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발간된 신간.
36권이 되도록 니시우라 보이즈들은 1학년이네요. (37권부터 2학년인 거 같지만..)
오오후리 초기 내용은 여타 스포츠 만화가 그렇듯 주인공팀이 기적적으로 강팀을 이겨내는 부분을 그려왔고 그렇게 팬층을 확보했죠.
그렇지만 애니가 히트하고 팬층이 확보된 여름 대회 이후의 연재부터는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 특히 고1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신생팀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데에 중점을 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강팀을 만나면 당연히 진다던가(솔직히 시합 부분이 재미없어진 건 사실임),
사실 20대 초반일뿐인 모모에 마리아가 팀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자기 아버지를 끌어들인 거라거나, 야간 훈련을 할 환경이 안 되니까 조명을 사기 위해 다 같이 알바를 뛴다거나.. 하는 식으로 시합이 아닌 ‘야구팀 만들기’의 이야기가 된 듯.
36권은 그 중에서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 일단 일견 불가능해보이는 것-하루에 150km 걷기-에 다 같이 도전한다는 내용.
150km가 어느 정도냐 하면 대충 서울에서 세종이네요 ^^;
작중에서는 사이타마에서 미하시네 할아버지집(미하시가 중학생때까지 살았던)까지 거리입니다. 150km 걸어가서 미하시네 할아버지네에서 하룻잠 자고 온다는 내용. 읽기에 따라서는 합숙훈련 에피소드로 받아들여도 될 듯.
근데 왜 오랜만에 포스팅하냐면.. 작중의 아베의 한마디 때문.
사실 전 겉으로 보이는 성격은 어떻든 사고방식은 아베에게 동조하는 일이 많습니다. 근데 그것만이 아니더라도 저 스포츠 만화에 나오는 ‘매니저’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늘 의문이었어요. 트위터에도 쓴 적이 있긴 한데,
대체 뭐가 좋아서, 저들 좋다고 운동하는 애들 뒤치다거리를 하는건지…
고등학생까진 저 매니저를 일본 만화에만 존재하는 환상종이라 생각했는데 대학교 가니까 있더라구요? 대학생때는 단순히 운동부에 좋아하는 남자라도 있는 건가 하고 넘어갔지만(실제로 고등학생때부터 알았던 동기-스트라이크 3개면 아웃이 되는 것도 몰랐던-가 대학교 들어가서 야구부 매니저가 되어서 선배랑 사귀고 결혼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욱 그 생각이 굳혀짐).
스포츠 만화를 많이 안 봐서 모르지만 ‘대체 매니저를 왜 하는 건가’에 대해 나오는 건 처음 봐서 올려봅니다. 그에 대한 시노오카의 대답은 역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었지만요…
그리고 과연 모모에는 무급 감독인가? 라는 점도 나오면 좋겠는데 말이죠…
*
그러고보니 제가 수험생이던 시절,
아직 의대 추가 입학이 연락이 안 와서 모대 공대에 가게 될 줄 알고 ot까지 참가했다가 추가 입학되어서 ot때 한 팀이었던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고지를 했었습니다. 그 때 받은 답장 중 두 개가
1. 내 전여친이랑 닮았었는데(어쩌라고)
2. 너 들어오면 우리 부 매니저 시키고 싶었는데(누구맘대로)
그 짦은 ot 시기에 본 게 다인데 대환장쇼…
2 Comments
Add Yours →저도 매니저라는 존재에 늘 의문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여고생 스포츠 팀에 남고생이 매니저하는 경우는 없잖아요.
여자 매니저가 없는 고교생 팀원이 주인공에게 우리가 진 건 매니저가 없어서라며 적개심을 불태우며 궁시렁 대는 장면도 나오고(어쩌라고)
그런거보면 도대체 매니저의 존재의의는 뭔가 싶죠. 슬램덩크 보면서도 그랬고요. 심지어 소녀만화에서 매니저인 주인공이 집에서도 소녀가장 역할을 하고 초인적으로 매니저 하면서(라고 쓰고 온갖 궂은 잡일이라고 읽는다) 문제아였던 남주를 어엿한 선수로 탈바꿈 시키고(그러고보니 하필 농구) 비밀 연애하는거 보면서 복장 터져서 때려쳤더랬죠. 소녀만화에서도 그런 식으로 그리는걸 보면서 아예 고정관념으로 자리잡혔구나 싶었던.
도처에서 엄마같은 존재를 필요로 하는구나 싶습니다. 매니저는 그런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닐까요.
요즘 탐라에 슬램덩크가 흥하니+마침 오오후리 신간에 슬쩍 언급되니 올려봤는데 정말 도처에서 엄마 같은 존재를 필요로 한다는 말씀이 맞는 듯.. 그래서 제가 하이큐에서 네코마 주장(이름 까먹은.. 나캄이 맡은)이 마음에 들었던 장면 중 하나가 매니저 있으면 좋겠지만 뭐 굳이.. 라는 반응을 보였을 때였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