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의 낡은 빌딩에 있는「영감 점집」에는, 오늘도 괴이한 현상에 고민하는 손님들이 찾아온다. 그들의 상담에 응하는 점술사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것은, 세 번 여우에 수용령등, 진기한 요괴의 이름 뿐. 그들은 전부 사기지만, 하지만 그의 「신탁」은 언제나 훌륭하게 괴이의 뒤에 숨겨진 진실을 가리킨다. 여감은 없지만 추리는 날카로운 타츠토라 삼촌의, 낮잠과 수수께끼 해결의 일상을 그린 상냥한 안락의자 탐정 연작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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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치 준의 2000년 작품. 화자는 막 도쿄에 상경한 대학교 1학년 여학생. 30대 중반이 되도록 제대로 된 일자리는 찾아보지 않고 시부야에서 점장이를 하고 있는 숙부의 가게에서 (무녀 복장을 하고)아르바이트를 하며, 삼촌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고민을 함께 듣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총 6화로 이루어져 있고요. 소개문에 써 있는대로 제대로 된 영감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에게 이런저런 단서를 캐묻고는 적당한-그러나 멀리보면 사건의 해결에 일조하는- 신탁? 탁언을 내립니다.
점장이면서도 조카에게 늘 세상에 괴이현상이란 없다고 말하는 삼촌의 캐릭터는, 본질적으로 보자면 교고쿠도랑 흡사하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교고쿠도처럼 괴이현상의 현대판 재해석이라든가 그런 세련되고 거창한 게 아니라, 그 때 그 때 손님을 납득시키기 위해 괴이현상의 해석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뭐, 말하자면 일상계 안락의자 탐정물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2000년 작품이면 그렇게 옛날도 아닌데 뭔가 작가의 관점이 20세기스러워서 – 일하는 여성은 멋지지만 드세다던가, 부인이 태어난 달(생일도 아니고!)도 기억하지 못할만큼 일에만 매달리는 아버지를 상냥하고 좋은 아버지라고 한다던가 하는 점은 읽으면서 좀 거슬렸네요. 찾아보니까 작가가 1962년생…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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