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한정 밤킨통 사건 上, 下 : 소시민 계절 한정 시리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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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방과후, 편지로 불러내어진 이후, 나의 행복한 고교생활은 시작되었다. 학교를 둘이서 돈 문화제. 밤바람이 조금 차가웠던 크리스마스. 설날에는 함께 하츠모데. 나에게 「작은 오해로 질투하며 말싸움」같은 날이 올 줄이야. 실제, 전혀 생각치 못했다. ―그런데도, 코바토 군은 기회가 있으면 여자친구는 제쳐두고 수수께끼 풀기를 해버려서…

나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짓는다. 작년 여름방학에 헤어졌건만, 왠지 다시, 오사나이와 마주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와 오사나이 사이에 있는 것이, 극상의 단 것이 올려진 접시인가, 연속 방화사건인가 라는 차이는 있지만…아주 조금씩, 하지만 확실히 에스컬레이트 하는 연속 방화사건에 대해, 드디어 코바토 군은 본격적으로 추리하기 시작한다. 코바토 군과 오사나이 양의 재회는 언제―.

소시민 시리즈 3권째입니다. 상하구성이고요. 한국어판으로 나올 예정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1권이 1학년 봄, 2권이 2학년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3권은 2학년 가을~3학년 가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 2권을 읽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2학년이었더군요.

3권이 1, 2권과 차별되는 거라면, 하권의 해설에도 나와있지만 상하권 구성이라는 것. 그리고 자그마한 사건을 단편으로 여럿 다루었던 봄 여름과는 달리, 이번에는 연속 방화사건이라는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1년에 걸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일상 미스테리’라는 장르에서 이런 장편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해설에서는 역설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그런 듯.

또한 봄 여름이 코바토군의 1인칭 시점이었다면, 가을은 절반은 코바토, 나머지 절반은 신문부원 우리노의 1인칭으로 되어 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겠네요.

그럼 한국어판으로 나올 예정이 없을테니 서툴게나마 간단 줄거리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

2학년 여름방학에 오사나이와 헤어진 이후, 어느 저녁놀이 붉었던 방과후에 코바토는 동급생에게서 고백을 받고 사귀게 됩니다. 이런 고백을 받았으면 OK 하는 것이 소시민다운 태도라고 생각하면서, 주말 데이트라든가 이런저런 데에 어울리게 되지만… 도중도중 ‘만원 버스에서, 다음에 비게 될 자리는 어디인가?’ 라든가 ‘여자친구 오빠의 방에 든 도둑의 실체’ 같은 조그만 미스테리를 추리하게 되지요.

그리고 이번에 나오는 새 캐릭터, 신문부 소속 1학년 우리노는 여름방학에 있었던 여고생 납치사건의 피해자가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소문을 듣고 학교 신문에 기사로 내면 안 되겠냐고 신문부 부장(도지마 겐고)에게 요청하지만 거절당합니다. 겐고야 자신이 직접 관련되어 있는 몸이라 그렇게 한 것이었지만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르는 우리노는 계속해서 학교 밖의 사정이 실린 기사를 쓰고 싶어하다가, 어느날 겐고를 찾아온 오사나이를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그리고 어느 저녁놀이 붉었던 방과후 오사나이와 우연히 마주친 우리노는, 고백을 하고 바로 사귀게 되지요.

가을이 되어, 여고생 납치사건의 소문도 한풀 꺾인 무렵, 우리노는 우연한 기회로 학교 신문에 학교밖의 기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때마침 방화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1개월에 1번 있는 방화사건을 취재하던 도중 우리노는 일련의 방화사건에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교내신문에서 다음에 불이 날 곳을 예상해 기사로 냄으로써 자신의 공명심을 채우게 되지요.

한편, 방화사건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코바토였으나 불이 난 물체 중 하나가, 예전 오사나이를 납치할 때 이용되었던 차라는 것을 알게 되고, 거기에 겐고를 통해 오사나이가 이 방화사건과 뭔가의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되면서 사건 조사에 뛰어듭니다. 겐고로부터 신문부가 갖고 있는 방화사건 관련 자료와, 다음 발화장소를 예상하는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난 코바토는 상권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지요.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정보조작으로 처리할 수 있어.” (<- 중요)

그리고 하권에서 코바토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고, 우리노는 우리노대로 오사나이가 수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연 오사나이가 범인인 것일까요?!

..뭐 어쨌건, 코바토와 오사나이는 ‘소시민이 되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긴 했지만, 결국은 내심과의 괴리로 소시민은 될 수 없었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 함께 있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삶은 밤을 여러번 시럽에 담그는 것으로 밤까지 달게 만드는 마롱 글라세처럼, 평범한 아이와 연애를 하다보면 결국은 자신도 소시민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삶은 밤을 체로 거른 후, 설탕과 섞어서 약한 불에 달궈서 만드는 밤킨통처럼, 자신들도 좀 더 부숴지고 체에 걸러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거다- 뭐어 3권의 제목은 그런 의미라고 하네요. 발매전의 가제는 가을철 한정 마롱 글라세 사건이었다고 하니까.

그럼 이제 겨울철 한정만 남았네요. 언제쯤 나올라나. 코바토와 오사나이도 반년 후면 졸업. 졸업 후의 이 커플(?)의 행방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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