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산 속의 별장에서 한 여자가 죽음을 맞는다. 그녀는 당시 별장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으며, 그 후 단 한 번도 방 밖을 나서지 않은 채 짧은 비명만을 남긴 뒤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방문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으며 창문은 잠겨 있었다. 그러나 시신은 창문 밖 절벽 아래에 떨어져 있었다. 일견 살인사건임을 짐작케 하지만 ‘밀실’과 ‘죽음’의 장소적 분리는 사람들에게 일대 혼란을 가져온다. 이는 과연 살인인가? 그렇지 않다면 자살, 혹은 사고인가?
아는 분들께 소개받아(?) 읽어본 책입니다. 이 작가는 처음 보는데 국내에도 발간된 것이 두 권 뿐이네요. 다른 한 권인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은 단편집으로, 요 밀실. 살인에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모르는 작가라 선입관 없이 읽었습니다.
1인칭 화자인 요츠야 레이코로 진행됩니다. 전직 경찰이었으나 시체를 보면 기절하는 체질 탓에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인 요리카와 밑에서 조수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어느 산 속의 별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고용주인 탐정 요리카와는, 사건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탐정이라는 것을 알리면 정보 수집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온갖 조사를 전부 조수에게 떠넘기는 성격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이런저런 말 많은 성격이라, 사건 의뢰자가 찾아오기 전의 서장부터, 살인사건에서 범인은 소거법으로 찾아내서는 안 된다는 둥 계약서는 꼭 받으라는 둥 좀 시끄럽습니다.
뭔가 돈 받아내는 문제에 대해서 묘하게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말 많은 안락의자 탐정인가? 하는 정도로 넘기고, 그 뒤를 읽었습니다만… 기차 안에서 만나는 도쿠 영감을 시작해서, 좋게 말하면 개성적인, 나쁘게 말하면 작위적인 캐릭터가 줄줄이 쏟아지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웬만한 똑똑한 젊은이 이상으로 똑똑하신 도쿠 영감(인간 관찰에 있어서는 연륜이 있으니까, 라고 넘어가겠는데 핸드폰 가지고 이런저런 말을 거는 것에서는… 네가 무슨 공대생이냐;)도 그랬지만,
쓸데없이 말꼬리를 잡는 피해자 친구에 이르러서는 정말 짜증이;; 시간도 없구만 쿨한 척 하지 말고 얼른 안 내뱉을래? 란 느낌?
게다가, 밀실 살인하면 보통 본격 미스테리를 예상하잖아요?
그런데 사건이 일어난 동네의 분위기가, 저주가 어쩌고 크툴루가 저쩌고… 뭔가 호러도 섞여있습니다. 뭐,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진상이 밝혀지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탐정과 조수의 관계…는, 정말이지 뒤통수를 맞았다고 하기도 뭣하고, 이건 뭥미.. ㅡ_ㅡ;; 싶더라구요.
뭔가 본격 추리물과 호러와 정신병적인 요소가 섞여서 이것이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여… 라는 기분이 들어서 영 찝찝하더라구요.
단편집쪽이 더 낫다고 하는데, 일단 이 쪽은 제 돈 주고 사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빌려보고서 판단해야 할 듯 ㅡ_ㅡ;
2 Comments
Add Yours →안녕하세요 🙂
저도 얼마전에 밀실살인 읽어서..게다가 글 읽어 보니깐 저도 아는분께 소개받아 읽어 본 책이며 모르는 작가라 선입관 없이 읽었는데 너무 ㅠㅠㅠㅠ짜증나서 ㅋㅋㅋㅋㅋㅋ
저도 뭥미 싶고 ㅠㅠ같은 느낌을 받은 분이 계셔서 저도 모르게 글 남기고 가요 ^^
네 안녕하세요 ^^
사실 이 책은 동호회(?) 모임에서 다 같이 읽은 건데, 당시 다른 분의 감상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같은 감상을 가진 분이 계시다니 반가워요! ㅎㅎ
이후 그냥 이 작가분은 잊고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