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시마의 고슈인을 검색하다가, 아와오도리 회관이 있는 것과 같은 산의 기슭을 90도 돌아가면 일러스트로 주는 신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서 다음 행선지는 이곳으로 했습니다.
2.5km니까 걸어가도 되었겠지만, 다행히 버스가 다니는 길이라 버스를 탔습니다. 시내에서 나가는 길에 있어서 그런지 다양한 번호의 버스가 가더라구요(15분에 한 대 꼴로 왔으니 이 정도면 훌륭).
버스를 탈 때 정리권이 없어서 둘러보니 일괄 250엔. 페이페이인지의 QR코드 선결제도 된다고 해서 그럼 IC 카드도 되려니 하고 있었는데, 내릴 때 보니 또 IC 카드는 안 받길래 현금을 냈습니다.
신사를 가기 전에 먼저 점심을 해결.
KITCHEN NAKAGAWA라고 하는 경양식집이었는데 무난하게 맛있었어요.*
배를 채우고 찾아삽니다.
이 코코로요시 신사快神社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어서 매달 바뀌는 고슈인 안내라든가를 하지만, 공홈은 없고, 위키에도 간략하게만 나와있어 누굴 모시는 건지도 모르겠고, 원래 호코라祠만 남아있던 것을 재건? 했다더니 실제로 보니 정말 너비 1.5m정도?로 골목에 낑겨있는 신사 수준인데 예쁘게 꾸며놓으셨더군요.위키에 나오길 고슈인 받으려면 200m 더 걸어가야 한다고 했는데, 막상 보니 바로 건너편에 사무소가 있어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여성 신주님이 계셨는데, 어디서 왔냐고 묻더니 고슈인을 다 쓴 후 마구 말을 거시는 겁니다…
– 아들이 한국에 다녀왔는데 이런 사진을 보냈어(광장시장 같음)! 이런 사진(壽福康寧이라 써 있는 젓가락 씌우는 종이)을 보냈는데 뭐라 써 있어?
– 어 안녕을 바란다…?
– 아 가게 이름이 아냐?
– 아니에요
– 그럼 이건?
– 손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 그렇구나!
로 시작하야 여기는 왜 왔냐 일본에 자주 오냐 일본은 즐겁냐 시코쿠 33관음은 돌아봤냐 한국 학교에서는 일본 사람들이 나쁘다고 가르치냐 이름이 뭐냐 직업이 뭐냐 인스타 계정이 뭐냐 등등…
이것을 최소 30분 떠드심. 그것도 난감하게 떠들기만 하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무언갈 주시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그리고 포포를 보고 귀엽다고 하시더니 같이 신사로 가자고 하고는 찍기 시작.이 때 이분의 진심?을 느꼈던 게,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셔서 카카포 입양 페이지(뉴질랜드 정부)까지 알려드리고, 카드 결제 되려나? 하시길래 페이팔 결제된다고 말하려는데 페이팔이 생각이 안 나는 거에요. 그래서 몇 분을 끙끙대는데 보통 같았으면 여기서 적당히 말을 끊었을텐데 이분은 제가 떠올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음;;;;
여튼 그래서 극 I인 저는 기를 다 빨려서 너덜너덜해져서 나왔습니다. 몇 년 동안 일본에서 떠든 만큼의 일어를 이 때 말한 듯. (혼자 여행할 땐 돈이 오고 갈 때나 대화를 하니까)
원래 고슈인 받으면 신사 찍으려고 했는데 완전히 까먹음;;;
아, 그리고 대체 이 신사는 누굴 모시는 건가 했는데(위키에는 쌍둥이 아마비에-신주님 말에 의하면 국내 유일한-이야기밖에 없어서 설마 아마비에를 모시는 건 아니겠지 했는데, 스사노오랑 오오쿠니누시, 스쿠나비코나라고 하네요. 스쿠나비코나는 의료의 신이라고도 설명해주심(어째 부적에 간호사랑 의사인가 주사기인가 청진기인가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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