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의 크리스마스 – 가샤폰.

에~또, 모두 크리스마스는 즐겁게 보내셨는지.

저는 매년 그랬듯 올해도, 친구 F양과 함께 놀러나갔습니다만..
올해는 둘이서 이대와 신촌을 휘젓고 다니다가, (..항상 그렇지만)
이대역 가까이에 있는 ANIME STUDIO라는 곳에 들어갔습니다.
그리 취향에 맞는 물건은 없기에 실제로 여기서 뭔가를 산 일은 거의 없지만..
(제가 가방에 붙이고 다니는 삐요코-아시는 분들은 아실 듯-를 여기서 사긴 했지만요)
(여기, 점점 피규어와 프라모델 중심으로 나아가는 듯;;)

올해도 눈구경이나 하자- 하고 들어가서,
F양, 하로를 보고 한참동안이나 하아~ 하다가 (음, 솔직히 저도 약간 탐나긴 해요. 하로.)
그만 슬슬 나갈까.. 하며 문으로 가다가 문 바로 옆에 있는 것에 눈이 쏠렸으니,

가샤폰.
아니, 언제부턴가 뽑기라는 단어보다 가샤폰이 훨씬 익숙하게 들려서 말이죠. (아니텐 탓이야!)
하지만 가샤폰은.. 그리 흥미가 없어서, 그냥 안에 뭐가 들어있나~ 하고 살펴보았는데,
격투물 캐릭터들의 가샤폰.. 과.
………..
동물옷을 입은 푸우!!! 의 가샤폰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에~또, 새, 팬더, 양, 토끼, 펭귄의 옷을 입은 푸우가 있었는데, (핸드폰줄)
특히 양 옷을 입은 푸우가 너무 귀여웠거든요.
마침 저희 둘 다 새 핸드폰 줄을 막 하나씩 샀던 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엽다!!! 하고 F양부터 카운터에서 500원짜리 동전을 바꿔와서 하나 뽑았습니다.
(500 두 개 넣고 돌리는 거였어요.)

새.
그 순간부터 갑자기 주위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모두들 카운터에서 500원짜리로 교환해오기 시작하더군요.
삼끼도 어지간히 분위기를 타는 인간인지라, 냉큼 바꿔왔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토끼.
으엑~  아니, F양은 삼끼니까 괜찮지 않느냐고 위로(?)했지만요, 흰토끼나 회색토끼면 몰라도, 분홍토끼라니.
5가지 중에 가장 맘에 안 들어서요~
이걸 다시 뽑아야 해? 하고 고민하던 중,
(고민하던 순간에도 주위사람들은 열심히 뽑고 있더군요. 하지만 끝까지 양은 안 나오던..)
F양, 만원짜리밖에 없으니 천원짜리 한 장 빌려줘! 라고 해서, 꺼내는 김에 아예 두 장을 꺼내서
‘내 것까지 바꿔와… ㅡ_ㅡ;;’ 라는 것이 되어버린. (笑)
그리고 다음 결과는…

F양-토끼
삼끼-팬더.

………………
이거 양은 아예 없는 거 아냐? 하면서, 저희 둘이서 마구마구 고민을 하던 차에,
주위사람들도 이제 시들해졌는지 하나둘씩 사라지고..
둘이서 어쩌지? 어쩌지? 하던 동안에,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더 뽑더군요.

……….양.

……………
…….눈물을 흘리며 포기했습니다;;;;
아니, 하지만 하나에 겨우 천원이었겠다, 재미는 있었어요.
이 두 개, 아마도 그 동그란 플라스틱 깍에 그냥 넣어둔 채 책상 서랍에 봉인하게 될 것 같지만.
새삼스레 가샤폰에 미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것만 같았다는…;;;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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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러고보니 삼끼니까,
아예 토끼를 세 개 뽑아서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면.. (생각만해도 끔찍;;)
아, 전에 갖고 다니던 부채(토끼 세 마리가 그려져 있었음;)가 생각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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