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괜찮으면 저를 좀 주워 가지 않을래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귀여운 남자. 불쌍한 그의 눈빛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하룻밤 재워 준 사야카. 일어나 보니 그는 재워 준 대가라며 눈물 나게 감동적인 아침식사를 차려 주었다. 알고 보니 식물에 관한 한 모르는 게 없는 식물박사에다 온갖 요리에 통달한 재주꾼이었다. 정성껏 차려진 자연식 아침식사 한 끼에 사야카는 그만 덜커덕 동거를 제안하고 말았다. 직장과 집만을 오가며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연명하던 사야카의 삶은 그날부터 완전히 뒤바뀌었다. 알고 있는 건 그의 이름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랑에 빠지기엔…….
건어물녀 사야카와 초식남 이츠키의 상큼하고 맛있는 연애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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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한테 미소녀가 떨어진다면 여자에게 완소남이 떨어지는 게 뭐가 나빠! 어느날 길가에 떨어져있던 취향의 남자. “수목의 樹라고 쓰고 이츠키라고 읽어”. 들에 핀 잡초에 대해 이야기하는, 최신이자 최강의 연애소설! (일본측 소설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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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_산나물로밥해먹는소설;;
원제는 ‘식물도감’. ‘한큐전철’도 ‘사랑, 전철’로 바꿔서 내더니(다른 출판사지만.)..
아리카와 히로의 작품으로, 2010년 서점대상 8위였던 책입니다. 어느샌가 수입되어 있더라구요.
왼쪽이 한국어판, 오른쪽이 일본어판 표지지요.
한국어판 표지는 좀 부담스럽지만, 일어판 표지는 꽤 예쁜데다 저 소개글도 인상적이었던지라 살까말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문고본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여주의 빨간 뺨이 좀 부담스럽군).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던 건어물녀 고노 사야카는, 어느 날 회식에서 돌아오는 길에 빌라 화단에 쓰러져있던 남자를 보게 됩니다. 자신을 주워달라는 남자의 말에, 마침 취해있던 사야카는 OK를 하게 되고, 다음날 남자가 보답으로 차려준 아침 밥상에 넘어가 계속 동거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는데…
..라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소설입니다. 첫부분만 봐서는 어째 ‘너는 펫’스러운걸? 싶지요. 그 쪽은 만화도 영화도 안 봐서 중간에 어떻게 되는지 잘 모릅니다만, 도입부가 이렇게 비슷해서 괜찮을까- 싶던 차에,
마침 그 남자가 이런저런 식물에 박식하다는 게 밝혀져, 매주 주말에 근처 강가나 산에 가서 ‘먹을 수 있는’ 이런 저런 식물을 여자주인공과 함께 캐와서.. 그걸로 밥 해먹고.. 그러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는 내용이더라구요. ㅡ_ㅡ;;;;
저도 도시 여자이긴 합니다만, 이런 식물 캐와서 먹는 것을 은근 동경하기 때문에 나름 재밌긴 했는데(하지만 계속 먹는 얘기가 나오니 후반엔 좀 지루했다) 그렇지 않은 분들껜 재미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아리카와 히로’ 소설답게 달달한 부분은 브랜드 손수건 한 장으로 갈팡질팡하는 여자주인공의 심리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주제에 한국어판 표지는 왜 저리 ‘로맨스 소설’ 같은데! 저걸 들고 다니는 걸 남에게 보이는 건 좀 부끄러울지도.. 제가 읽는 로맨스 소설은 아리카와 히로 작품 정도 밖에 없어서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한큐 전철에도, 한큐 전철이 지나가는 자리에 고사리가 무성하게 난 것을 보고 한 여캐가 ‘저렇게 먹을 것이 많다니! *_*’ 라 하는 부분이 있었으니.. 작가 자신이 산나물 캐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오랜만에 아리카와 히로작을 한국어판으로 읽었지만 딱히 번역이라든가는 걸리지 않았는데, 계속 말하지만 표지 디자인과, 아예 식물 사진을 실어서 ‘도감’ 느낌을 조금 살린 일어판에 비해 한국어판은 그냥 그림을 넣었더라구요. 이거 읽는 사람들이 ‘나도 이 식물 찾아볼래!’ 라고 생각하는 것을 고려를 안 한 건지.. 아니 제목도 ‘도감’인데.. 매우 유감이었습니다 ㅡ_ㅡ
아리카와 히로 작품 중엔 ‘스토리셀러’와 함께 ‘그냥그런 작품’으로 분류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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