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덫 8개의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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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가 단편소설을 경작(競作). 연애소설에서 시대소설까지, 8인8색의 어프로치로 여성의 업(業)이 드러나는 사치스러운 앤솔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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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덫이라니 무슨 에로에로한 책에나 붙을 것 같은 제목입니다만, 카와카미 히로미씨의 단편이 실려있다길래 산 책.
카와카미상 외에도 유명한 여성작가들이, 문춘문예에 실었던 단편을 모은 앤솔로지…입니다만..

주제에 통일성이 없는 OTL

일단 각 단편 소개.


1. 에쿠니 카오리 : 모기
남편이 바깥에 여자를 만들어 나가버린 여자 주인공. 집에 있는 모기와 달팽이와 말이 통하는 거 같은 기분도 들고, 이혼을 재촉하는 남편의 변호사를 만나기도 하고, 시동생과 저녁을 먹기도 합니다.

2. 오가와 요코 : 거인의 접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거인이 방일합니다. 발칸 반도의 내륙지방의 방언만 말하는 거인을 위해 ‘나’는 통역으로서 불려나오고, 거인과의 사이에 묘한 공감대를 갖게 되는데…

3. 카와카미 히로미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세계 인류가, 행복하도록」
40대의 이혼한 여성 작가. 대학생때 사귀었던 세키타니군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마침 편집자인 그와 재회하도록 이런저런 획책을 꾸민 끝에 함께 술을 마시게 되는데…

4. 키리노 나츠오 : 고백
에도 시대. 죄를 범하고 고아(Goa)로 도망친 주인공. 고아의 땅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인 노인의 참회를 듣게 됩니다.

5. 코이케 마리코 : 버리다
커다란 건축 회사 상속자의 부인. 남편 몰래 도쿄에 집을 산 후, 남편이 출장 나가 있는 사이에 집을 나옵니다.

6. 타카기 노부코 : 석양과 산호
치매에 걸린 미츠코씨의 옛사랑을, 헬퍼들이 만나게 해주려고 애를 써서 결국 둘은 재회하게 되는데.. 반전.

7. 타카무라 카오루 : 귀여운, 당신
화자는 은퇴한 60대 경찰. 길을 걷다가 10대 여성이 떨어뜨린 지갑을 줍게 됩니다. 이후 그 여성의 모습이 뇌리에서 아른거리며,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호의적으로 해석하자면..).

8. 하야시 마리코 : 리허설
52세의 여성. 50세가 넘어 자신의 몸이 여성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불륜 상대와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는데..


1, 3, 5, 8번은 4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쓴 단편이라는 건 알겠더군요.
에쿠니 카오리는 여전히 별로 공감되지 않는 단편이었고,
카와카미상은.. 뭔가 화자가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한 것 아냐? 싶더군요. 작가 본인이 이혼하셨는지는 확실치 않지만(위키에도 안 써있고.. 단지 수필보면 아이 이야기는 몇 번 나오는데 남편 이야기는 한 번도 못 본;). 어쨌건 카와카미상도 최신 작품은 전부 40~50대 여성의 사랑 이야기로만 가는지라 좀 아쉬운. (판타지는! 먹는 이야기는!!)

2번 오가와 요코의 경우는 오가와 요코다운 분위기의, 치유계..까지는 아니지만 그 엇비슷한 이야기였습니다.

4번 키리노 나츠오…기리노 나쓰오의 경우는 이게 처음 읽어본 단편이라 할 말이;;

7번 타카무라 카오루의 경우는, 이 분 소설은 리오우를 읽은 게 다지만 뭔가 형사 드라마를 쓰는 분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왜 이런 책에 단편을?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화자가 형사였음.. OTL

8번은 불륜을 긍정하는 여자주인공 때문에 읽는 것이 별로 유쾌하지 않았고요..



하여간, 4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듯한 단편집이라 전반적으로 전 공감이 잘 안 되는 앤솔로지였습니다. 유일하게 마음에 든 단편은 6번이었네요. 반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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