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 카나에 –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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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서점대상 대상수상작, 29회 소설추리 신인상 수상작.
우리나라에서도 비채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로 출간되어 제법 팔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부터 관심은 있었는데, 이번 휴가를 맞이하면서 구입했네요.

자신이 가르치는 반 학생 두 명에게 딸을 살해당한 어머니가 종업식 HR에서 범인을 고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현행법상 13살은 처벌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경찰에 고발하거나, 매스컴에 알려서 자기과시욕을 충족시켜주는 짓은 하지 않겠다- 라는 조용한 복수 선언을 하는 어머니.
그 후로 고발당한 학생과, 학생의 클래스메이트, 학생의 가족이라는 식으로 장마다 각각 다른 시점에서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대화가 거의 없는, 개행이 거의 없는 일서를 보고 읽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사건에 대한 각자 다른 시점에서의 전개가 흥미로웠네요. 1장의 경우에는 처음에 열성교사와 에이즈라는 식으로 변죽을 울리면서도 도중에 책을 덮지 않게 잘 이끌어가는 문장이 신인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다른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기’라는 형태는 요즘은 그리 드물지도 않습니다만, 그래도 이 소설이 특이한 이유는 시점 변화를 살인사건의 진상에만 적용하지 않고, 복수 선언 이후의 클래스메이트의 반응, 가해자의 반응, 가해자의 가족의 반응도 시간경과와 함께 시점을 바꿔가며 계속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려나요.

살인에 이용된 트릭이나, 명탐정 등은 나오지 않습니다. 서술 트릭도 거의 없이 군데군데 복선이 깔리는 정도랄까요. 독자는 그저 다른 시점에서 전개됨에 따라 점점 드러나는 진실을 보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중2병(얘들은 중1이니까 해당 없나;), 현행 소년법, 이지메, 히키코모리, 이혼으로 인한 가정 붕괴, 에이즈 등 비교적 진부한 소재부터 참신한 것까지 아우르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이기도 하고요. 저는 사회파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 소재들은 거부감 없이 잘 읽혔습니다. 이 정도로 얄팍하다면야..


큰 기대를 하고 봐서인지 두 번 읽을 정도까지 감명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 할 듯.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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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원판으로 사셨네요. 원작의 표지는 저런 느낌이였던 거군요…

개인적으로 읽을 당시 오랫만에 참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였습니다. 뭔가 막나가는 듯한, 고삐풀린 느낌의 전개가 대단히 마음에 들었었네요.

음, 일서문고쪽이 공간을 덜 잡아먹으니까요(..)
일서는, 하드커버랑 문고본이랑 전부 표지가 저 디자인으로 동일하더군요. 제가 산 건 문고본이었지만.
리셋님께서 ‘속죄’에 대해 자기의 열화 복제라는 평을 내리셔서, 다른 작품을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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