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접해본 나리타 료우고 작이었습니다.
사실 바카노! 가 NT로 나오면 그 때부터 이 작가 작품을 챙겨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카노!와 비트의 디시플린과 더블 캐스트와 패러사이트 문은 언제쯤 나올런지.)
하여간 바카노!는 시리즈물이라 미뤘었는데,
단권 작품이 있다고 하고, 또 목없는 기사가 나와준다는 글을 보고 구입을 결심!
The headless knight, 사실 여기 나오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 저 달밤에 말을 타고 다니는 목없는 기사… 라는 것은 전부터 좋아하는 소재였거든요. 어쩐지 메르헨적이다 하고.(틀려)
그렇다고는 해도, 맨 첫장을 넘긴 감상은 ‘캣우먼이잖아!’ 였지만.
최종감상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마계도시(…) 이케부쿠로에 사는 듀라한과 그녀를 사랑하는 매드 닥터,
듀라한의 목을 사랑하는 소년과 그를 사랑하는 친누나와 역시 그를 사랑하는 스토커 전파녀.
그 밖에 단순히 비일상적인 것을 동경하는 소년인줄 알았더니 흑막(..)이었던 소년과
취미로 정보야를 하고 있는 청년과(이 청년이 말하는 자살론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는)
온갖 전격문고를 갖다 놓고는 고문재료로 이용하는 청년(어째 책 뒤의 special thanks에 코다 가쿠토가 나온다 했다;) 등등등등.
상당히 통쾌하게 읽었던 작품입니다. 저번 주말은 이것 덕분에 즐겁게 보냈던.
후속권이 나오면 좋겠군요. 저 커플들의 사랑의 행방도 보고 싶고…
[#M_ 5장 거리의 일상 밤(네타는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보실 분만 클릭) | 닫기 |
“일단, 죽기 전에 뭔가 하고 싶은 건 없어?”
오리하라 이자야(折原臨也)는, 노래방의 한 방에서 위험한 말을 입에 담았다. 아무 것도 선곡하지 않고, 음료수를 손에 들면서 가라앉은 목소리를 실내에 울리게 한다.
그러나 그런 물음을 받은 두 사람의 여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래, 하지만 정말로 나 같은 걸로 괜찮아? 운명을 같이 할 거라면 좀 더 멋진 남자라던가 잔뜩 있는 거 아냐?”
“없으니까 죽는 거에요.”
“그건 정론이네.”
얇은 표정인 채 끄덕이며, 이자야는 눈앞의 두 사람을 번갈아보았다. 특별히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낌새는 없다. 아무 것도 모르는 인간이 본다면, 둘이 자살지원자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리라.
그녀들은, 이자야가 자살지원자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린 ‘함께 죽읍시다!’라는 글을 보고 동의한 두 사람이다.
이자야가 올린 문장은 명랑해 한결같이 긍정적인 것이었다. 그것도 그럴 터라, 미팅계 사이트의 스팸 메일의 문장을 거의 조금 밖에 고치지 않은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다른 게시물을 훑어보아도 그런 긍정적인 인상을 부여하는 문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제부터 죽는다는 것을 거의 떠올리게 하지 않는 시원시원한 문장으로, 자살의 방법이나 동기 등에 대해서는 극히 세세하게 쓰여져 있다. 안에는 증권기업의 기획서 같이 다부진 글도 있어, 이자야는 그런 천차만별의 ‘권유’를 보는 것이 좋았다.
눈앞에 있는 둘이 죽음을 선택한 동기는, 한 사람은 취업란. 또 한 명은 실연에서 회복할 수 없는 자신에의 절망감이라 한다.
일견 죽을 정도의 이유라고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지만, 불경기의 도래로부터 확실히 증가하고 있는 동기이고, 취업별 자살자 통계로는 무직자가 단독 톱의 결과로 되어 있다. 또한, 연령별로 보아도 20세 이하의 자살자수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이지메 등의 연결에서 매스컴에서 크게 보도되는 탓에 자살자는 젊은이가 많다는 인상을 가진 인간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른바 ‘어른’ 쪽이 자살자로는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현상태이다.
그리고, 이자야의 눈앞에 있는 두 사람도 20대 중반의 연령이었다.
이렇게 실제로 자살지원자와 만나는 것은, 이미 20번 정도가 되지만──그(그녀)들은 공통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적은 것을 이자야는 느끼고 있었다. 사람의 죽음에 대한 수용법은 천차만별이라, 안에는 시종 웃고 있었던 자나, 이제부터 죽을 작정이건만 TV 드라마의 예약을 하고 온 자마저 있었다.
