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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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아내와 함께 방문했던 여관의 정원에서, 나는 여자의 손목을 주웠다(「손목을 줍다」). 괴이하게 일치하는 여러 개의 원고. B군이 목격한 기묘한 상자”란?(「성인」) 유령을 본다는 그녀의 눈에는, 어떤 세계가 비추고 있는가(「십만년」). 정말로 무서운 것을 알고 싶은 남자가 어떤 저택에서 본 것(「무서운 것」). 괴담보다 괴이하고, 기담보다 기묘한 이야기들. 세밀한 아름다움과 기분 나쁨이 섞인 교고쿠 소설의 신천지가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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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
다빈치에 연재되었던 기담 단편들을 모은 책이고, ‘담’시리즈로 두 권 더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뒤의 두 권을 더 읽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첫 단편은 제대로 ‘기담’이란 느낌이었으나 뒤로 갈수록.. 이건 기담이야? 랄까 ‘지금 보이는 세상이 정말로 존재하는 세상인가’ ‘나는 살아있는 것인가 죽어있는 것인가 어떻게 알아?’ ‘두려움’이란 것은 과연 무엇인가, 같은 주제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해서;;
내가 교고쿠도 시리즈를 읽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 쪽은 캐릭터 때문에 참고 읽기라도 하지;;; 라는 느낌.

1. 손목을 줍다
2. 친구
3. 아래 사는 사람
4. 성인
5. 도망가자
6. 십만년
7. 모르는 것
8. 무서운 것

이 중 1, 4는 어딘가 ‘망량의 상자’와도 상통하는, 손목이라든가 정체불명의 인형? 시체? 에 집착하는 기묘함을 그려서 그나마 친숙했는데.
2번은 시시한 유령이야기.
3번은 침대 아래 사는 정체불명의 존재에 대해 화자가 취하는 행동.
5번은 하교길에 내 뒤를 쫓아온 정체불명의 초록색이 무서워서 도망갔는데… ..반전.
6-8번이 내가 보는 것이 정말로 실재하는 것이냐 어쩌냐… 라는 주제; 가장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그냥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만 옮기고.. 뒷권은 더 안 읽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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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 이외의 지적생명체와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수 있을 확률은 제로라고 생각해. 우리들은 개나 고양이하고도 이야기할 수 없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뿐이야. 개가 무엇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들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어. 개가 인간에게 어리광부리는 것은, 살아가기 위해. 먹이를 먹기 위해 개 쪽이 맞춰줄 뿐이야. 인간은 멋대로 개나 고양이를 사람에게 빗대어 우정이니 애정이니 일방적으로 느끼고 있지만, 그건 큰 착각이지. 야옹아 야옹아 하고 바보처럼 고양이를 귀여워하는 것은 일종의 동물학대야. 고양이는 참고 있을 뿐이야. 참고 있음 먹이가 나온다, 그렇게 학습했으니까, 그렇게 하고 있을 뿐이다.”
그에 대해서는 같은 의견이었다.
“예를 들면, 한없이 우리들 인류에 가까운 우주인이 있다고 하자. 하지만, 크기가 천배면 어떡해? 반대로 천분의 일이라면 어떻지. 우리들은 우리들의 스케일로 만사를 관측하지만, 그런 것은 이 지구 위에서밖에 통용하지 않아. 천분의 일인 상대와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시간도 그래. 하루 한시간 일분 일초, 그것은 전부 우리들의 신체와, 이 지구가 만들어낸 단위지. 천년이 일초 정도의 스케일감인 상대라면, 우리들은 눈앞에 선 순간 죽어버려. 우리들의 일초 사이 백년이 지나는 종족과 만났다면, 눈앞에서 상대가 먼지가 되어버려.”
절대 만날 수 없어, 라고 선배는 말했다.
“조우했다고 해도, 의사소통은 꾀할 수 없어. 백퍼센트 무리라고 생각해.”
나랑 너마저 서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니까, 라고 선배는 말한 것이었다.
-아아.
무리구나, 라고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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