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간 곳은 독일~!
사실 여행은 아니고 워크샵이었는데요, 어쨌건 7개월만에 다시 유럽땅을 밟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던지라 기쁘기는 기뻤습니다 >.<
단지 함부르크가, 독일의 북부지역.. 보통 관광하는 지역과는 떨어져 있기 때문에(에리카 가도라고 근처 도시들과 묶여있기는 하지만, 막상 검색하면 나오는 거 별로 없다는), 그리 볼 건 없었어요.
이번에 보고 온 곳은 함부르크, 뤼벡, 브레멘, 그리고 환승하면서 살짝 본 프랑크푸르트 정도.
함부르크 주변 관광 정보는 그야말로 여행책자에서도 Just Go 정도 밖에 참고할 만한 책이 없었던지라, 저라도 살짝은 자세하게 올려볼까 생각중입니다. 생각만. 주로 개인적인 잡담입니다만.
8월 23일.
전날 밤 8시 반에 수술을 마치고 부랴부랴 분당에서 부천 실가로 돌아왔습니다.
부천이라고는 해도, 공항까지는 넉넉잡아 1시간은 잡아야 하는데 50분 전에 출발해버렸다며(7시 40분. 10시 반 비행기) 10분을 단축하기 위해 인천이 아니라 부천에서 공항 고속도로에 진입한(4천원인가 더 받습니다) 울 아버지..
아아.. 우리 아버지지만 참으로 꼼꼼함을 넘어 Obsessive해;;; 아니 그런 점을 존경도 하지만요.
그리하여 저는 다행히(?) 8시 20분에 도착. 아버지는 공항 근처..랄까 영종 대교 시작되는 지점 근처에 직장이 있어서 그대로 출근하셨고요(아무리 그래도 평일 아침에 아버지 출근하지 말고 공항 데려가 달라고는 안 함..).
그런데 저만 8시 20분에 도착하면단가요. 동행 중 한 명은 8시 40분에 왔고, 나머지 한 명은… 9시 30분까지 도착 못 할 것 같다는 연락이…!!
늦게 체크인 된 덕에 자리는 F,G 열. 그러니까 둘이 붙어는 가지만 통로가 아닌 중간에 끼어가게 되었고,
비행기 놓친 동행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후 1시 반 파리행 비행기를 탔으나, 파리에서 환승할 비행기가 없어서 그대로 샤를 드골 공항에서 노숙하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함부르크에 왔습니다. 그런데 또 샤를 드골에서 지체된 시간이 길어서 짐 잃어버리고, 저녁에 겨우 호텔에 짐이 도착했다는… ㅡ_ㅡ;
아.. 정말로 유럽행 비행기를 시간에 못 대서 놓치는 사람이 있었어;; 다음 비행기도 대기인수 3명이었다던데 그럼 최소 3명은 또 못 탔다는 이야기잖아?
그래도 대한항공이랑 코드셰어되는 비행기면 뭔가 다음행 비행기를 타도 벌금을 내지 않는다는 듯 합니다. 정말로? ㅇㅅㅇ
하여간 저는 10시 반, 파리행 에어 프랑스를 타고 출국.
물론 인터넷 면세점에서 독일서 쓸 화장품 몇 개와, 포숑 세 캔을 주문해둔 것을 수령받았구요(크랩트리 앤 이블린 핸드크림 주문해두는 것을 깜박했음;).
비행기안에서는 요시모토 바나나 책을 다 읽고, 우타프리 Debut의 렌 우정엔딩을 보고(또 우정엔딩? 하지만 선배엔딩 안 본 게 신기하다고 생각했음; 전편에서 렌하고 상성이 너무 안 좋아서), 헝거 게임 영화를 봤습니다. 처음 극장에서 영화볼 땐 몰랐는데, 소설 읽고 다시 영화를 보니 역시 스토리의 미비한 점이;; 주인공 심리가 별로 안 와 닿네요.
하여간 2시인가에 샤를 드골 공항 2F 터미널에 도착. 환승해야 할 함부르크행 비행기는 2D 터미널이라 열심히 이동해줍니다.
이 때 환승 대기 시간이 4시간 반. ㅡ_ㅡ; 아 이 파리 나가기도 애매한(왕복 2시간) 시간이라니…! 전에 스페인 여행 갔을 때, 같이 간 언니가 모처럼 파리 경유하는데 반드시 파리에 최소 2박 3일은 머물러야겠다고 주장해서 파리 일정도 만들었던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이해했다는.. 파리에 왔는데…. 그냥 가버리다니.. ;ㅁ;
게다가 날씨도 좋았습니다! 요 며칠 전부터 한국은 내내 비만 내리고 있었는데, 하필 파리가 화창한 날씨라 더 약올랐던..