그러나──이자야가 지금까지 만났던 중, 실제로 자살한 자는 한 명도 없다. 그것이 그로서는 유감스러워 어쩔 수 없었다.
뉴스 등에서 보도되는 자살자들. 최근, 인터넷에서 알게 되어 자살한다는 케이스가 매스컴에 채택되고 있지만, 그 그림자에서, 개인의 자살자는 요 수년 3만명보다 적지는 않다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대체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죽어가는 것인가, 달리 길은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죽음을 각오한 것인가, 그 때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절망은 어느 정도의 것인가.
오리하라 이자야는, 인간을 좋아한다. 그럼에야말로 인간을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그는 특별히, 자살을 단념시키려고 그녀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자야와 만났던 지원자가 죽지 않는 것은, 놀려서도 죽는 것이 무서워진 것도 아니다.
담담한 가면 아래서, 이자야의 본성이 점점 혀를 보인다.
이자야는 그녀들의 자살하는 이유 등에 한동안 귀를 기울이고 있었지만, 이윽고 화제를 돌리기 위해 밝은 목소리를 냈다.
“그래서 말야, 둘 다, 죽은 뒤에는 어쩔 거야?”
갑자기 나타난 화제에, 두 사람의 여성은 깜짝 놀란 얼굴로 이자야 쪽을 본다.
“에……그거, 천국 말인가요?”
──자살하는 주제에 천국으로 나왔다! 이 얼마나 낯두꺼울까. 이래서 인간은 재미있다.
“사쿠라씨는, 저 세상을 믿나요?”
다른 한명의 여자도 이자야에게 되물어온다. 사쿠라라는 것은 적당히 생각해 낸 가명이다.
이자야는 둘의 반응에 웃으며 고개를 젓고는, 반대로 질문을 둘에게 돌린다.
“둘은 저 세상 믿지 않아?”
“저는 믿어요. 저 세상이랄까, 지박령이 되어 헤매는 것 같은……”
“저는 믿지 않아요. 죽으면 아무 것도 없어, 그저 어둠으로──하지만, 지금보다 나아.”
그 대답을 듣고, 이자야는 마음 속으로 큰 X자를 떠올렸다.
──아-, 꽝이다. 꽝도 엄청 꽝이다. 시간 낭비했구만. 중학생이냐 이녀석들. 전의 녀석은 훌륭하게 무신론자가 모여서 재미있었건만. 자신에게 취해있는 것 뿐인가 이녀석들.
그리고 이자야는, 눈앞의 둘이 그다지 죽음과 마주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는, 자신에게 경우가 좋도록 마주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자야는 갑자기 눈을 가늘게 떠, 희미한 비웃음의 색을 보이며 웃기 시작한다.
“헛수고야. 이제부터 자살하려 하는 사람이 저 세상 따위 믿어서는.”
“에……?”
불가사의한 것을 보는 듯한 눈이 된 둘에게 대해, 이자야는 조용히 입을 연다.
“사후의 세계를 믿는 것이 가능한 건 말이지, 살아있는 인간에게 부여된 특권이야. 그것이, 죽음을 생각해서 생각해서 생각에 잠긴 끝에 나온 결론이라면, 나는 불평하지 않아. 혹은──엄청난 절망에 내몰린 인간이네, 금융업자에게 실컷 배신당해 내몰린 인간이라던가, 그런 주위에서의 압력에 내몰린 인간이라던가.”
어디까지나 방긋방긋한 태도는 무너뜨리지 않은 채, 이자야는 조용히 이야기한다.
“당신들의 경우에는, 어디까지 자신의 내측에서의 압박이잖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면서, 사후의 세계에 응석부리다니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
거기에서 그녀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의 죽는 이유를 지금까지 이야기했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는 아직, 한번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을.
“저, 저기……사쿠라씨는……죽을 작정인가요?”
그 이상 없을 정도로 핵심을 찌른 물음에, 이자야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한다.
“아닌데?”
아주 잠시, 방 안에는 다른 방에서 새나오는 소리 이외 아무 것도 들리지 않게 된다. 그 사이, 여자 중 하나가 둑이 터진 듯 아우성쳤다.
“너무해! 우리들을 속였어!?”
“잠깐……당신 그건 장난이 아냐!”
그에 이어 다른 한명의 여자도 강한 말투로 이자야를 노려본다. 그러나, 그것을 들어도 이자야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
──아아, 역시 이렇게 되었나.
