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종업식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던 초등학교 6학년 후타에게 미래를 알고 싶지 않냐며 말을 걸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미래를 읽고, 그 미래를 100엔에 판다는 미래상인 네코야나기 씨. 한편, 후타가 사는 마을에는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불가사의한 전설들이 많았다. 숨바꼭질 놀이를 하면 행방불명되는 아이가 생긴다는 카미카쿠시 숲에 관한 이야기, 마을을 떠돈다는 머리 없는 유령 이야기,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식인 초등학교에 대한 소문, 그리고 인어의 보물에 관한 수수께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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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미스테리를 표방하는 레이블인, 학산 미스터리 랜드에서 들인 작품입니다.
하야미네 카오루의 ‘나와 미래상인의 여름’. 한국에는 코믹판이 먼저 들어왔고요. 저도 북오프에 만화책이 있길래 그 쪽을 먼저 읽었습니다.
궁시렁거리면서도 유메미즈 키요시로 시리즈는 읽고 있는데다, 만화책 쪽도 뭐 나쁘지는 않아서, 요것도 눈에 띈 김에 읽기는 했는데.. 미묘.
일단 제본부터 말해봅니다.
미스터리 랜드 책은 처음 접해봤지만, 다 이런가요? 하야미네 카오루인데(쥬브나일 미스테리라면 보통 좀 얇죠..) 왜 이리 두꺼워? 하드커버에 300p 인데.. 이게 펼쳐보니까,
종이 크기는 대충 일본 신서판(B6)인데 폰트 크기는 12쯤 되는 거 같고.. 한 페이지에 15줄!
아이들이 읽기 쉽게 하느라고 그렇게 만든 것이겠지만, 행간이랑 글씨 크기 줄여서 페이지 수 좀 줄이지, 라고 생각되더라구요. 서점에서 본 사람들이, 두껍다고 펼쳐보지도 않고 지나가면 어쩌려고?
(실제 텍스트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추리소설 작가를 꿈꾸는 후타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던 날, 미래상인이라는 네코야나기 씨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 방학동안, 마을의 몇몇 수수께끼를 네코야나기 씨가 풀어간다는 이야기인데…
몇몇 작품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넣어놓았던 유메미즈 키요시로 시리즈에 비해 이 쪽은 너무나도 어린아이를 위한 소설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주로 배경이 되는 공간이 학교, 혹은 아이들이 뛰어놀만한 숲인 데다가, 그걸 여름방학때 겪게 되는 ‘모험’ 형식으로 이야기해나가서 그런 듯 합니다.
캐릭터 자체는.. 음.. 네코야나기 씨는 ‘얄미운 어른’상이네요. ‘사회부적응자’인 유메미즈 교수보다는 좀 나을지는 모르지만, 작가가 생각하는 ‘어른 주인공은 이래야 한다!’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이려나. 그래도 전 유메미즈 쪽이 좀 더 친밀감이 갔습니다. 네코야나기 씨는 주인공인 후타 입장에서는 ‘대체 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캐릭터였던 데 비해, 유메미즈는 ‘깊은 속에 숨겨둔 꿍꿍이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어른’으로 그려져서 그러려나요.
무엇보다 여기에는 레-치도 안 나오고!!
게다가 마지막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도 안 내주고! 보물은 대체 뭐였던 것임? 병기?
작중에서 후타가 쓰는 ‘소년명탐정 WHO’ 시리즈는 따로 서적화되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별로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요.
p.s: 아, 그리고 추리는, 일상 미스터리물이였습니다….
8 Comments
Add Yours →삼끼님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는 처음이네요 ^^ 안녕하세요~
저번에 교보문고에 열받아서 남겼던 포스팅에 위로의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그때, 요새 그놈의 어느 단체나 사람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면 까닥 잘못하면 블로그를 1달정도 폐쇄당하는 것 때문에 결국 일단 글을 비공개로 돌렸어요.
거기에 댓글 달아주셨는데 죄송합니다. m( )m
교보에는 예전에 바로 말씀해주신 그 방법으로 지난 겨울에 한 번 항의를 거하게 한 적이 있엇는데 소용이 결국 없었던거더군요. 같은 직원이 또 같은 짓을 저지른거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쿨하게 아예 옮겨버리기로 했습니다. 일단 영풍으로.
예스 24의 경우는 이번에 원하던 책들을 내친김에 다시한번 쭈욱 검색을 해봤는데…역시나 3,4권중에 2,3권은 나오질 않아서….결국 영풍가야만 할 듯해요.
사실 배달해주는 예스24라던가가 편하긴 한데 말이죠.
