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장미화원에 다니시는 분이라면 들어봤을 작품. (정보가 중요하다니까요..)
코발트 문고 소속의 코발트 문고답지 않은 전쟁소설.
(1권 후기에 보면 삽화가가 미형이 없다고 기뻐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어릴때부터 아버지 영향으로 복엽기를 남몰래 좋아했다는 작가의 고백도.)
제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아직 ‘공군’은 아닌 용병부대.. 비행부대의 이야기입니다.
2차 대전이 아닌 아직 독일에 황제가 존재했던 1차 대전인지라, ‘귀족이 귀족답게 싸울 수 있는 마지막 싸움’에 집착하는 레드 바론(별명. 본명 만프레드 리히트호펜).
그리고 형의 죽음을 계기로 황제와 귀족에 엄청난 회의를 느끼며, 형이 끝까지 못 본 전쟁의 끝을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노라 결심하는 그 동생.
이상 적군인 독일군 진영의 이야기입니다.
이 쪽은 다들 실존인물이라서요. 특히 동생 쪽은 작가의 말에 의하면 ‘절대로 브라더 컴플렉스’라는 모양.
그리고 중요한 용병부대쪽은,
재벌가에서 태어났지만 ‘비행기를 잘 탄다’ 외엔 잘 하는 게 없는지라 주위의 조소(?)를 사 오던 소년 릭이,
집안에서 맺어준, 소꿉친구이기도 한 약혼녀가 파혼하고 영국 귀족에게 시집가는 것을 계기로 열 받아서 영국의 용병부대에 자원하는 것이 소설의 시작.
그곳에서 만난 것은 출격만 하면 성경책을 들이대며 고해를 하라는 이탈리아인 파드레(사제), 출격할 때마다 비행기를 망가트리지만 본인은 끝까지 살아남는 불사신 러시아인 피로시키.
그리고 이 작품의 유일한 미형이라 할 수 있는 로드. 부대 최고의 에이스, 영국 귀족 출신, 남을 무시하는 성격 탓에 릭에게 라이벌 소리를 듣게 됩니다.
1권은, 릭이 아무생각 없이 막 부대에 들어와,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빌빌대다가 끝에서 자신과 잘 맞는 기체를 만나 자신감을 되찾는다-는 것과,
동생이 해군에 입대하자마자 전사한 것을 계기로, ‘나라를 위해 싸우는 건 싫다. 전쟁이란 어차피 어리석은 짓이고 나는 그저 살인자다’라는 생각에 잡혀, 근본은 릭과 마찬가지로 비행기 바보면서 하늘에 대한 동경을 잃고 있었던 로드가, 마지막의 릭의 비행을 보며 그 동경을 되찾는다는 것과,
그 둘을 따스한 눈으로 지켜보며, ‘저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튼댔지? 내기는 내가 이겼어!’ 라고 지껄이는 파드레와 피로시키가 나오는 군요.
그리고 2권이.. 최후의 기사(=레드 바론)와 저 넷 중 하나의 죽음, 로드의 여동생이 간호사가 되는 일 등등..
전쟁의 뒷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군요.
작가가 후기에서 밝힌대로, 2차가 아닌 1차, 그것도 용병부대를 다룸으로써 이데올로기는 거의 나오지 않고,
일단 소녀취향인 코발트 문고이니만큼 군사 매니악하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적당히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2권에서, 10대를 격추시키면 세발 달린 병아리를 지우겠다던 릭이, 결국 지우지 못하고 ‘이것은 중국의 금조다’라고 말하는 부분이라던가.
그리고 앨리슨과 마찬가지로 복엽기에 로망을 느끼시는 분이라던가가 읽으시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듯.
(전 없습니다)
스가 시노부의 작품 중 읽어본 것은 이것으로 두번째입니다만,
킬존은 그렇다치고 유혈여신전은 괜찮을 것 같지만 너무 기니(4기까지 16권..)
1기가 두 권이니 나중에 한 번 읽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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