지금까지 몇번이나 이런 경험을 해 왔는지, 이 때의 대응도 천차만별이었다. 표정을 바꾸지 않고 패는 자도 있다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가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냉정했던 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곳에서 “흐-응, 그렇구나.”라고 말할 수 있을 인간은, 처음부터 죽음에 대해 ‘동행자’ 띠위 구하지 않겠지. 이자야는 모든 인간을 본 것도 아니고, 심리학이 모든 인간에게 맞춰진다고도 생각하지 않기에 단언은 하지 않지만──그저,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만약 이 상황에서 완전히 냉정한 자는, 그녀석도 놀고 있었거나, 마음 속에서 다른 사람이 자살을 말려주었으면 했다던가, 또는 자살을 그만두게 하려 잠입했다던가──또는 자신과 같은 종류의 인간이라고,
“최저야! 웃기지 마 바보! 뭐야 당신! 너무하잖아!”
“에, 어째서?”
그것은──정말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라는 표정이었다. 어린아이 같은 눈으로 둘을 번갈아 바라본 뒤에 한번 눈을 감고──
몇초 뒤에 이자야가 눈을 떴을 때에는, 아까까지의 즐거운 듯한 표정이 완전히 사라져, 새로운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힉……?”
그것을 보고, 저 세상을 믿고 있었던 여자 쪽이 비명에 가까운 숨을 흘린다.
이자야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확실히 웃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웃는 얼굴. 두 사람의 여자는, 그것을 보고 처음으로 ‘웃는 얼굴에도 종류가 있다’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웃는 얼굴은 웃는 얼굴이면서 가면같이 무표정하며, 웃는 얼굴이면서 어디까지나 냉담해, 그리고──웃는 얼굴이므로, 보는 자에게 끝없는 공포를 부여하는, 그런 웃는 얼굴이었다.
본래라면 산더미 같은 매리잡언이 이어질 터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여자는 입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다. 마치 눈앞에 있는 것이 인간이 아닌 무언가인 듯한 착각에 사로잡힌다.
이자야는 그 웃을 수 없는 웃는 얼굴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아까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어째서? 대체 뭐가 너무한 걸까. 그것을 이해할 수 없어.”
“어째서냐니……”
“너희들은”
여자의 말을 가로막듯이, 이자야의 말이 강한 말투로 연거푸 나온다.
“죽겠다고 결정했으니까 말야. 이미 봐, 어떤 말을 들어도 신경 쓸 필요 없잖아. 속아도 욕먹어도, 잠시 뒤에는 전부 사라져. 나에게 이렇게 속는 것이 고통이라면, 혀를 깨물면 돼. 혀를 깨무는 것은, 별로 출혈과다로 죽는 게 아냐. 쇼크로 남은 혀가 목을 압박해서 질식사 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싫은 것도 그 무엇도 전부 사라져. 존재하지 않게 돼. 그런데 너무하다니, 너무하네.”
“그런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알고 있지 않아.”
아까 ‘저 세상에는 아무 것도 없어’라고 말했던 여자를 향해, 더욱 강한 말투로 말을 쏟아붓는다.
──웃는 얼굴로.
“알고 있지 않아. 전혀 알고 있지 않아. 너는 저 세상에는 無 밖에 없다고 했어. 그게 말야, 달라. 이제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끝난다,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일지도 모르지만──죽는다는 것은──없어진다는 거야. 사라지는 것은 고통이 아냐. 존재다.”
여자들은 반론하지 않는다. 이자야의 웃는 얼굴에 눌려 있는 것이다.
이자야의 웃는 얼굴은 점점 뒤틀렸지만,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에게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지 않는 채였다.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 ‘無’가 아냐. 無라는 것은 반드시 ‘有’의 대립존재일 리는 없어. 너가 말하는 無는, 아무 것도 없는 것, 영원한 어둠. 하지만, 그곳에는 그 어둠을 지각하고 있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있잖아. 전혀 無가 아냐 그런 거. 고통에서 해방되려 죽는다고 한다면,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을 인식하는 자신’이 필요하지 않나? 너희들은 ‘자신이 아무 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마저 인식할 수 없어’라는 것마저 인식할 수 없는, 그 상황을 상상하고 있지 않아. ──너희들 둘의 생각은, 본질적으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이런 것은 저 세상을 믿지 않는다면 소학생이라도 이해해, 한번은 두려워해, 고민하는 거 아냐?”
실제, 이자야가 말하는 것은 구멍투성이인 의견이자, 얼마든지 반론할 수 있는 것을 두사람의 여자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반론을 한다 해도, 상대에게 말이라는 것이 통할지────의문이 아닌, 공포가 두 사람의 여성 속을 지배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그치만……그것은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뿐이잖아!?”
담력을 쥐어짜내 낸 그 말도, 이자야의 웃는 얼굴이 담담히 먹어치운다.
