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인과 처음으로 맺어진 후, 도쿄를 떠나 상처입은 여자들이 모인 해변의 절로 향한 소설가 키미코. 바깥 세상에서 분리된, 바쁘면서도 조용한 생활. 그 후 방문한 별장에서 키미코는 자신이 임신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인물에게서 듣는다. 아직 이 세상에 찾아오지 않은 영혼과의 만남을, 상냥하게, 섬세하게 그린 장편소설.

*

북오프에서,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중 안 읽은 것을 찾다가 집어온 것.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까지 읽은 바나나 작품중 제일 재미없었습니다 ㅡ_ㅡ;;

아내에게서 어머니상을 찾는 남자는 시시해. 결혼할 마음은 없어. 깊게 사랑을 하고 싶지도 않아 등등 독백하던 주인공이, 따로 내연녀(?)가 있는 연인과 육체 관계를 맺은 후 친구의 부탁으로 절에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여자들의 다양한 상처들을 바라봤다가, 알바 기간이 끝나고 동료 작가의 별장에 잠깐 머무를 생각이었는데 그곳에서 뭔가 좋지 않은 기운을 느끼고 그러다가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고, 연인에게 알리고, 후반에 가서 아이를 낳고 새로운 영혼을 만난 기쁨에 젖는다.. 라는 내용.

…아, 결국은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가? 그런 것 치고 초중반의 주인공의 독백이 무척이나 지루했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작가 작품은 하나 같이 치유니 오컬트 이야기가 나오지만서도 한편으로는 자연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들어서 끊지 않고 생각나면 읽는 정도인데, 이 작품은 자연에 대한 묘사도 적고, 그래서 초중반 넘기기 힘들었는데 결론은 출산 이야기구나. 하고 작가 후기를 봤더니
‘(2008년의 시점에서)지금까지의 작품 중 자신의 근원에 제일 근접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출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컬트적인 관점에서’
…..캑.
오, 오컬트는 생각하기 싫고.. ㅡ_ㅡ;;

일단 출산에 대해서는 새로운 생명을 만난 기쁨이라든가, 임신이라는 것을 알기 전에도 몸이 알아서 나쁜 것을 피해가는 것을 보니 자연은 참으로 신기하죠(커피가 맛이 없어진다 등등)? 라든가.. 뭐 그런 이야기고..
초중반에 나오는 주인공의 연애관도 내내 좀 산만했습니다. 보통 남자들은 아내에게 ‘섹스할 수 있는 어머니’를 찾는다같은 남성관을 피력하다가, 자기가 연애를 너무 많이 해서 이제 깊은 연애는 못 할 거 같다든가, 내내 횡설수설하다가, 이 작가 주인공이 그런 캐릭터가 많긴 한데, 상대가 따로 있는 남자를 좋아하게 된다는 이야기라든가, 역시 거북해요…
게다가 이번에는 양다리 걸친 셈인(정내연녀하고는 육체 관계라기보다 모자 같은 느낌이라고 둘러대긴 하지만) 남자 주인공이 ‘내 아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야! 뭔가 되게 득본 기분!!!’ 같은 소리를 해서 매우 한 대 쳐주고 싶어졌습니다……….

…라이센스는 안 들어오겠죠;;;; 한동안 바나나 책은 안 읽을 듯;;

p.s: 그래도 여자는 임신을 하면 뭔가 ‘아기를 위해 살아가는 다른 생물’로 변화한다는 점은 묘하게 납득. 사회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생리학적으로, 뭔가 그런 게 있는 것 같다는 주장에는 공감이 갑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