댓글 갑자기 사라지게 만든 셈이라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용~
어제는 비가 폭우로 내리다가, 오늘은 또 햇빛이 쨍쨍나네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예. 글이 없어져서 무슨 일 있나 했습니다 ^^:
그런데 1달 폐쇄라니, 티스토리에서요? 엄격하네요..
민원이 아무런 제재가 되지 못한다면 그건 좀.. 아니면 실은 뭔가 패널티가 가기는 했는데 그 직원이 여름이 오는 동안 또 까먹었다든가? 어찌되었건 결과론적으로는 고객의 소리가 아무런 도움이 안 되었던 거군요.. 에구에구.
저는 yes24 제휴 카드가 있어서 그 쪽을 애용하는 편인데요, 게다가 교보문고가 인터넷으로 주문 받던 초창기에 상태 안 좋은 책을 몇 번 받고서는 왠만하면 잘 안 쓰게 되던지라. 쓰읍..
그런데, yes24에 찾으신 책이 주문이 안 되는 건가요? http://www.e-hon.ne.jp/bec/EB/Top 에서 검색되는 책은 정보를 알려주면 등록해준다고 써 있던데.. ㅇㅅㅇ;;;
빙고님도 일교차 심한데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저는 하드커버에 글자만 크고 두께에 비해 내용이 짧아서 어쩐지 손이 안가더라고요….(좋아하는 작가들이 몇 있었지만…..)
저도 오츠이치나, 모리 히로시 작은 신경쓰고 있었는데.. 이래서야 돈 주고 살 것 같지 않더라구요..^^;
전 이거 만화로만 봤습니다.
원작 쪽도 한국어판 들어와있나 보군요.
내용이 좀 다른 게 있을려나…
그러고보니 고전(?)추리소설은 의외로 어릴 적에 읽은 게 많은데, 저연령을 위한 추리소설 나오는 게 한국에는 거의 없는 것 같군요.
애초에 나오는 추리소설 자체가 별로 없어서 그런가.
요즘은 일본드라마 영향인지 일본 쪽 추리소설 번역해서 들어오는 게 많아지긴 했던데…
시리즈가 있어서 그냥 드라마화되는 그것만 들어오는 바람에 번역도 이상하고 내용도 연결 안되는 게 제법 있더군요. -_-;
시리즈면 한 사람이 번역하진 않더라도 한 출판사에서 출간해 줘서 뭔가 좀 통일성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웅.. 내용은 거의 일치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애초에 어린이들을 위한 추리소설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살인이 없는 것? 분량이 적은 것? 단서가 쉬운 것?
일본 소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건 기쁜데 말씀하신 것처럼 한 출판사에서 계속 내줬으면 하지요. 판형이 달라서 늘어 꽃을 수가 없다는;;;
아동용 서적 규정에 맞춘 추리소설 아닐까요.
되도록 폭력은 배제하고, 구질구질한 치정극도 없고, 정신이상자도 없고, 뭐 그런…?
(시체는 있지만 죽이는 과정은 없는…)
추리소설 자체가 범죄를 다루고 있으니, 아동용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범죄라는 측면에서 사회범죄까지 확장해서 나가면 사회에 대한 고발이 되는 걸 테고, 일본에선 이쪽으로 빠지기도 했을 텐데..
그런 측면에서 굳이 아동용 추리소설이라고 한다면 범죄의 성격보다는 범죄라는 악을 해결하고 처벌하는 쪽에 더 무게를 두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거나 아이들에게 탐정이란 그런 존재니까 멋있는 걸 테고.
모험소설적인 요소도 강하게 드러낼 수 있겠지요.
이렇게 말하지만, [김전일]도 그렇고 [코난]도 그렇고, 애들 보는 거라고 할 만한 수준이 아니죠.
특히 [김전일] 쪽. -_-
아동용 서적 규정.. 생각해보니 그런 게 있긴 하겠네요.
우리 새대가 국민학교 다닐 때 한 번 추리소설 붐이 일어나서, 그 땐 뭐 잔인한 거든 뭐든 다 읽었는데 ^^;
말씀하신대로 애들 입장에선 멋있는 탐정이라는 게 중요하려나요. 홈즈도 코카인 중독이라든가 같은 요소는 다 삭제하고 들어왔고.
멋있는 탐정.. 보다는 전 뤼팽이나 세인트 같은 괴도가 더 좋긴 하지만요 *_*
김전일은 몇 권 안 읽어서… 긴다이치 코스케나 읽어야 하는데 이누가미 일족만 읽었네요.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