“그 말대로. 정확하게는 알 수 없어. 내가 멋대로 저 세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뿐이야. 뭐, 있으면 럭키-라고 생각하지만. 그 정도일 뿐이야.”
하하, 하고 무기질적인 웃음을 흘리며, 이자야는 더욱 밝은 말투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말야, 너희들은 다르잖아. 저 세상도 어중간하게밖에 믿지 않아. 아니면 네가 믿는 종파는 자살을 긍정한 끝에 ‘취업이나 연애에 실패하면 죽어도 된다’라고 가르치고 있을까나? 그렇다면 나는 아무 말 안 할 거고 훌륭하다고마저 생각하겠지만──그렇지 않다면, 뭐어 그, 닥쳐.”
그리고, 동의를 구하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천천히 마지막 일격을 내뱉기 시작했다.
“어중간하게밖에 믿지 않는 녀석이 저 세상을 이야기하는 건 그만 둬. 그것은, 저 세상에 대한 모독이야. 실은 죽고 싶지 않았는데, 타인의 악의에 내몰려 죽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야.”
시간은 몇초. 그러나 그것은, 두 사람의 여자에 있어서는 정말로 길게 느껴졌다.
그 얼마 안 되는 영원 사이, 이자야는 다시 눈을 감고──다음 눈을 뜬 순간에는, 이미 처음의 사람을 안심시키는 듯한 상냥한 미소로 변해있었다.
공기가 움직이기 시작한 속에서, 여전히 굳어있는 두 사람의 여자에 대해, 이자야는 아까까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말을 잣는다.
“아니-, 하하하, 아까 말했던, ‘죽은 뒤에는 어쩔 거야’라는 것은, 뭐어 말하자면, 돈 이야기지만 말야.”
“……에?”
“나는 낭비가 싫어서 말야. 그래서 말야, 보험이라던가는 요즘 체크가 엄격해졌으니까 무리지만──돈이라던가를 말야,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빌리거나 해서 말야, 그 돈을 나에게 주고서 죽지 않을래? 너희들의 죽음은 헛수고가 되지만, 너희들의 돈은 헛수고가 되지 않아. 그리고, 너희들의 호적이라던가 몸이라던가도 남기지 않고 팔면, 그, 제법 액수가 나오고 말야.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이 가능한 루트도 알고 있고.”
무서운 웃는 얼굴 때와는 완전히 다른, 지금의 이자야의 웃는 얼굴은 거의 인간미로 넘치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내용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욕망에 충실하다.
여자들이 다시 입을 열려한 때, 역시 그것을 가로막듯이 이자야가 큰소리를 낸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첫번째 문제. 나는 어째서 가장 입구에 가까운 곳에 앉아있는 걸까요?”
마치 문앞을 뒤덮는 듯한 형태로 앉아있는 이자야에 대해──여자들은,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공포를 느꼈다. 아까의 웃는 얼굴이 악마의 미소라면, 지금의 이자야는 인간의 악의를 집결한 듯한────
“두번째 문제. 이 테이블 아래 있는, 두개의 바퀴달린 수트 케이스는 무엇일까요?”
여자들은 들을 때까지 눈치채지도 못했지만, 자기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반대쪽에, 두 개의 커다란 수트 케이스가 놓여있다. 마치, 이제부터 해외여행에 가는 듯한 대화물이다.
“힌트 1. 이 수트 케이스 속은 비었습니다.”
거기까지 듣고서, 여자들 속에 동시에 싫은 예감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막 만난 참인 둘이지만, 이자야에 대한 감정에 대해 말한다면, 그녀들은 훌륭할 정도로 호흡이 맞았다.
“힌트 2. 이 수트 케이스의 사이즈는, 너희들에게 맞추어져 있습니다.”
어쩔 수도 없는 구역질이 둘을 덮친다. 그것은 눈앞의 남자에 대한 혐오감에서 온 것이었지만──그것과는 따로, 그녀들의 시계가 뱅글뱅글 돌기 시작한다.
“!?”
“뭐야……이거……”
자신들의 몸의 이상을 깨달은 때에는 이미 늦어, 이미 일어설 기력마저도 빼앗겨 있었다.
“세번째 문제. 너희 둘이 합쳐 나에게 덤비면 살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그것이 불가능할까요. 힌트, 원드링크를 가져올 때, 내가 너희들의 컵을 돌렸습니다.”
세계가 뱅글뱅글뱅글. 그대로 옅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두 사람의 여자는 이자야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자장가같이, 상냥한 목소리가 어두워져 가는 세계 속에 젖어들고 있었다.