환승대기하고 있던 2D 터미널은, EU간 비행기가 뜨는 곳이라 2F 터미널에 비해 작고 면세점도 작습니다. 2F 터미널은 크고, 라뒤레도 있는데… 2D 터미널은 그냥.. .
음…식료품 코너에서는 포숑 초콜릿이랑 미니틴 세트(인천에서 100g 틴 세 개 받아왔는데 여기서 팔고 있었음 열받을 뻔 했음. 하기사 2F 터미널에도 포숑은 애플티 정도만 있는 걸 전에 봐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거였지만).
마리아쥬 프레르도 일단은 있었네요. 마르코 폴로, 얼그레이 프렌치 블루, 또 뭔가 첨 보는 이름이랑.. 웨딩 임페리얼이었던가? 100g 틴이 네 종류 놓여있었습니다. 동행한 언니가 저의 ‘마레 지구 본점보다 쌀지도 몰라! 면세점이니까!(그러나 결론을 말하면 시내랑 같은 13 유로.)’라는 말에 넘어가 마르코 폴로 틴을 샀네요. 저는 전에 산 거 남았으니 패스.
그리고 큰 관심은 없었으나 Longchamp이랑 Lancel 매장 같은 게 있었습니다. CDG 2D 터미널 이용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30분 WiFi free라서 인터넷 좀 하고, 함부르크행 비행기가 30분 늦게 뜨고, 어쩌고 해서 함부르크엔 9시에 도착. 해는 이미 졌지만 아직 빛은 좀 남아있더라구요. 벌써 9시인데 아직 빛이 있어! 위도가 높아서 그러나? 하고 첨에는 놀랐지만, 섬머타임이란 것을 생각해보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는.
함부르크 공항에서 중앙역까지 가는 셔틀 버스가 있다고 여행책에 써 있었는데 그게 어딘지 통 못 찾겠고,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메트로를 이용했습니다. 두 번 환승하면 되기도 하고, 그 편이 싸게 먹히기도 하고.
한가지 놀란 게, 독일 지하철.. 개찰구가 없습니다! 다른 EU 국가들은 내릴 때 표를 찍지는 않아도 탈 때는 표를 검사하는 개찰기가 있잖아요? 독일은 그런 게 아예 없더라구요. 준법정신이 강한 나라라 그런가?
그러니까 환승도 자유고, 무임승차 하려고 맘만 먹으면 되고… 지하철표는 구역별로 가격이 달랐는데, Short Journey에 1.40 유로와 1.85 유로짜리가 있었습니다. 차이는 알 수 없지만 일단 1.40 유로로 끊고 만약 걸려서 1.85가 맞다고 하면 몰랐다고 우기자! 하고 내내 1.40 유로짜리 끊고 다녔습니다. 나중에 교수님과 합류한 후에는 5명이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9.90유로(인가? 9유로인가?) 티켓을 끊었다는.
어쨌건 지하철 타면서 표 검사하는 건 한 번도 못 봤네요.
아아, 여기에서 함부르크에 대한 약간의 설명을 붙이자면, 인구수로 따질 때 독일에서 2번째로 큰 도시랍니다. 북해에서 끌어온 운하를 이용한 무역으로 성장한 항구도시로서, 북부의 베네치아라고 불린다나요? 도시에 있는 다리수가 2000개를 넘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시가지에 가니까 툭하면 건너는 게 다리이긴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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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에 네모난 상자에 든 FAUCHON 초콜릿이 이 날 CDG 2D 터미널에서 산 것. 파리 왔는데 아무 것도 안 사긴 억울하고, 미니틴에 든 차는 다 있는 거고, 기왕이면 에펠탑이 그려진 상자를 사자 *_* 하고 25 유로짜리를… 맛없으면 대박인데.
그리고 상단 오른쪽에 있는 세 포숑 틴이 이 날 수령한 틴.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여름 휴가철 한복판에는 신라 인터넷 면세점의 포숑 상품은 대부분 품절되었습니다… 그나마 저 출국하기 한 1주 전에 다 채워진 덕에 살 수 있었어요. 가장 기대하는 게 프랑스의 오후인데(한 번 마셔본 적이 있음. 파리의 저녁보다 낫다고 생각함..), 저 틴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뚜껑 열려서 좀 쏟아져있었다는… ㅠ_ㅠ
나머지 홍차는 다른 날 포스팅 할 때 하나하나 설명합지요.
p.s: 뜨악, 글 엄청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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