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로 시계가 덮인 속을, 쿠니히코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 운전수는 죽었을 터인 소꿉친구고(「어느 쪽?」)―「어떤 조신한, 시시한 삶이었다고 해도 이야기의 보물창고가 될 수 있다」라는 아사노 아츠코가 시도한, 에세이에서 단편집으로 변용되는 6편의 이야기. 판타직하고 슬프고 사랑스러운 작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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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노 아츠코의 판타직한 이야기 모음집이라는 말을 보고 간사이 여행 가서 집어든 책입니다. 그런데 반은 에세이집이라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부분에, 작가 자신의 글로 왜 이런 에세이집을 내게 되었는지에 대해 나와있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실은 평범한 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신기한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은 그 시험작이라고.
총 6편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전부 초반은 작가 자신이 겪은 에세이고, 후반은 그 에피소드에서 소재를 써서 이런 식으로 바꿔보았습니다- 라는 식.
그러니까 에세이+단편소설을 따로 치자면 전부 12편이네요, 전부 짤막짤막해서.. 그냥 아, 이 작가가 이런 식으로 망상력을 폭발시키는구나 라는 예는 되겠지만.. 음..
1. 고래 언덕에서
작가가 산책하다가 겪은 인상깊은 장소(길이 잠자리로 덮여있다가 작가가 지나가자 일제히 날아올랐다던가)를 소재로 쓴 환상단편.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소리를 낸다는 묘사도 있는데, 작가가 간접 광고하듯이 저도 누바타마의 단편이 떠올라서.. 그 단편 누바타마에서 제일 좋아함.
2. 마아짱의 하얀 꽃
이웃집 아이가 클래스메이트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 얻은 소재
3. 연꽃밭의 하늘
연꽃밭이라니, 연꽃은 못에서 피는 거잖아… 싶은데, 하여간 작가가 연꽃밭에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걸 좋아한다네요.
4. 모리군
작가의 마당에 모리아오 개구리라는 희귀한 개구리가 찾아오면서 떠올린.. SF?
5. 어느 쪽?
안개 낀 날 택시타다가 운전수가 아무 말도 없어서 무서웠던 것을 계기로 쓴 괴담(?).
6. 생강탕의 맛은?
아사노 아츠코식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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