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하지만 – 근황

아주 가끔 언급하고는 하지만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섬에 위치한 명문(?) 기숙사 학교. (지금은 공항 덕에 구석이라는 느낌은 안 드네요)
가장 가까운 슈퍼는 걸어서 20분. 가장 가까운 공동묘지는 걸어서 3분.
80%를 차지하는 남학생. 2주에 한 번 있는 귀가. 2주에 두 번 타는 배. 지나치는 월미도.
아침에 안개 끼면 캔슬되는 오전 수업 등등.
(왜냐면 배가 안 떠서 선생님들이 출근을 못 하니까. 지금은 영종 대교 때문에 그런 일 없지만)

이런저런 소재거리가 가득해서 이걸로 BL이나 ‘네버랜드’ 같은 소설 몇 권이든 쓸 수 있을 거 같고,
실제로 제 인생에서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것은 F양과 함께 한 학원땡땡이 생활과 고등학교 생활뿐이고.

그래서 가끔 사소설(자서전?)이나 써 볼까 생각하지만 글 재주도 없고, 귀찮고.

어제 홈 커밍 데이였을 것을 생각하니(ISHS는 매년 광복절에 홈 커밍 데이를 한다는) 다시 충동이 찾아와서. 하지만 역시 실행에 옮기기는 귀찮네요.
남은 응급실 업무가 한자리수로 줄어든 후, 하루하루 세면서 어서 9월이 오길 기다리고 있는 요즘.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요.

요즘 제가 즐기고 있는 것은 오란고교 호스트부와, 미야노 마모루와.
두 달 넘게 먹은 일식 돈까스집 정식(6000원에 돈까스, 치킨까스, 생선까스가 하나씩 나옴. 1인분만 시켜도 배달되어서 오프인 날 점심으로 먹고 있다).
요즘 맛이 들린 물냉면과, 하나시키면 배달 안 되니까 같이 시키고 있는 왕만두.
(원래 냉면 잘 소화 못 시켜서-고등학생까지 냉면 먹고 탈 안 난 적이 없었음- 그리 안 좋아하는데, 지금 먹고 있는 곳은 육수도 맛있고 면 넘기기 쉬워서 좋아요v)

피서야 냉방 빵빵한 응급실에서 해치우고 있고, 오프인 날에는 숙소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서(전기세야 병원에서 내주니) 여름이라는 실감이 전혀 안 나고 있습니다. 마침 비도 주룩주룩 내리고 있으니 기분은 완전히 ‘아직도 장마철’. 오히려 같이 사는 사람들이 잘 때도 에어컨 키고 자는 바람에 까딱했다간 감기 걸릴까봐 늘 이불 덮고 잔다는…

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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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하지만 그 역에서 학교까지 가는 버스는 따로 없을테지?
예전처럼 운서 삼거리에서 20분 걸어가나,
운서역에서 30~40분 걸어가나 그게 그거라는 느낌이 드는구나;
결론은 오너 드라이버가 되라라는 것인가..

학원헤븐이 팟! 하고 떠올랐어요;;;
친구가 “위험분자를 가둬두는 학교”라면서
박장대소를 했죠. 호모는 위험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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