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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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토끼가 나는 여름의 폭풍우 치는 날, 정신 이상으로 아내와 자식, 신하를 죽였다는 소문이 도는 막부의 중신 ‘가가 님’이 마루미 번에 유배된다. 이후 가가 님의 악행을 방불하게 하는 독사(毒死)와 유행병 등, 각종 괴이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괴이한 사건들 모두가 ‘가가 님’의 저주 때문이라고 두려워해, 마을 안에는 그것을 이용해 각자의 ‘불온한 목적’을 이루려는 움직임도 있다. 바보의 ‘호’라는 이름을 가진 천애고아인 하녀만이 ‘가가 님’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지만…….
죄인이 유폐된 저택에 하녀로 살게 된 무구한 소녀 ‘호’와, 악령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된 남자의 유대를 그린 혼신의 시대 장편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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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다 읽었습니다 ^^
남편(;)이 빌려줬던 걸 계속 방치하다가 집었네요.

언제 여기다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제 자신이 일본 미스테리를 접하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은데다가, 어쩐지 일본 미스테리의 양대 산맥으로 거론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미 여사 작품은 오히려 잘 안 읽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미미 여사 작품은 지금까지 읽은 게… 이코 – 이유 – 괴이 – 대답은 필요없어 – 마술은 속삭인다 – 용은 잠들다 – 브레이브 스토리 – 화차 – 외딴 집 순이니까.
9권째라고 생각하면 그리 적게 읽은 것도 아닌데 막상 미미 여사 작품 포스팅 올린 적도 거의 없었군요.
아마 가장 처음 읽은 두 작품- ICO와 이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 이기도 하고, 저 대부분이 한국어판이었던 탓도 있겠지만요. (한국어판은 술렁술렁 읽어버리기 때문에 막상 포스팅을 잘 안 하게 된다는…)


이 ‘외딴집’의 경우에는 그 자체가 척 봐서 두꺼운 것도 있고, 넘기기 힘든 사람에게는 넘기기 힘들 거라는 이야기도 들어서 초반에 좀 읽다가 방치하고 있었거든요. 호의 신상 이야기 좀 읽다가 뭔가 길어~ 하고.

그러던 것이, 고토에의 죽음이 시작되면서 쑥쑥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가가 님이 유배옴으로써 시작된 막부와 번의 신경전.
가가 님에 대한 소문을 이용해 자신의 범죄를 묻어버리려는 사람들.
가가 님을 이용해 번내 권력을 뒤집으려는 세력.
그런 무리들이 퍼뜨린 소문으로 인해 저주를 믿고 두려워하기 시작한 영민들.
가가 님이 귀신이 된 이유, 등등.

배경은 에도 시대라지만, 개인의 죽음이 한 공동체의 이익에 대치되면서 무마되는 것은, 현실과 별 다를 바 없구나 싶었습니다. 결국 사람이 모여서 권력이 이루어지면 다 비슷비슷한 것.
추리 요소는 많지 않은.. 배경이 에도 시대일 뿐 사실상 다른 사회파 미스테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정보 통제로 인해 순박하게 미신에 매달리는 영민이라든가, 순수한 호의 모습은 다른 소설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지만요.
우사의 신분을 극복할 수 없는 사랑, 이라든가. ‘호와 가가 님의 유대를 그린 소설’이라면서 하권에서야 제대로 등장하시는 가가 님이라든가도 분명 이 소설을 재미있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쨌던 중반 들어서 순식간에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한국어판이었던 것도 크지만요 ^^ (이 말 최근에 했었던 것 같은..)
한동안 한국어판 사둔 소설들 읽어치우는 일이 계속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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