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과 삿포로에서 합류하기로 한 날.
전에 썼다시피, 새벽 2시에 식중독으로 일어나서.. 다 게우고 나니 속은 나았지만 몸살기운까지 생겨서, 동행께 NSAID(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뭐 부루펜 같은 거)나 타이레놀 한국에서 좀 사다 달라고 멘션 날리고… 다음날 8시 반인가 삿포로행 기차를 탔습니다. 3시간 오는데 열나서 힘들었음 ㅋ 손수건 적셔서 팔뚝이랑 이마에 대고;
사실 하코다테 여행 안내에는 새벽 어시장도 좋다고 하기에 거기도 갈 생각이었는데 몸살 걸리고 나니 뭐 ㅋ
그리고 12시 반에 삿포로역에서 합류. 호텔에 짐을 맡기고, 삿포로역사(랄까 역사랑 붙어있는 쇼핑몰)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대강의 여행 계획을 세웁니다.
사실 이 때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전에 트친이 홋카이도 한정 스벅 머그를 사셔서 시즌+지역 한정인가 했는데 시즌 한정은 아니었는지 그 머그컵이 보이길래 훅 잡아온.
아 커피 마실때 동행이 갖고 오신 NSAID를 먹고, 이후 차차 열이 떨어지기 시작한..
하여간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삿포로에 왔으니 일단 가볍게 라면부터 시작하자고. 미리 검색해두었던 라면집에 갔습니다.
이치류우안이라는 라면집인데 이건 까날님의 블로그에서 찾아서 간 곳이었습니다. 제 취향은 돈코츠지만 삿포로는 미소 라면이 유명한 곳이라니… 국물은 맛났는데 면이 제 취향보다 굵었던 듯한 기억이.
그 다음에는 둘이서 홋카이도 대학 캠퍼스를 어슬렁 어슬렁 걷고. 아직 몸은 좀 나른한 상태.
동행분도 저도 M.D.(Medical doctor)다 보니까, 캠퍼스 걸으면서 구석에 보이는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에 관심을 ^^; 저거 몇 평상 되겠다 뭐 이런 대화를 하며 걸었;; 쿨럭.
그리고 삿포로의 중심가까지 그냥 걸어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삿포로는 계획도시라 도시내 도로가 전부 바둑판 모양이에요. 교토처럼.
아케이드 구경하고 어쩌고 하다 보니 저녁. 스스키노에 도착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 몸 상태는 (약빨로)완쾌.
일단 홋카이도에 왔으니 게를 먹어야지? 그런데 8일 예정은 오타루 9일은 개별행동이라 징기스칸 먹을 타이밍이 애매한데? 이러다가 일단 게.
실은 가이드북에 나온, 대게 타베호다이를 먹어도 되었겠지만.. 역시 사전 조사로 그냥 사전 조사한 집으로 갔습니다. 랄까 사전 조사한 게집 중 하나는 문을 닫고 하나(北海道浜料理 磯金 漁業部 枝幸港)도 내부공사중이라 그 아래층에 있는(같은 어업 협동조함(?)에서 운영하는) 곳에서 털게를 먹었어요.
처음 시켰을 때는 ‘대게는 둘째치고 한국에서는 털게 먹어보기 힘드니까!’ 모드였는데 문제는… 양이 적은 겁니다 ㅡ_ㅡ;; 저거 다 먹고도 둘이서 ‘뭔가 부족한데 게 더 시킬까요 징기스칸 갈까요?’ ‘징기스칸 콜’ 이런 분위기가 되어 징기스칸집으로 향했…
징기스칸집은 역시 스스키노에 있는 요조라노징기스칸 이란 곳으로.
마침 각 산지의 양고기를 먹어보는 세트가 있어서 그것으로 시켰습니다. 징기스칸은 전에 홍대의 이치류에서 먹어봤는데, 홍대에서는 점원이 전부 구워줬는데 여기는 알아서 구워먹는 식. 바짝 익혀야 하는데 그게 익숙하지 않아서 초반에 덜 구워진 거 먹을 뻔하고 그랬네요. (양이랑 사슴고기는 기생충 문제 괜찮나?)
홋카이도/아이슬란드/호주 양고기랑 에조시카(홋카이도 사슴) 고기 세트입니다.
일단 사슴고기는 지방이 적어서 꽤 뻑뻑했구요.
홋카이도산이 제일 부드럽고 아이슬란드는 아주 약간 뻑뻑한 정도. 호주는 더 뻑뻑한 정도.. 이랬습니다. 세트 먹고 아이슬란드산 추가해서 먹음. 다 먹고 둘이서 ‘역시 게보다 고기가 배가 차니까 낫다’라는 결론을.
그 날 트위터에서 새벽에 식중독 일으킨 거 맞냐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고기를 먹은 후에는 JR 타워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3-4월에 여행하면서 야경을 꽤 봤는데… 여기에서 본 것도 좋았어요. 고도가 낮았지만 일단 실내라 안 춥고, 그래도 유리창이 넓어서 시야 넓고, 사람 없고 앉을 자리가 많다는 점에서 ^^;
호텔 들어오기 전에 편의점 들러서 미리 아마존에서 주문해뒀던 상품 수령. 이거 버릇될 듯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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