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엔드 1 ★★★★☆


강은 상당히 먼 곳에서 흘러온다.
그 도중에 굽이치거나 역류하는 일도 있지만, 결국에는, 강은 바다에 도달한다.
그저, 그 즈음에는, 아름답게 맑았던 물은 더럽혀져 있다.
강바닥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해져 버린다.

그래도, 어쨌건――.
강은 바다에 도달하는 것이다.
하구(리버즈 엔드).
그곳은, 강의 끝.
그리고, 바다의 시작.


‘반쪽 달이 뜨는 하늘’, ‘배틀 쉽 걸’의 작가 하시모토 츠무구의 작품입니다.
배틀 쉽 걸 다음, 반쪽 달 전에 쓰인 작품이네요.
본편 5, 외전 1로 완결되었고, NT Novel로 본편 5권까지 나와 있습니다.

한 베드 타운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히로키. 어느날 휴대폰에 모르는 여자아이에게서 ‘그곳에 바다는 있나요?’ 라는 문자가 오고, 그를 계기로 얼굴도 모르는 그 ‘유이’란 소녀와 문자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우연’에 ‘우연’을 거쳐, 히로키가 다니고 있는 학교로 전학온 유이.
물론 이 일련의 사건이 ‘우연’일 리가 없이(우연성은 고전 소설의 특징), 그저 평범하게 학교 생활을 보내던 둘에게 이변이 일어난다- 라는 내용이네요.

(이하, 네타바레 주의)

책의 시작은, 중상을 입은 유이와 히로키가 하구에 도착하는 내용입니다.
본편의 시작은, 평범한 생활을 보내고 있는 히로키가 그려져 있어서,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과 같이 뭔가 평범하지 않은 배경을 갖고 있는 소녀와 소년이 만난다는 내용일 거라는 인상이 들더군요.
그래서 Boy Meets Girl류려니 하고 읽었습니다만, 조금 다르더군요.
막상 학교 생활을 보낼 때는 유이가 가진 ‘비일상’이 학교라는 ‘일상’에 조금씩 침투하는 일도 없었고(에피소드가 하나 있고, 검은 양복의 여자 어쩌고 하기는 하지만), 난데없이 유이를 공격하는 남자가 나타나고, 갑자기 유이의 배경이 설명되고, 무엇보다 결말에서, 다 죽이고.
결말을 읽고 있는 상태에서 이미 5권 완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작가 후기를 보니 ‘다음 권도 쓸 생각입니다’라고 하길래 대체 뭔 내용으로 나가려나 하고 뒷권 소개글을 보니…
유이는 계속해서 의식불명(히로인 아니었어?;). 어느 실험시설에 들어간 히로키와, 함께 갇혀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 로 노선변경(?) 되는 듯.

Boy Meets Girl 아니었나;;; 괜찮은 건가;; 싶은데다가, 작가후기에

어떤 소년이 있습니다. 그는 아마, 아무 것도 믿지 않습니다. 툭하면 배신당했던 그는, 다시 배신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믿지 않으면, 이 이상 배신당하는 일도 없어――. 그저, 그는 믿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터입니다. 아마.
이윽고, 그는 한 명의 소녀와 만납니다.
그 소녀는, 소년과 달라서, 다양한 것을 믿습니다. 그런 그녀의 ‘믿고 싶은 마음’은 차례차례 배신당합니다. 그래도, 소녀는 믿으려고 합니다. 그녀는 너무나 약한 여자아이이기는 하지만, 어딘가에 굉장히 강한 것을 갖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믿고 싶지만, 믿지 않는 남자아이.
믿고 싶어서 실제로 믿는 여자아이.
그들의 만남은 비극을 불러옵니다. 하지만, 그 비극 속에, 둘은 무엇인가를 붙잡습니다. 이 이야기에 무언가의 구원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의 마음 속에 있을 터입니다. 그, 구원이 된 것은, 극히 간단한 말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일부러 쓸 것도 없겠죠. 읽으면 알 일이고.
라고 써 있는 것 치고 이런 것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것을 생각할 때, 역시 초기작이었던 만큼 아직 미숙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니면 뒷권을 가리키는 이야기라든가?

그래도 일단 마음에 들었기에, 나중에 북오프에 보이면 뒷권도 읽어볼 예정. 노선변경이 좀 마음에 걸립니다만…

P.S 1. 처음으로 이 작가의 작가사진을 보았는데, 머리가 나만큼 길어서 ‘엑, 여자였어?’ 하고 놀랐지만, 역시 츠무구란 이름은 남자이름일 것 같고, 작가후기의 1인칭도 僕고, 사진에 어둡게 나온 얼굴도 자세히 보면 남자인 듯..
      2. 이 작가, 꽤나 고양이가 좋은 모양이에요. 그러고 보니 ‘고양이 도둑과 목요일의 키친’은 언제 한 번 읽어보려고 생각 중이긴 한데..
      3. 3장의 부제가 ‘childfood’s end’인 것을 보고 웃음. 그거 맛있는 거? 한국어판에는 어떻게 나왔으려나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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