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리쿠의 한낮의 달을 쫓다에서 읽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 야마노베노미치山辺の道와 아스카무라明日香村입니다.
원래 3월 12일은 이 두 군데를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정에서 유일하게 비가 온 날이었어요.
아침 9시 20분에 일어나서 호텔 무료 조식도 놓치고, 비오는데 어쩌지 하고 누워서 구글맵을 만지작거리니 아스카무라는 갈 방법이 요원하더군요.
나라 버스 1일권 확장판에 아스카무라가 포함되어 있길래 버스편이 많은 줄 알았지..
어쩐지 소설에서도 아스카무라에 오롯이 하루를 다 바친다 했더니…
..뭐 고분군에는 큰 흥미가 없으니 되었나? 월초에 경주도 다녀왔고, 하고 아스카무라는 포기하고 야마노베미치에 있는 신사 두 군데를 가보기로 합니다.
야마노베노미치는 나라 시대 쓰였던, 미와야마三輪山의 서쪽 기슭을 남북으로 잇는 약 10km의 길로서, 일본 최고古의 길이라고 합니다. 대충 말하면 이 날의 목적지인 신사 두 곳을 연결하는 산기슭의 길이네요.두 신사 가운데, 오미와신사大神神社 앞에 미와소면과 감잎초밥을 파는 가게가 있길래 거기서 아점을 먹기로 하고 출발합니다.
오미와신사는 JR 나라역에서 JR 미와역으로 가서(40분에 한 대꼴?), 역에서 500m 걸어가면 나옵니다.신사에 들어가기 전에 니노도리이 앞에 있는 식당 福神堂에서 아점을 먹습니다.호보니치에 나라현에서 먹어야할 것 중에 아스카지루, 미와소면, 감잎초밥이 있길래..
미와 소면은 나라시대부터 만들어온 소면으로, 겨울에 손으로 만드는 면이라는데 설마 지금도 그럴 거 같지도 않고..
여튼 빗길에 추워서 따뜻한 국물(가츠오부시)에 감잎 사바즈시 세트를 시켜먹었습니다. 맛있지만 예상가능한 맛.
이 식당에서 밥을 먹다 보니 등산복을 입은 장년층 무리가 많길래, 아 이게 다 야마노베미치를 걷는 무리들인가. 비오는데 걷는건가 감탄했지요(그러나 아니었다.. 작년 초파일때 비오는데 북한산 국립공원 올라가는 사람들을 봐서 착각했나..)
오미와신사는 야마토노쿠니의 이치노미야로, 일본 최고古의 신사라고 합니다.
고사기에서, 오오모노누시노오오카미大物主大神가 이즈모의 오오쿠니누시노카미大国主神 앞에 나타나 자신을 미와야마산에 모셔라- 라고 했다는 데에서 기인한 신사라네요. 한편 일본서기에서는 大物主大神는 大国主神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했다나 어쨌다나.
여튼 오미와신사는 이즈모타이샤와 함께 유사 이전부터 있었던 제일 오래된 신사, 이고, 신체는 大物主大神를 모신 미와야마산 자체라고 합니다.
여덟번째로 방문한 이치노미야네요.
고슈인을 받은 후 잠깐 비를 피해 앉아있다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다시 JR로 갑니다.
이 날 비올 걸 미리 알고 있어서 이번 여행은 방수재질의 운동화를 신고 갔는데 벌써 틈으로 새기 시작해서 하루 종일 불편했음… ㅠㅠ
2 Comments
Add Yours →저도 나라역에서 감잎초밥을 사먹을까 잠깐 고민했었는데 예상 가능한 맛이었군요. 누가 한 번씩 생각나는 맛이래서 망개떡같은 느낌인가 싶었는데(…)
일본서기대로면 오오모노누시노오오카미=오오쿠니누시노카미 님께서 그냥 본인의 의지를 두 번 피력한 것일까요? 아무튼 미와야마산에 계신 것으로…
한국에서 절 돌아다니면 대웅전의 지붕과 산의 능선이 이어지는 곳도 있고 아무튼 산속에 잘 융화되어 있는 느낌인데, 설명대로라면 오미와신사 본전 뒤에도 산이 보여야하는거 아닌가 싶고..
비가 엄청 오는데 고생하셨습니다. 아직 야마노베노미치는 이어지겠군요.
감잎 스시는, 음 대나무잎이라든가 다른 잎에 비해 향이 약했는지 잘 안 느껴져서요.
평소에 먹는 사바즈시가 교토의 다시마에 감긴 거라 더 약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고, 절인 고등어 자체 향이 강한 것도 있겠고..
그리고 정말, 산이 신체인 신사라고 해서 당연히 우리나라 궁처럼 뒤에 산이 딱 보이겠지 했는데 아니라서 위화감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