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ESH&BLOOD 1 ★★★☆


영국 해적의 영웅 캡틴- 드레이크. 그를 동경하는 고교생 카이토는,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해적 순방 여행을 계획한다. 드레이크의 연고지인 플리머스에서 카이토는 어처구니없게도 차원의 벽으로 빨려 들어가, 대항해시대로 타임슬립!! 드레이크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해적선의 선장 제프리에게 도움을 받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끄는 해적들과, 스페인 무적함대가 펼치는 해양 러브 로맨스.

이번에 손을 댄 라이트 노벨입니다.
작가 마츠오카 나츠키, 일러스트 유키후나 카오루.
카도카와 캐러 문고 소속에 현재 7권까지 발간.
그리고 대원 B愛와도 계약이 끝났다고 하는… 정진정명 BL물 되겠습니다.

원래 제가 라이트 노벨을 선택할 때 참고로 하는 사이트 중에는 BL 계열이 없는지라, 갖고 있는 BL물은 기준을 넓게 잡는다 해도 미라쥬, 상냥한 용, 삼천세계, 마 시리즈, 키리하라가 정도가 다였습니다만..
예전에 동굴에 어느 분이 소개글을 올리신 것을 무심코 읽었다가 그림체에 넘어갔습니다.
그 뒤 줄곧 체크 리스트에 머물러 있다가 이번에 시험삼아 1권만 사 봤군요.

제게 있어서 라이트 노벨의 구매 기준에 삽화라는 것은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지라 삽화만 보고 혹해서 사들인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ex. 삼천세계, 트리블러, Missing)
게다가 BL쪽(특히 라이트 노벨과 드라마 CD)은 마음에 드는 그림체가 현저히 부족해서, 그림체 보고 반한 BL물은 삼천세계 이후 거의 처음.
(히사토(왕자님 Lv.)와 마츠모토 테마리(마 시리즈)의 경우는 먼저 작품을 좋아한 뒤에 삽화에 정이 든 타입이고.. 오키 마미야의 경우에는 델피니아와 사도 코믹스 밖에 접하질 않았으니.)

어쨌든 뭐.. 그런 이유로 사들였지만, 1권은 과연 예전 그림이라 그런지 좀 투박하네요. (특히 표지가!) 계속 모을 생각이니까 아직 기대중이기는 하지만.

내용은 맨 처음 써 있는 글대로… 현대의 고교(?)생이 타임슬립해서, 그곳에 존재하는 온갖 미남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하는 이계난입물 되겠습니다.
사실 진부한 소재긴 하지만 그만큼 잘 먹히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모에~ 하면서 히죽히죽 웃으며 읽기에는 제법 괜찮은 듯. (애초에 더 진지한 주제를 바라는 사람은 이런 데 손을 댈리도 없고)

일밖에 모르는 아버지와 자기밖에 모르는 어머니와 자신을 증오하는 동생에 싸여, ‘어서 독립하고 싶어!’를 부르짖던 토고 카이토.
영국 지사장으로 파견된 아버지 덕에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주위에 있는 일본인 친구들도 아버지의 부하의 자식들, 허나 저 허영심 많은 어머니 덕에 그 친구들은 자신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고,
결국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찾아줄 사람이 누구 하나 없어’라는 생각에 빠져 있다가, 그로 인해 단 하나 남아있던 친구마저 잃게 되어 어떻게든 다시 원래의 관계를 회복하려던 차에 타임 슬립!

그리고 16세기의 영국땅에 떨어져서 처음 만난 것은 스페인의 첩자 빈센테.
첩자치고 마음좋은 그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카이토에게 죽은 자신의 누이를 겹치며 상냥하게 돌봐주다, 실수로 스페인 인이라는 것을 들켜 어찌어찌해서 카이토를 내버리고 탈주.
그리고 카이토는 마침 빈센테를 발견한 영국 선원들에게 주워져서.. 남색가 제프리의 캐빈 보이로.
그러나 자신의 신원이 분명치 않아 제프리의 친우이기도 한 항해장(1등 항해사랑 어떻게 다른 거지?) 나이젤에게 대놓고 의심을 받기에 이르러.. 의심받지 않기 위해 결국 ‘점술사’라 나서버린.
실은 카이토는 드레이크를 동경하고 있었기에, 애초에 타임 슬립 당하는 것이 여름방학동안 해적 순례 여행을 다니다 일어난 일이었다는.

현대에 있을 때는 ‘어서 독립하고 싶어’를 부르짖던 카이토가 16세기에 떨어져 실은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은, 약한 존재였는지 깨닫는 동시에 방심하면 안 돼 하면서도 결국 제프리에게 의지하는 것과,
영국의 승리를 고하는 이 점술사를 결코 죽일 수 없다-내가 목숨 걸고 지켜주겠다-라고 제프리가 맹세하는 데에서 1권이 끝나네요.

그리고 물론.. 카이토, 제프리, 나이젤, 빈센테의 4각 관계가 됩니다. 2권 이후는.
(뭐, 제프리랑 되는 게 거의 확실한 모양이지만.. 닭쫓던 개가 되어버린 빈센테가 현재로선 가장 불쌍.)

FLESH & BLOOD라는 제목과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스토리입니다만.
(키스 이상은 하지 않는 소프트라니까) 피와 살이 튀기는 해전 같은 게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작가후기에 보면 ‘당신은 해적파입니까 닌자파입니까? 저는 해적파입니다’ 하면서 해적물(보물섬, 로빈슨 클루소, 15소년 표류기)엔 바다와 땀과 남자들뿐(..)이라고 써 있더군요.
(그러고보니 제 주위에도 15소년 표류기에서 뭔가를 느꼈다는 분이 계셨지만.)

저는 닌자파입니다. 영화도 애니도 게임도 닌자 거북이를 좋아하는 걸요. (….)
저 세 작품은 물론 어릴 때 재미있게 읽었었지만 그 땐 아직 순수했으니까요, 관심을 쏟았던 것은 무인도에서의 로빈슨의 식생활은 과연 어땠는가? 과연 그런 빵이 먹을만 했을까? 정말로 포도를 많이 먹으면 죽는가? 등.
게다가 나중에 파리대왕을 읽으면서 15소년보다 이 쪽이 훨씬 현실감있다 하고 감탄했고.. 생각난 김에 파리대왕 정독한 뒤 도서일기나 써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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