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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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 비를 피하고 있는 한 명의 소녀와의 우연한 만남이, 수수께끼로 가득찬 날들에의 문을 열었다. 머나먼 나라에서 우리 마을로 찾아온 소녀, 마야. 그녀와 보내는 수수께끼로 가득찬 일상. 그리고 그녀가 귀국한 후 우리들의 최대의 추리가 시작된다. 들여다보는 눈, 컬이 들어간 흑발, 하얀 목, 『철학적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수국.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는 기억 속에――. 잊기 힘든 여운을 남기는 만남과 기도의 이야기. 기예의 신인이 보내는 참신한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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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의 초기작입니다.
고전부 1권 포스팅에도 썼지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하자면,
고전부 1, 2권을 내놓았으나 레이블의 증발로 인해 연중의 위기에 처한 요네자와 호노부를, 고전부 시리즈로 그를 눈여겨 본 도쿄소겐샤에서 기용해서 내놓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고전부도, 3권부터 카도카와 문고에서 낼 수 있게 되었지요.

한 마디로 아직 신인이었던 요네자와 호노부를 위기에서 건져낸 작품이랄까요?


다음은 내용 소개.

캐릭터 설정은 고전부를 비롯한 다른 요네자와 작품군과 꽤 비슷합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고요.

한 지방도시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인 ‘나’ 모리야 미치유키는 어느 비오는 날, 여자친구인 타치아라이 마치와 함께 귀가하던 중, 사진관 앞에서 비를 긋고 있는 백인 소녀와 마주칩니다.
처음에는 그냥 불쌍한 외국인에게 우산만 주자-라던 것이, 대화를 하다 보니 일본에서 신세지기로 한 사람이 죽어버린 바람에 갈 곳이 없는 신세라는 것을 알고, 여관집 딸인 친구 시라카와 이즈루에게 연락을 해서 여관 일을 돕는 대신 숙박할 수 있게 하는 둥 이런저런 도움을 주기에 이릅니다.

그 외국인 소녀 마야는 유고슬라비아인으로서, 이런저런 나라를 오가며 문화를 배우고 있다고 설명하고 일본에는 2개월 있을 거라고 하지요. 그 일본 문화 배우기에 어울리게 된 모리야와 친구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소소한 수수께끼가 발생하게 되고,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마야가 일본에 대해 오해를 하겠다- 라는 의도에서 주인공인 모리야는 그 수수께끼를 풀어갑니다.

그리고 2개월 후, 유고슬라비아는 내전에 휘말리게 됩니다. 하지만 마야는 결국 돌아가버리는데 유고슬라비아 쪽의 연락처를 남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고슬라비아를 이루는 6개의 나라 중 어디 출신인지도 끝내 밝히지 않구요.


그래서 프롤로그는 마야가 귀국한 1년 후, 주인공 모리야와 시라카와가 ‘마야의 나라는 여섯 국가 중 어디였는가?’를 추리하기 위해 만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모리야의 회상이 시작되고, 각 에피소드마다 나름의 추리 거리는 있지만(솔직히 시시합니다. 추리랄까 추측에 가깝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된 추리요소는 한자 독음에 관한 것들이라..) 큰 줄거리는 이 ‘회상’ 속에서 마야의 조국을 특정할 단서를 찾아라- 라는 것이, 이 소설의 내용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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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저러나 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도 참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뭔가 해체되었다는 건 알았지만 인문사회학적 지식이 얄팍한 저로서는 그 6개의 나라가 어딘지도 몰랐어요. 요즘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크로아티아도 유고슬라비아였다는 것도 이거 읽고 처음 알았음.

앞에서도 말했지만, ‘뭔가 무기력하지만 일단은 명탐정 역할’인 남자주인공과, ‘호기심에 눈을 번쩍이는’ 여자주인공이라는 도식은 고전부를 계승하지요.
그렇다고 완전히 같다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모리야는, 부족할 것 없이 평범하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자신의 세계에 나타난 마야를 ‘이세계에서 온 방문자’라고 생각한다는 게 호타로와의 결정적인 차이. (그래서 이 소설 이름이 안녕 요정..) 그리고 그녀 너머에 보이는 이세계-다른 나라들-에 매료되지요. 결국 마야가 귀국할 때 함께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이르지만 매정하게 차입니다.

그리고 차인 후 1년, 대학생이 되어서 어느 정도 열병에서 눈을 뜨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유고슬라비아의 내전이 점점 심해지는 것에 대해 불안을 품고, 이번에는 ‘마야를 구하기 위해’ 마야의 조국을 특정하려 하기에 이르는 거구요. 그리고 결국 과거 회상에서 단서를 찾아 소거법으로 특정을 해내기까지에 이릅니다만…

…엔딩이 OTL;;;;;;;;;;;


최근에 읽은 요네자와 작품이 고전부랑 부러진 용골이라서 깜박 잊고 있었는데, 이 작가는 원래 이런 작가였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읽은 것 중에 제일 고약한 엔딩이었음! 아아아;;;

그리고 이 소설도 안쪽에 영어 부제가 있더라구요. ‘The Seventh Hope’.

주문한 고전부 5권 도착하면 그거나 마저 읽어야지…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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