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소흑전기

그럼 예고대로.
저로 하여금 중국어 공부를 하게 만든 화제의 그 애니메이션입니다.
(반년도 안 가서 그만뒀지만, 그림책 정도는 읽을 수 있는)

1. 나소흑전기란?

원작은 2011년에 중국의 동화 사이트 bilibili에 올라오기 시작한, 편당 5~10분의 짧은 애니입니다.
임무로 노군의 보물을 훔쳐낸 고양이 요정 소흑이 초등학생 나소백에게 주워지면서 일어나는 일상 이야기…였습니다. (2기부터는 증강현실 게임이 메인)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한 화 올라오는 텀이 처음에는 1년인가 6개월인가 그랬다가,
1기(1~29화) 마치고 나온 프리퀼 극장판이 히트하고 자본이 모인 30화 이후는 1주 간격으로 40화까지 올라온 후 웹애니 중단하고 극장판 2기 제작중.

정리하자면
현재까지 나와있는 작품은 원작 웹애니, 극장판, 현재도 연재중인 웹툰 란시진(400년 전의 이야기로 그림체 망가져서 전 안 보지만)이고요.

발표순으로 따지면 웹애니 1기-극장판-웹애니 2기와 웹툰 란시진
작중시간순으로 따지면 웹툰-극장판-웹애니 1기-웹애니 2기가 되겠네요.

웹애니 1기와 웹툰은 bilibili에서 무료로 보실 수 있지만 중국 앱 깔아야하니까.. 웹애니 1기만이라면 유튜브내 공식 채널에서 보실 수 있고요(일본어 자막 있음),
사실 유튜브 잘 뒤지면 한국어 자막 붙은 1기 애니들이 있습니다(2기는 적발되면 지워지는 듯).
그리고 또 유튜브에 극장판 애니도 통째로 올라와있긴 한데(;) 이건 자막이 없으니까…
물론 극장판은 한국 측 배급사에서 제공하는 대여 상품도 있고(네이버, 유튜브 등), 왓챠에 들어왔다고도 하고요.


2. 극장판에 대해

자연에서 살아가던 요정들이 인간의 눈을 피해 숨어살거나 ‘회관’이라는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는 현대 중국.
6살의 검은 고양이 요정 소흑은, 살고 있던 숲이 개발되어 쫓겨나 정처없이 떠돌던 중 같은 고양이과(..) 요정인 풍식을 만나게 되고, ‘같은 요정끼리 함께 살자’는 풍식의 말을 받아들여 포털로 오가는 한 무인도에 정착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그 풍식은 요정계의 지명수배범(사상범?)이라 소흑과 함께 포털에 들어가는 모습을 들켜 그 다음 날 아침, 집행자인 무한(중국어로 우시엔)이 섬에 들어오게 되고, 무한과 싸우던 풍식 일당(..)은 무인도에 무한과 소흑을 놔둔채 포털을 부수고 달아납니다.
무인도에 남은 무한과 소흑이 섬을 탈출하고, 요정들의 공동체인 회관으로 가는 길을 그린 로드 무비… 일까요.


돈 많이 들였구나 싶은 배경이나 전투신(무한은 세계관 최강자)도 볼거리이지만(이건 직접 보는 수밖에)
특히 주제가 ‘자연(요정)과 인간의 공존’이라, 웹애니 2기의 주제(어린애는 싸우지 않아도-책임을 지지 않아도-돼)도 그렇지만 이제는 일본 애니에서 보기 힘들어진 내용이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한이 잘생겼음… 소흑도 귀엽긴 한데 말이죠..

웹애니 1기를 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인지라 설정을 모르고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후반의 반전이 되는 소흑의 능력(웹애니에는 나오는)을 모르고 보게 된다는 점은 이득이려나?

한국에 개봉할 당시 코로나19니 동북공정이니 해서 반중 감정이 셌던 탓도 있고, BL 말고는 중국 애니가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을 거라 한국 내 흥행은 실패한 듯.


3. 일본에서의 나소흑전기 극장판

일본에서는 2019년에 소규모로 개봉했다가, 입소문을 타고 번지면서 중간에 한 번 자막을 바꾸고…
그리고 또 자막을 바꾸면서 더빙판을 함께 만들어서 2020년 재개봉. 더빙판 수입만 5억엔 이상이라나 뭐라나..

    소흑: 하나자와 카나
    무한: 미야노 마모루
    풍식: 사쿠라이 타카히로

무난무난한… 집객력을 노린? 호화 캐스팅.
저는 블루레이(중국에서는 안 나오고 일본에서만 나옴)로 처음 일본어 더빙판을 들었는데, 맘에 안 들었습니다….

  • ‘말 안 듣는 꼬맹이’인 소흑을 담당하기엔 하나카나 목소리가 너무 예뻐서 안 어울림
  • 무한의 중국어판 성우인 류밍위 목소리 톤이 애초에 미야노 마모루랑 비슷해서.. 여튼, 너무나 예상범위내의 연기
  • 어느샌가 흑막 담당 성우가 되었다가 사생활로도 배신의 아이콘이 되어버린(ㅡ_ㅡ) 그 분의 경우에는..
    뭐 이 사람이 맡은 것만으로 흑막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긴 하지만? 다 알고 보는 입장에서는 너무 안이한데다 집객력 위주의 캐스팅이었다는 것도 맘에 안 들고
  • 제 입장에서는

  • 차라리 미야노 마모루랑 둘을 바꾸는 게 재미있었을 듯(이건 배급사 내부에서 실제로 나온 의견이라고)
  • 아니면 히노 사토시로 하지..
    사쿠라이 타카히로는 사연으로 악의 길을 걷는다는 느낌이면 히노 사토시는 자신의 정의를 위해 악의 길도 걷는다는 이미지라서요. 그것도 성우 개인이 가진 이미지에 기대는 행위기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한 이유가, 마지막 전투신에서 사쿠라이 타카히로가 힘 빼고 연기했다는 게 너무 티가 나서… 실망스러웠습니다(불륜 이야기 나오기 전에 봤습니다…)
  • 스캔들 터지고 난 후에는, 그냥 무한은 미야노 마모루가 맡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요. 아무래도 극장판 2기는 일본 가서 봐야할 거 같고(자막판으로 보겠지만), 블루레이는 살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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