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의 다음에 오는 졸업식편/신학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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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마 마사히코는 거짓말장이에 바람둥이입니다.」 아이신 학원 취주악부의 부실에 붙어있던 괴문서. 부원들이 중상의 범인은 누구냐라며 떠드는 중, 오보에 수석 연주자인 와타라이 치히로가 “제가 했습니다” 라고 나섰다. 첫사랑 상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하야마군이 범인을 찾는 ‘나카무라 컴플렉스’등, ‘졸업식편’에는 단편 네 편을 수록. 데뷔작 ‘이유가 있어서 겨울에 나온다’에 이어지는 코미컬한 학원 미스테리,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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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타도리 케이의 ‘시립고등학교 시리즈’의 2, 3권. 이 시리즈는 현재 7권까지 나와있고, 원래 toi8이 표지 담당이었으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리뉴얼되어 표지가 바뀌었습니다. 제가 가진 것은 toi8 버전.
1권인 ‘이유가 있어서 겨울에 나온다’는 한국에 라이센스로 들어와있고요. 뒷권이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인 하야마는 시립 고등학교의 1학년(시리즈 3권인 ‘안녕의 다음에 오는 신학기편’에서 2학년이 됩니다)으로 유일한 미술부원. 시립 고등학교의 별관에는 미술부처럼 부원이 적은 동아리가 옹기종기 모여있고, 하야마는 부실이 가까운 다른 부를 가끔 도와주기도 하면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성격.

하야마는 학교 생활 중간중간 이상한 사건에 조우하고, 하야마가 두 발로 뛰어다니며 모은 정보를 토대로 (마찬가지로 1인 부활동인)문예부 부장인 3학년 이가미가 추리를 해서 풀어나가는 게 시리즈 전반의 공통된 흐름. 그렇다고는 해도 이가미는 딱히 안락의자 탐정은 아니고, 하야마에게서 들은 정보로 어느 정도 가설을 세우고, 직접 현장 검증을 나가는-밤중에 학교에 침입하는 것도 불사하는-이상한 성격의 인물이고요. 그리고 현장 검증으로 밝혀지는 건 주로 소도구에 의한 트릭.

네, 소도구에 의한 트릭입니다. 1권에서는 유난히 그런 경향이 심해서, 아이디어는 잘 짜냈지만 무슨 이런 시대착오적인…? 이란 게 솔직한 감상이었습니다. 거기에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약간은 과장 섞인 만담이라든가는 라노베가 연상되어서, 고전적인 트릭 + 학원물 라노베라니? 하고 그리 인상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탐정역인 이가미는 2권에서 졸업해버리고요. 뭐지 이거!?

하지만 다음 2,3권을 읽고는 인상 수정.
2권은 졸업식 전, 3권은 신학기가 시작된 후의 에피소드를 모은 단편집의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단편 사이사이 단장이 들어가서 약간은 연결되려나..? 라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단편의 내용 자체는 ‘옥상에 갇힌 하야마가 옥상에서 어떻게 탈출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하야마의 짝사랑 소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하야마가 노력하는 이야기’ ‘이가미 선배의 옛날 이야기’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사라진 이가미 선배를 뒤쫓았더니 연락처가 죄다 바뀌어 있었던 이야기’ ‘새학기가 시작되고 하야마가 신입생 여자아이를 스토커로부터 구해내는 이야기’ ‘교무실에서 선생의 책상 서랍에 있는 카드키를 바꿔치는 이야기’ …로, 얼핏 봐서는 서로 연관이 없는 단편인데 이걸 신학기편 마지막 단편에서 전부 이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벌어지는 일이 유쾌해서.. 친구간의 연락이라든가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듯한 이가미 선배가 하야마에게서 오는 전화는 희희낙락 받는다던지(대부분 사건의 의뢰이기 때문이지만) 뭐 특별하고 소중한 후배구나 라는 느낌이긴 하지만, 이가미X하야마 커플 응원합니다…
한편으로는 야나세 선배에게도 ‘지켜줘야 할 것 같은 귀여운 후배’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하야마.. 거기에 스이까지 더해졌으니까요. 묵념.

트릭면에서도, 소도구를 이용한 속임수 위주였던 1권에 비해 ‘간단하지만 의표를 찌르는’ 속임수가 많이 나와서 저는 그 쪽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1권을 읽었을 때는 이미 2, 3권을 샀기 때문에, 아마 4권부터는 읽을 일은 없겠지.. 했었는데 3권까지 읽은 지금은 7권까지 다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중. 그런데 표지가 중간에 바뀌었으니…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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