“사랑이야. 너희들의 죽음에는 사랑이 느껴지지 않아. 안 돼. 죽음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너희들은 無에의 경의가 부족해. 그래선, 함께 죽어줄 수는 없네.”
여자 한 사람이, 최후의 힘을 쥐어 짜내 이자야를 노려보았다.
“절대……용서 안 해! 죽일……거야……!”
그것을 듣고, 이자야는 짐짓 기쁜 듯한 표정이 되고는, 여자의 볼을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꽤 좋은걸. 원망할 기력이 있다면 살 수 있어. 굉장한데 나. 네 목숨의 은인이잖아. 감사해 줘.”
여자의 의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이자야는 관자놀이에 한손을 대고 생각한다.
“아-, 하지만 원망받는 것은 싫은데. 역시 죽여두는 편이 나을지도.”
오리하라 이자야(折原臨也)는, 노래방의 한 방에서 위험한 말을 입에 담았다. 아무 것도 선곡하지 않고, 음료수를 손에 들면서 가라앉은 목소리를 실내에 울리게 한다.
그러나 그런 물음을 받은 두 사람의 여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래, 하지만 정말로 나 같은 걸로 괜찮아? 운명을 같이 할 거라면 좀 더 멋진 남자라던가 잔뜩 있는 거 아냐?”
“없으니까 죽는 거에요.”
“그건 정론이네.”
얇은 표정인 채 끄덕이며, 이자야는 눈앞의 두 사람을 번갈아보았다. 특별히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낌새는 없다. 아무 것도 모르는 인간이 본다면, 둘이 자살지원자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리라.
그녀들은, 이자야가 자살지원자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린 ‘함께 죽읍시다!’라는 글을 보고 동의한 두 사람이다.
이자야가 올린 문장은 명랑해 한결같이 긍정적인 것이었다. 그것도 그럴 터라, 미팅계 사이트의 스팸 메일의 문장을 거의 조금 밖에 고치지 않은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다른 게시물을 훑어보아도 그런 긍정적인 인상을 부여하는 문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제부터 죽는다는 것을 거의 떠올리게 하지 않는 시원시원한 문장으로, 자살의 방법이나 동기 등에 대해서는 극히 세세하게 쓰여져 있다. 안에는 증권기업의 기획서 같이 다부진 글도 있어, 이자야는 그런 천차만별의 ‘권유’를 보는 것이 좋았다.
눈앞에 있는 둘이 죽음을 선택한 동기는, 한 사람은 취업란. 또 한 명은 실연에서 회복할 수 없는 자신에의 절망감이라 한다.
일견 죽을 정도의 이유라고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지만, 불경기의 도래로부터 확실히 증가하고 있는 동기이고, 취업별 자살자 통계로는 무직자가 단독 톱의 결과로 되어 있다. 또한, 연령별로 보아도 20세 이하의 자살자수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이지메 등의 연결에서 매스컴에서 크게 보도되는 탓에 자살자는 젊은이가 많다는 인상을 가진 인간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른바 ‘어른’ 쪽이 자살자로는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현상태이다.
그리고, 이자야의 눈앞에 있는 두 사람도 20대 중반의 연령이었다.
이렇게 실제로 자살지원자와 만나는 것은, 이미 20번 정도가 되지만──그(그녀)들은 공통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적은 것을 이자야는 느끼고 있었다. 사람의 죽음에 대한 수용법은 천차만별이라, 안에는 시종 웃고 있었던 자나, 이제부터 죽을 작정이건만 TV 드라마의 예약을 하고 온 자마저 있었다.
그러나──이자야가 지금까지 만났던 중, 실제로 자살한 자는 한 명도 없다. 그것이 그로서는 유감스러워 어쩔 수 없었다.
뉴스 등에서 보도되는 자살자들. 최근, 인터넷에서 알게 되어 자살한다는 케이스가 매스컴에 채택되고 있지만, 그 그림자에서, 개인의 자살자는 요 수년 3만명보다 적지는 않다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대체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죽어가는 것인가, 달리 길은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죽음을 각오한 것인가, 그 때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절망은 어느 정도의 것인가.
오리하라 이자야는, 인간을 좋아한다. 그럼에야말로 인간을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그는 특별히, 자살을 단념시키려고 그녀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자야와 만났던 지원자가 죽지 않는 것은, 놀려서도 죽는 것이 무서워진 것도 아니다.
담담한 가면 아래서, 이자야의 본성이 점점 혀를 보인다.
이자야는 그녀들의 자살하는 이유 등에 한동안 귀를 기울이고 있었지만, 이윽고 화제를 돌리기 위해 밝은 목소리를 냈다.
