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쿠라의 한 구석에 있는 비브리아 고서당은, 그 분위기에 맞지 않게 다양한 손님이 방문한다. 완전히 단골이 된 떠들썩한 그 사람이나, 곤란해하는 듯한 진객도. 사람들은 그리운 책에 마음을 더한다. 그들은 예측하지 못한 사람과 사람과의 인연을 표출시키기도 한다. 아름다운 여점장은 페이지를 넘기듯, 고서에 숨겨진 그 「말」을 읽어간다. 그녀와 투박한 청년점원이, 그 묘한 인연을 눈 앞에 대했을 때 생각하는 것은? 인연이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고서와 인연”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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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포플러사) I
제 1화 로버트 F. 영 『민들레 소녀』 (집영사 문고)
제 2화 『너구리와 악어와 개가 나오는, 그림책 같은 것』
제 3화 미야자와 겐지 『봄과 아수라』 (세키네 쇼텐)
에필로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포플러사)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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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3권째입니다. 코믹스로 미디어믹스도 시작되었지요. (그리고 만화책 표지가 소설 표지를 거의 그대로 따라 그려서 헐 했던..)
2권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1권에 비해 ‘헌 책’ 자체에서 단서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네요. 대신 이번 3권에서는 헌 책을 계기로 사람들의 인연을 엿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있달까요. 2, 3화가 그렇습니다.
일단 1화. 고서점들이 모여 판매회를 벌이는 장소에서 집영사 코발트 문고인 ‘민들레 소녀’가 사라지고, 비브리아 고서당에게 혐의가 돌아가게 됩니다. 물론 시오리코양은 훌륭히 범인을 잡아냅니다만, 1권처럼 단서를 ‘헌 책’에서 찾는 게 아니라(왜냐면 이미 도난당했기 때문..) 그 전에 독자들에게 제시되었던 사실에서 유추해내지요. 이번 권에서 그나마 가장 추리소설다운 에피소드였습니다.
한편으로 ‘민들레 소녀’라는 작품에 대해 줄곧 변죽을 울려대서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게 만들더라구요. 마침 국내에 소개도 되어 있으니 나중에 읽어볼까하는데, 보니까 띠지에 ‘일본 애니메이션 <클라나드>에서 코토미가 토모야에게 빌려 준 바로 그 소설책!’ 이라고… 뭔가 다른 쓸 말이 없었으려나 싶더라구요. 제가 클라나드를 안 본 것도 있지만.
그러고보니 2권 리뷰 쓸 때는 몰랐는데, ‘시계장치 오렌지’도 민음사 세계 명작 시리즈로 소개되었습니다. 영화 DVD도 들어왔구요. 무슨 버전의 엔딩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것도 언제 한 번 읽어봐야… 아아 폭력은 싫은데…
2화. 단골손님인 시노부씨가 시오리코에게 어릴 적 마음에 들어한 그림책을 찾아달라고 의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책 제목도 작가도 모르고, 약간의 단편적인 줄거리만 기억하고 있는 것을 어찌어찌 찾아낸다는 이야기. 추리할만한 요소는 거의 없달까, 여기에서 풀어야할 수수께끼는 책 자체보다 오히려 다른 데에서 ‘눈치채라’라는 식으로 제시되어 있구요. 그나저나, 무슨 작품인지 찾는 건 인터넷 검색하는 게 더 빠를 거라고 생각했다는..
3화. 미야자와 겐지의 ‘봄과 아수라’ 초판본을 도난당한 의뢰인에게 책을 찾아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미야자와 생전에 책으로 출판한 작품은 ‘봄과 아수라’, ‘주문이 많은 요리집’ 이 둘 뿐이었다는 잡지식이 생겼습니다. 확실히 은하철도의 밤이 사후에 출판된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물론 다음권을 위한 복선은 충분히 깔렸고, 만약 4권에서 시오리코양 어머니 이야기가 해결된다면 연애전선은 5권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라나… 뭐 저는 계속 읽을 테지만요. 뒤로 갈수록 추리 요소가 약해지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만…
3 Comments
Add Yours →오타 발견! 프롤롤그->프롤로그.
‘민들레 소녀’는 나도 전부터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는데 아직까지 어영부영…
오오 네가 오타 지적하는 건 처음 있는 일..? 오랜만에 있는 일,,?
민들레 소녀는 너도 클라나드에서 보고 안 거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저 이름을 들어서 벙찐..^^
정확하게 말하자면 게임 하고서 안 거지만. 코토미 루트에서 소설 구절이 자주 나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