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그림 수정 & 추가)
구정 당일에 다녀왔습니다. 프레스코전이 그주말에 끝나기 때문에 3월에 가자는 계획을 깨고 갔지요. 필라델피아전이랑 볼로냐 보고 나니 프레스코가 마감되어서 못 봤지만서도 ㅠ_ㅠ
일단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부터 갔습니다. 그림책이니 뭔가 귀여운 그림이 많으려니 하고 간 것인데, 사진 촬영도 가능해서 여기저기서 폰카로 찍고 계시더군요.
이탈리아 중북부의 도시 볼로냐에서 매년 국제 아동 도서전과 함께 열리는 그림책 전시회라고 합니다. 뭐 관서의 4도시에서도 열렸다는 역사를 보면 일본 쪽이 메인인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만.
과연 그림책답게, 각 페이지를 액자에 끼워서 건 후 그 옆에 그 페이지에 해당하는 문장을 붙여놨는데, 많은 작품이 해당 페이지 액자 바로 옆에 붙여둔 게 아니라, 액자 봤다 문장 봤다 하느라 불편했네요.
게다가 전체를 다 실은 게 아니라 중간에 빼먹은 건지 원래 그런건지, 스토리가 좀 난데없이 나아가는 경향도 있었고. 이런 걸 애들이 봐도 되나 싶은 기괴한 그림도 있었고.
확실히 일본 작가들이 꽤 많더군요. 가끔 한국 작가도 있었고, 이란도 제법 있어서 약간 놀랐다는 ^^;
관람객은 물론 아이들 동반한 부부도 많았지만, 성인 관람객도 많았습니다. 특히 커플 ㅡ_ㅡ
그리고 관람객이 종이에 그림 그려서 응모하는 코너도 있어서, 그 코너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더군요.
인상에 남았던 그림 몇 점.
그림책의 시작에서 이미 늑대에게 잡아먹힌 아기염소 세 마리.
다음 페이지를 보면 외출갔다 돌아온 어미염소가 양 손목을 공격 자세로 꺾고 늑대에게 달려드는 그림이 나오고..
그 다음 페이지는 어미염소와 아기염소 세마리가 정겹게 있고, ‘늑대는 그 후 염소 사냥을 하지 않고 쥐(였나?)만 사냥하기로 했습니다’라는 글구가.
으잉? 이거 사이에 한 장 더 있는 거 아냐? 어미염소가 늑대랑 싸워서 이기는 그림 있어야 하는 거 아냐? 했는데, 하여간 이 작품 부제는 제 안에서 ‘슈퍼 어미염소’라는..
요건 일본 작가.
‘장화신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듯한, 빨간 장화를 신은 고양이가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는 내용입니다. 귀여워요.
..단지 마지막 그림이, 식탁위 접시 위의 생쥐를 바라보며 ‘야~아, 맛있겠다!’라고 하는 그림이라..
난데없다! 꼭 ‘인류는 쇠퇴했습니다’의 조수님이 그린 동화의 마지막 장면(라이언이..)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었다는.
나중에 추가한 그림.
물고기가 외출해서 친구들을 만났다가 귀가한다는 훈훈한 내용의 동화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저 퀭한 눈이, 어쩐지 ‘가우디의 바다’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가우디는 거북이었지만?
그래서 같이 간 친구에게 말했는데, 친구는 ‘가우디의 바다’를 모른다고..!! 헉 그거 우리 국민학생(초딩)때 나름 학교 도서관 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 아니었나? 인천시 독후감 대회 같은 거 열렸던 거 같은데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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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를 다 본 후에는 필라델피아전-모네에서 피카소까지-으로.
(두 개를 같이 보면 한 쪽이 1000원 D/C됩니다)
사실 이 쪽은 큰 기대는 안 했어요. 뭔가 주제가 있다기보다는 필라델피아 박물관에서 이거저거 빌려온 거 아녀? 싶어서.
예전에 열렸던 르누아르전을 의식했는지 대부분의 선전에 쓰인 것은 르누아르 그림(아래)이었지만, 솔직히 전 르누아르전도 시들하게 봤기 때문에…
그래도 명화는 명화인지라, 각각의 그림은 나쁘진 않았어요(어디까지나 예상보다는). 당연하지만 촬영 금지.
사실주의-인상주의-피카소와 아방가르드-미국예술이라는 식으로 나눠놓았더군요.
저랑, 같이 간 친구는 사실주의 최고를 외치는 인종이지만 이번에 사실주의쪽은 별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었고, 역시 인상주의의 르누아르랑 드가의 ‘발레수업’이 제일 인상에 남았네요.
마침 올해 쓰는 다이어리에 스크랩 페이지가 있어서, 팜플렛에 실린 작은 그림들을 오려다 붙였습니다. 왜 전에는 이렇게 할 생각을 못했지? (티켓은 모았지만…)
볼로냐 쪽은 3/1이 마지막이니 가실 분은 연휴동안 가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필라델피아전 홈페이지
2009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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