“그래서 말야, 둘 다, 죽은 뒤에는 어쩔 거야?”
갑자기 나타난 화제에, 두 사람의 여성은 깜짝 놀란 얼굴로 이자야 쪽을 본다.
“에……그거, 천국 말인가요?”
──자살하는 주제에 천국으로 나왔다! 이 얼마나 낯두꺼울까. 이래서 인간은 재미있다.
“사쿠라씨는, 저 세상을 믿나요?”
다른 한명의 여자도 이자야에게 되물어온다. 사쿠라라는 것은 적당히 생각해 낸 가명이다.
이자야는 둘의 반응에 웃으며 고개를 젓고는, 반대로 질문을 둘에게 돌린다.
“둘은 저 세상 믿지 않아?”
“저는 믿어요. 저 세상이랄까, 지박령이 되어 헤매는 것 같은……”
“저는 믿지 않아요. 죽으면 아무 것도 없어, 그저 어둠으로──하지만, 지금보다 나아.”
그 대답을 듣고, 이자야는 마음 속으로 큰 X자를 떠올렸다.
──아-, 꽝이다. 꽝도 엄청 꽝이다. 시간 낭비했구만. 중학생이냐 이녀석들. 전의 녀석은 훌륭하게 무신론자가 모여서 재미있었건만. 자신에게 취해있는 것 뿐인가 이녀석들.
그리고 이자야는, 눈앞의 둘이 그다지 죽음과 마주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는, 자신에게 경우가 좋도록 마주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자야는 갑자기 눈을 가늘게 떠, 희미한 비웃음의 색을 보이며 웃기 시작한다.
“헛수고야. 이제부터 자살하려 하는 사람이 저 세상 따위 믿어서는.”
“에……?”
불가사의한 것을 보는 듯한 눈이 된 둘에게 대해, 이자야는 조용히 입을 연다.
“사후의 세계를 믿는 것이 가능한 건 말이지, 살아있는 인간에게 부여된 특권이야. 그것이, 죽음을 생각해서 생각해서 생각에 잠긴 끝에 나온 결론이라면, 나는 불평하지 않아. 혹은──엄청난 절망에 내몰린 인간이네, 금융업자에게 실컷 배신당해 내몰린 인간이라던가, 그런 주위에서의 압력에 내몰린 인간이라던가.”
어디까지나 방긋방긋한 태도는 무너뜨리지 않은 채, 이자야는 조용히 이야기한다.
“당신들의 경우에는, 어디까지 자신의 내측에서의 압박이잖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면서, 사후의 세계에 응석부리다니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
거기에서 그녀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의 죽는 이유를 지금까지 이야기했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는 아직, 한번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을.
“저, 저기……사쿠라씨는……죽을 작정인가요?”
그 이상 없을 정도로 핵심을 찌른 물음에, 이자야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한다.
“아닌데?”
아주 잠시, 방 안에는 다른 방에서 새나오는 소리 이외 아무 것도 들리지 않게 된다. 그 사이, 여자 중 하나가 둑이 터진 듯 아우성쳤다.
“너무해! 우리들을 속였어!?”
“잠깐……당신 그건 장난이 아냐!”
그에 이어 다른 한명의 여자도 강한 말투로 이자야를 노려본다. 그러나, 그것을 들어도 이자야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
──아아, 역시 이렇게 되었나.
지금까지 몇번이나 이런 경험을 해 왔는지, 이 때의 대응도 천차만별이었다. 표정을 바꾸지 않고 패는 자도 있다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가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냉정했던 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곳에서 “흐-응, 그렇구나.”라고 말할 수 있을 인간은, 처음부터 죽음에 대해 ‘동행자’ 띠위 구하지 않겠지. 이자야는 모든 인간을 본 것도 아니고, 심리학이 모든 인간에게 맞춰진다고도 생각하지 않기에 단언은 하지 않지만──그저,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만약 이 상황에서 완전히 냉정한 자는, 그녀석도 놀고 있었거나, 마음 속에서 다른 사람이 자살을 말려주었으면 했다던가, 또는 자살을 그만두게 하려 잠입했다던가──또는 자신과 같은 종류의 인간이라고,
“최저야! 웃기지 마 바보! 뭐야 당신! 너무하잖아!”
“에, 어째서?”
그것은──정말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라는 표정이었다. 어린아이 같은 눈으로 둘을 번갈아 바라본 뒤에 한번 눈을 감고──
몇초 뒤에 이자야가 눈을 떴을 때에는, 아까까지의 즐거운 듯한 표정이 완전히 사라져, 새로운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힉……?”
