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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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고, 조용히 형기를 마친 아내의 진정한 동기란-. 경악의 결말로 신음하게 하는 표제작으로 시작해, 교통경찰이나 해외 비지니스맨, 아름다운 중학생 자매, 프리 라이터 등이 만나는 6개의 기묘한 사건. 치밀히 갈고 닦여진 유려한 문장과 정밀한 로직에 끌리게 하는, 미스테리 단편집의 새로운 걸작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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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작.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각 단편들에 연결은 없구요.. 느낌은 덧없는 양들의 축연이랑 비슷할까요.
뭐.. 덧없는 양들도 ‘마지막 한 줄의 반전!’이 캐치 프레이즈였지만(실은 그 정도까진 아니었음), 이번 책도 각 단편 후반에서 뜻밖의 진상을 밝히는 구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지 뭐랄까.. 덧없는 양들이 추리보다 탐미? 위주라는 느낌을 받았던 데 비해 이 쪽은 제대로 추리랄까 진상이 밝혀지면서 쓰인 단서가 곳곳에 나와있고, 좀 더 추리물이라는 느낌이네요. 뭐 본격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2% 부족하지만요.

1. 야경(夜警)
한밤 중 가정폭력->살인미수로 이어지는 현장에 닥친 순경이, 칼을 휘두르고 있던 남편을 사살하고 대신 자신은 칼에 찔려 순직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서술자는 순직한 순경의 상관으로, 장례식부터 시작해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서술되는데…

2. 사인숙(死人宿)
서술자가 찾아간 온천 여관은, 천연 가스가 고이기 쉬워 질식사가 매년 한 두건은 일어나는.. 그래서 자살 지원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여관이었습니다. 온천의 여주인이 노천 온천에서 유서를 발견하고, 현재 여관에 묵고 있는 세 명 중 유서를 쓴 사람이 누군지 특정을 지어달라고 부탁하는데..
느낌으로는 빙과 4권의 ‘짐작이 가는 사람은’이랑 비슷했네요. 한정된 글에서 얼만큼 단서를 얻을 수 있는지의 두뇌게임이었습니다.

3. 석류
..이건 읽으면서 내가 지금 요네자와 호노부를 읽는 건지 사쿠라바 카즈키를 읽는 건지 묘했다는 ㅎㅎㅎ

4. 만등(万灯)
얼핏 완전범죄로 끝났을 살인이 어떻게 밝혀지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5. 관문지기(關守)
프리 라이터가, 4년간 4건의 교통사고-네 건 다 사람이 죽은-가 일어난 현장에 찾아갑니다. 마감이 닥쳐온 괴담 소책자에 실을 글을 쓰기 위해서인데, 서술자에게 자료를 제공한 선배는 ‘이것은 ‘진짜’니까 조심해- 라는 말을 남기죠.
오노 후유미의 ‘잔예‘에도 언급되는데, 괴담을 쓰는 작가들 사이에서는 ‘진짜’인 괴담을 함부로 문자화했다가 덩달아 해를 입는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 같습니다. 진짜려나..

6. 만원(満願)
표제작.
사람을 죽이고, 조용히 형기를 끝낸 아내의 진정한 동기란- 이라는 저 소개글에 더 붙일 말이 없다..;


추리요소에 대해서는 둘째치고..
과연 요네자와 호노부. 하나같이 어두운 인간성을 비추면서 끝냅니다. 꿈도 희망도 없어요 ㅋㅋㅋ 그게 매력이기도 하지만요. 해피엔딩도 좋아하긴 하지만, 이 작가는 현실이랑 타협은 안 한다는 느낌이라 그것도 좋아요 ㅎㅎㅎ
사실 리커시블은 약간 애매했는데 이번 작품은 재밌게 읽었습니다 >.<
수상까지 했으니 언젠가 라이센스 들어올 듯..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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