 면이었다는 것 외에 메뉴명은 전혀 기억이 안 납니다.
사실 다들 배가 불러서, 면은 별로 안 먹고 국물이랑 만두만 먹고 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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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야시장에서 먹는 건 끝내고(이후 밤마다 야시장에 갈 예정이었으나, 매일 피곤해서 결국 더는 안 갔음), 호텔로 귀가하는데 아직 체력이 남는 몇 명은 24시간 운영하는 청핀서점 둔남점으로 향했습니다. 24시간 운영하는 것은 서적이 있는 2층뿐이고, MD 상품이 있는 다른 층은 10시반까지였지만…

서적들을 구경하기는 했는데, 동행한 다른 분은 자신이 번역한 일본 소설의 중국어판을 기념으로 구입하시기도 했고, 건물 관련 사진이 많은 책을 겟하신 분도 있었지만 저는 서적은 건지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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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 나츠히코 특집인 잡지. 시미즈 아키의 교고쿠도 코믹스까지 설명되어 있었으나.. 중국어를 못하는고로 내려놓은.
서적 코너이긴 했지만, 구석에 작게 수첩이나 책갈피, 카드 등을 판매하고 있어서 그 쪽이라도 사려고 갔는데..
어디서 본 거 같긴 한데 예쁘다 싶었던 책갈피는 뒤집어보니 메이드 인 코리아 ㅋㅋㅋ
다행히(?) 청핀서점 한정 책갈피가 있어서 그 쪽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호로요이 구입. 47TW(1700원).
이번에 한국에 호로요이가 얼마에 들어왔는지 생각하면..
대만보다 한국이 일본에서 더 가깝고 인구도 더 많건만 대체 이 차이는 뭐랍니까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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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겟한 호로요이와 책갈피. 위는 타오바오에서 호텔로 주문했던 미공필(캘리그래피 비슷한 촉의 만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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