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에서 피카소까지/2009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

(3/1 그림 수정 & 추가)

구정 당일에 다녀왔습니다. 프레스코전이 그주말에 끝나기 때문에 3월에 가자는 계획을 깨고 갔지요. 필라델피아전이랑 볼로냐 보고 나니 프레스코가 마감되어서 못 봤지만서도 ㅠ_ㅠ

일단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부터 갔습니다. 그림책이니 뭔가 귀여운 그림이 많으려니 하고 간 것인데, 사진 촬영도 가능해서 여기저기서 폰카로 찍고 계시더군요.
이탈리아 중북부의 도시 볼로냐에서 매년 국제 아동 도서전과 함께 열리는 그림책 전시회라고 합니다. 뭐 관서의 4도시에서도 열렸다는 역사를 보면 일본 쪽이 메인인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만.

과연 그림책답게, 각 페이지를 액자에 끼워서 건 후 그 옆에 그 페이지에 해당하는 문장을 붙여놨는데, 많은 작품이 해당 페이지 액자 바로 옆에 붙여둔 게 아니라, 액자 봤다 문장 봤다 하느라 불편했네요.
게다가 전체를 다 실은 게 아니라 중간에 빼먹은 건지 원래 그런건지, 스토리가 좀 난데없이 나아가는 경향도 있었고. 이런 걸 애들이 봐도 되나 싶은 기괴한 그림도 있었고.
확실히 일본 작가들이 꽤 많더군요. 가끔 한국 작가도 있었고, 이란도 제법 있어서 약간 놀랐다는 ^^;

관람객은 물론 아이들 동반한 부부도 많았지만, 성인 관람객도 많았습니다. 특히 커플 ㅡ_ㅡ
그리고 관람객이 종이에 그림 그려서 응모하는 코너도 있어서, 그 코너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더군요.

인상에 남았던 그림 몇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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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시작에서 이미 늑대에게 잡아먹힌 아기염소 세 마리.
다음 페이지를 보면 외출갔다 돌아온 어미염소가 양 손목을 공격 자세로 꺾고 늑대에게 달려드는 그림이 나오고..
그 다음 페이지는 어미염소와 아기염소 세마리가 정겹게 있고, ‘늑대는 그 후 염소 사냥을 하지 않고 쥐(였나?)만 사냥하기로 했습니다’라는 글구가.
으잉? 이거 사이에 한 장 더 있는 거 아냐? 어미염소가 늑대랑 싸워서 이기는 그림 있어야 하는 거 아냐? 했는데, 하여간 이 작품 부제는 제 안에서 ‘슈퍼 어미염소’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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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일본 작가.
‘장화신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듯한, 빨간 장화를 신은 고양이가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는 내용입니다. 귀여워요.
..단지 마지막 그림이, 식탁위 접시 위의 생쥐를 바라보며 ‘야~아, 맛있겠다!’라고 하는 그림이라..
난데없다! 꼭 ‘인류는 쇠퇴했습니다’의 조수님이 그린 동화의 마지막 장면(라이언이..)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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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추가한 그림.
물고기가 외출해서 친구들을 만났다가 귀가한다는 훈훈한 내용의 동화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저 퀭한 눈이, 어쩐지 ‘가우디의 바다’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가우디는 거북이었지만?
그래서 같이 간 친구에게 말했는데, 친구는 ‘가우디의 바다’를 모른다고..!! 헉 그거 우리 국민학생(초딩)때 나름 학교 도서관 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 아니었나? 인천시 독후감 대회 같은 거 열렸던 거 같은데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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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를 다 본 후에는 필라델피아전-모네에서 피카소까지-으로.
(두 개를 같이 보면 한 쪽이 1000원 D/C됩니다)
사실 이 쪽은 큰 기대는 안 했어요. 뭔가 주제가 있다기보다는 필라델피아 박물관에서 이거저거 빌려온 거 아녀? 싶어서.
예전에 열렸던 르누아르전을 의식했는지 대부분의 선전에 쓰인 것은 르누아르 그림(아래)이었지만, 솔직히 전 르누아르전도 시들하게 봤기 때문에…
그래도 명화는 명화인지라, 각각의 그림은 나쁘진 않았어요(어디까지나 예상보다는). 당연하지만 촬영 금지.
사실주의-인상주의-피카소와 아방가르드-미국예술이라는 식으로 나눠놓았더군요.

저랑, 같이 간 친구는 사실주의 최고를 외치는 인종이지만 이번에 사실주의쪽은 별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었고, 역시 인상주의의 르누아르랑 드가의 ‘발레수업’이 제일 인상에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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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보면 피카소라는 건 알겠지만 여전히 이해는 못하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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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처음 보자마자 '금붕어에 눈이 없어!'라고 외쳤던..
마침 올해 쓰는 다이어리에 스크랩 페이지가 있어서, 팜플렛에 실린 작은 그림들을 오려다 붙였습니다. 왜 전에는 이렇게 할 생각을 못했지? (티켓은 모았지만…)
볼로냐 쪽은 3/1이 마지막이니 가실 분은 연휴동안 가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필라델피아전 홈페이지
2009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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