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cite mill (인사이트 밀)

출판사 리뷰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받게 된 책입니다. 받은지는 한참 지났는데 어찌저찌하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네요. 원래 이런 건 얼른 읽고 리뷰 올리는 게 도리건만(…)
07년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에 랭킹되었던 작품으로, 말하자면 배틀 로얄+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등을 접목시켜놓은 듯한 소설입니다.
엄청난 금액의 아르바이트에 끌려 찾아온 12명, 그들이 1주 동안 갇히게 된 ‘암귀관’. 각자의 방마다 준비된 살인 무기, 거기에 ‘살인자’ ‘탐정’ 조수’ ‘피해자’ 등이 될 때 시급의 몇 배를 보너스로 얹어준다는 유혹.

처음에는 아무리 시급이 좋다고 해도 누가 살인같은 모험을 하겠냐~~ 라며 여유 부리던 12명. 그 중 한 명이 살해당하고, 그렇게 균형이 무너지면서 배틀 로얄의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소설에서도 말하지만, 이 상황은 ‘분위기 파악 못 하는 돈 많은 미스터리 마니아’가 꾸며놓은 공간으로서, 여기서 말하는 살인은 모의 살인이 아니라 진짜 살인입니다.

타 미스테리 소설에서의 살인은 ‘진짜’라도 딱히 불쾌하거나 하지 않았는데 이 암귀관이라는 배경은 마음에 안 들었네요.
애초에 ‘진짜 살인을 뒤덮어주는’ 윤리를 위배하는 공간이라는 조건인데, 그렇다면 어째서 참가자들은 그 시급을 과연 주기는 할지,
실험 끝나면 입막음으로 모두 죽이는 것은 아닌지,
혹은 거기 써 있는 규칙대로 12명 중의 누구 하나가 아니라 주최자가 죽였다는 생각은 못하는 건지 의문이더군요. 살인도 불문하는 상황, 그런 거짓말쯤 못할까요. 그런 암귀관이랄까 설정 자체가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인권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라며?

그 밖의 추리소설로서의 요소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사람에 하나씩 살인무기를 갖고 있다는 명제하에 풀어가는 수수께끼는 보드 게임 클루를 연상하게 했구요,
이런 감옥인지 폐쇄된 공간에 젊은 남녀들을 몰아넣고 실험(관찰)한다는 내용의 영화가 있었던 것도 기억 납니다. 이름까지는 모르겠지만. 실화랬든가?
요 전에 읽은 ‘이니시에이션 러브’가 서술 트릭이 메인인 데 비해 이 쪽은 제 취향에 맞았네요.

뭐 어쨌든 가볍게 읽기 나쁘지 않은 미스테리였습니다. 하지만 비평이 많아서 이거 온라인 서점에는 올리기 힘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