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회사의 센스

본원에 비해, 현재 파견 나와 있는 병원은 약 선택하는 데에 제 의사가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에 가끔씩 제약 회사가 뭔가 먹을 것을 던져 주고 가는 요즘.
(어차피 좋은 건 쓰고 안 쓰는 건 안 쓰는데 말이죠 :3)

그러던 중, 어제 근무 끝나고 치프 선생님과의 대화.
치프 : 그제 XX프 밴X 썼잖아. 그래서인지 아까 찾아와서 너 주라고 만화책을 놓고 가더라. 간호사가 보고 싶대서 먼저 빌려줬는데 괜찮지?
삼끼 : 헤에. 무슨 만화책이요?
치프 : 글쎄? 꺼먼 책이었는데.

그 릴XX X드는 효능도 확실치 않고 비싸서 잘 안 쓰는.. 이 아니라 그제 쓴 게 처음이었는데, 환자가 항구토제 이거 저거 써도 안 듣는대서 교수님이 마지막으로 내 준 것.
그래서인지 제약 회사가 아니라 ‘보호자가 만화책을 주고 갔다’ 라고 해석한 저는 왠 만화책? 하고 생각하고 그냥 잊었습니다.

이 블로그에 찾아오시는 정도의 분이면 알겠지만, 일반인이 생각할만한 ‘만화책을 많이 보는 사람이 볼 만한 만화책’이랑 제가 보는 만화책은 취향이 다르달까, 아니 그 전에 내가 이런 취미라는 걸 환자들이 알 리도 없고, 기껏해야 신의 물방울이나 원피스 같은 거려나..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치프 선생님이 ‘아, 이거 간호사가 돌려줬어’ 하고 건네 주신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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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까맣긴 하다


응?

아니, 왜 이 타이밍에서 이 책이 나오는데?

예전 애니 감상에서도 썼지만, 그림은 예쁘니 애니는 봐도 그닥 원작까지 챙겨보고 싶지는 않은 건데, 아니 그 전에 이런 초 취향 탈 것 같은 책을;;;;;;;;

원래 취향에 딱 맞는 책은 사서 보니까 상관없고, 그렇게 보자면 요즘 제가 받아서 제일 좋아할 것 같은 만화책을 딱 맞추다니 이런;;;

이 사람, 독심술사?
아니면 지하 1층 편의점에서 내가 만화책들을 들쑤는 것을 보았나?
(하지만 거긴 신의 물방울이니 도쿄 앨리스니 하가렌이니 오란고교니 채운국이니 나인 에스니 이것저것 섞여서 취향을 맞추기는; 최근에 당직 쿠폰으로 나인에스 7권 사왔고, 쿠폰으로 살 거 더 없어서 네기마 21권이나 살까 고민중이었지만서도)

아쉽게도 1권은 2판이라서(초판이 11월 25일인데 재판이 30일;) 초회한정이었다는 일러스트 카드는 없고(대신 안족에 제약회사 스티커가;), 2권은 초판이라 스티커가 들어있네요.

내용은 애니랑 비슷할 거 같아 보이니 따로 감상은 올리지 않으렵니다. 어쨌든 시간 나면 읽어야지.

P.S: 어쨌든 만화책을 받았으니 살짝 선전 :3

1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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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까맣긴 하군요 풉
그 제약회사 사람도 만화 좀 보시는 분이 아니실까요 ㅎㅎ
아니, 그전에 제약회사 스티커 ㅋㅋ
확실한 자기 어필?

우와.. 축하드립니다.. (^^)
그나저나 취향을 잡으신 그 분의 정체가 무서워집니다…;;
내용은 애니랑 거의 비슷하지만 소소하게 틀리더군요. 즐겁게 감상하시길!

음, 이런저런 세바스찬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웠습니다. 특히 고양이에게 부비거리는 것이 좋았네요..^^

3권표지를 일본판으로 보게됬는데….풉
포크와 나이프를 마치 수리검인양 물고 계시더군요 풉
이 분 악만데 은근히 귀여우신 듯합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고양이 씬도 정말ㅠ
미친듯이 달려가서 고양이 발을 꾹꾹 ㅋ

헉.
그 사람 센스가 굉장하군.
스티커 붙인 과자 보다는 100배 정도 효과 있을 듯.
아니 나도 볼펜이나 달력 말고 저런거 받고 싶어!!
(제약회사라… 우리과에서는 보기가 힘들어;; 약이라고는 조영제 밖에 안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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