그것을 보고, 저 세상을 믿고 있었던 여자 쪽이 비명에 가까운 숨을 흘린다.
이자야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확실히 웃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웃는 얼굴. 두 사람의 여자는, 그것을 보고 처음으로 ‘웃는 얼굴에도 종류가 있다’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웃는 얼굴은 웃는 얼굴이면서 가면같이 무표정하며, 웃는 얼굴이면서 어디까지나 냉담해, 그리고──웃는 얼굴이므로, 보는 자에게 끝없는 공포를 부여하는, 그런 웃는 얼굴이었다.
본래라면 산더미 같은 매리잡언이 이어질 터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여자는 입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다. 마치 눈앞에 있는 것이 인간이 아닌 무언가인 듯한 착각에 사로잡힌다.
이자야는 그 웃을 수 없는 웃는 얼굴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아까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어째서? 대체 뭐가 너무한 걸까. 그것을 이해할 수 없어.”
“어째서냐니……”
“너희들은”
여자의 말을 가로막듯이, 이자야의 말이 강한 말투로 연거푸 나온다.
“죽겠다고 결정했으니까 말야. 이미 봐, 어떤 말을 들어도 신경 쓸 필요 없잖아. 속아도 욕먹어도, 잠시 뒤에는 전부 사라져. 나에게 이렇게 속는 것이 고통이라면, 혀를 깨물면 돼. 혀를 깨무는 것은, 별로 출혈과다로 죽는 게 아냐. 쇼크로 남은 혀가 목을 압박해서 질식사 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싫은 것도 그 무엇도 전부 사라져. 존재하지 않게 돼. 그런데 너무하다니, 너무하네.”
“그런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알고 있지 않아.”
아까 ‘저 세상에는 아무 것도 없어’라고 말했던 여자를 향해, 더욱 강한 말투로 말을 쏟아붓는다.
──웃는 얼굴로.
“알고 있지 않아. 전혀 알고 있지 않아. 너는 저 세상에는 無 밖에 없다고 했어. 그게 말야, 달라. 이제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끝난다,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일지도 모르지만──죽는다는 것은──없어진다는 거야. 사라지는 것은 고통이 아냐. 존재다.”
여자들은 반론하지 않는다. 이자야의 웃는 얼굴에 눌려 있는 것이다.
이자야의 웃는 얼굴은 점점 뒤틀렸지만,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에게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지 않는 채였다.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 ‘無’가 아냐. 無라는 것은 반드시 ‘有’의 대립존재일 리는 없어. 너가 말하는 無는, 아무 것도 없는 것, 영원한 어둠. 하지만, 그곳에는 그 어둠을 지각하고 있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있잖아. 전혀 無가 아냐 그런 거. 고통에서 해방되려 죽는다고 한다면,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을 인식하는 자신’이 필요하지 않나? 너희들은 ‘자신이 아무 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마저 인식할 수 없어’라는 것마저 인식할 수 없는, 그 상황을 상상하고 있지 않아. ──너희들 둘의 생각은, 본질적으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이런 것은 저 세상을 믿지 않는다면 소학생이라도 이해해, 한번은 두려워해, 고민하는 거 아냐?”
실제, 이자야가 말하는 것은 구멍투성이인 의견이자, 얼마든지 반론할 수 있는 것을 두사람의 여자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반론을 한다 해도, 상대에게 말이라는 것이 통할지────의문이 아닌, 공포가 두 사람의 여성 속을 지배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그치만……그것은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뿐이잖아!?”
담력을 쥐어짜내 낸 그 말도, 이자야의 웃는 얼굴이 담담히 먹어치운다.
“그 말대로. 정확하게는 알 수 없어. 내가 멋대로 저 세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뿐이야. 뭐, 있으면 럭키-라고 생각하지만. 그 정도일 뿐이야.”
하하, 하고 무기질적인 웃음을 흘리며, 이자야는 더욱 밝은 말투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말야, 너희들은 다르잖아. 저 세상도 어중간하게밖에 믿지 않아. 아니면 네가 믿는 종파는 자살을 긍정한 끝에 ‘취업이나 연애에 실패하면 죽어도 된다’라고 가르치고 있을까나? 그렇다면 나는 아무 말 안 할 거고 훌륭하다고마저 생각하겠지만──그렇지 않다면, 뭐어 그, 닥쳐.”
그리고, 동의를 구하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천천히 마지막 일격을 내뱉기 시작했다.
“어중간하게밖에 믿지 않는 녀석이 저 세상을 이야기하는 건 그만 둬. 그것은, 저 세상에 대한 모독이야. 실은 죽고 싶지 않았는데, 타인의 악의에 내몰려 죽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야.”
시간은 몇초. 그러나 그것은, 두 사람의 여자에 있어서는 정말로 길게 느껴졌다.
그 얼마 안 되는 영원 사이, 이자야는 다시 눈을 감고──다음 눈을 뜬 순간에는, 이미 처음의 사람을 안심시키는 듯한 상냥한 미소로 변해있었다.
공기가 움직이기 시작한 속에서, 여전히 굳어있는 두 사람의 여자에 대해, 이자야는 아까까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말을 잣는다.
“아니-, 하하하, 아까 말했던, ‘죽은 뒤에는 어쩔 거야’라는 것은, 뭐어 말하자면, 돈 이야기지만 말야.”
“……에?”
“나는 낭비가 싫어서 말야. 그래서 말야, 보험이라던가는 요즘 체크가 엄격해졌으니까 무리지만──돈이라던가를 말야,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빌리거나 해서 말야, 그 돈을 나에게 주고서 죽지 않을래? 너희들의 죽음은 헛수고가 되지만, 너희들의 돈은 헛수고가 되지 않아. 그리고, 너희들의 호적이라던가 몸이라던가도 남기지 않고 팔면, 그, 제법 액수가 나오고 말야.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이 가능한 루트도 알고 있고.”
무서운 웃는 얼굴 때와는 완전히 다른, 지금의 이자야의 웃는 얼굴은 거의 인간미로 넘치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내용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욕망에 충실하다.
여자들이 다시 입을 열려한 때, 역시 그것을 가로막듯이 이자야가 큰소리를 낸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첫번째 문제. 나는 어째서 가장 입구에 가까운 곳에 앉아있는 걸까요?”
마치 문앞을 뒤덮는 듯한 형태로 앉아있는 이자야에 대해──여자들은,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공포를 느꼈다. 아까의 웃는 얼굴이 악마의 미소라면, 지금의 이자야는 인간의 악의를 집결한 듯한────
“두번째 문제. 이 테이블 아래 있는, 두개의 바퀴달린 수트 케이스는 무엇일까요?”
여자들은 들을 때까지 눈치채지도 못했지만, 자기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반대쪽에, 두 개의 커다란 수트 케이스가 놓여있다. 마치, 이제부터 해외여행에 가는 듯한 대화물이다.
“힌트 1. 이 수트 케이스 속은 비었습니다.”
거기까지 듣고서, 여자들 속에 동시에 싫은 예감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막 만난 참인 둘이지만, 이자야에 대한 감정에 대해 말한다면, 그녀들은 훌륭할 정도로 호흡이 맞았다.
“힌트 2. 이 수트 케이스의 사이즈는, 너희들에게 맞추어져 있습니다.”
어쩔 수도 없는 구역질이 둘을 덮친다. 그것은 눈앞의 남자에 대한 혐오감에서 온 것이었지만──그것과는 따로, 그녀들의 시계가 뱅글뱅글 돌기 시작한다.
“!?”
“뭐야……이거……”
자신들의 몸의 이상을 깨달은 때에는 이미 늦어, 이미 일어설 기력마저도 빼앗겨 있었다.
“세번째 문제. 너희 둘이 합쳐 나에게 덤비면 살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그것이 불가능할까요. 힌트, 원드링크를 가져올 때, 내가 너희들의 컵을 돌렸습니다.”
세계가 뱅글뱅글뱅글. 그대로 옅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두 사람의 여자는 이자야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자장가같이, 상냥한 목소리가 어두워져 가는 세계 속에 젖어들고 있었다.
“사랑이야. 너희들의 죽음에는 사랑이 느껴지지 않아. 안 돼. 죽음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너희들은 無에의 경의가 부족해. 그래선, 함께 죽어줄 수는 없네.”
여자 한 사람이, 최후의 힘을 쥐어 짜내 이자야를 노려보았다.
“절대……용서 안 해! 죽일……거야……!”
그것을 듣고, 이자야는 짐짓 기쁜 듯한 표정이 되고는, 여자의 볼을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꽤 좋은걸. 원망할 기력이 있다면 살 수 있어. 굉장한데 나. 네 목숨의 은인이잖아. 감사해 줘.”
여자의 의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이자야는 관자놀이에 한손을 대고 생각한다.
“아-, 하지만 원망받는 것은 싫은데. 역시 죽여두는 편이 나을지도.”
_M#]
추가:
드라마 CD야! 도쿠로짱!
track 7. 보너스 트랙 「할리우드 영화풍으로 『듀라라라!!』를 선전해본다!」
시즈오가.. 시즈오가.. 저건 단순한 친비라잖아! (아니 친비라긴 하지만서도;)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