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2년차인 코와다군은, 일이 끝나면 독신 기숙사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밤을 새는 것이 유일한 취미. 그런 그의 앞에 너구리 가면을 쓴 「폼포코 가면」이 나타나…. 요이야마로 떠들썩한 교토를 무대로 한없이 긴 모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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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으니 걸어라 소녀의 극장판과 유정천 가족 2 애니가 방영중인 모리미 토미히코의 신작(?)입니다. 작가의 전작 중 유정천 가족, 요이야마 만화경과 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너구리 가면에 검은 망토, 가쿠란을 입은 기분 나쁜 괴인 ‘폼포코 가면’이 활약하는 교토입니다. ‘하치베묘진’의 사자를 자칭하는 그를 처음에는 모두들 기분 나빠하지만, 아무런 보수도 바라지 않고 꿋꿋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에 1년이 지난 지금은 교토의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사자.. 로 마을의 유명인이 되어있습니다.
한편 주인공 코와다군은, 신소재를 개발하는 연구팀에 소속된 2년차 연구원으로, 주말이 되면 기숙사에서 뒹굴거리는 게 낙인 게으름뱅이.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의 앞에 ‘폼포코 가면’이 나타나 자기의 뒤를 잇지 않겠냐고 설득하고,
한편 마을의 히어로인 폼포코 가면을 납치하라는 지명이 교토의 각개 조직에 전달되고, 아무래도 그 명령을 내린 것은 어떤 조직의 보스인 ‘5대’라 불리는, 얼굴이 알파카처럼 생긴 알파카 남자.
폼포코 가면을 성가셔하며 도망다니는 코와다군.
폼포코 가면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고 조사하다 코와다군의 존재를 알게 되어 코와다군의 뒤를 밟기로 한 주말 탐정 타마카와양.
코와다 군의 직장 선배이자 폼포코 가면의 열렬한 팬인 온다 선배와, 온다 선배의 여자친구인 모모키씨.
..이런 인물들이 모여 요이야마때 이래저래 소란을 피우는 군상극입니다. 전 읽으면서 나리타 쇼고를 떠올렸는데 군상극인 데다가 바보 커플인 온다 선배와 모모키씨가 하는 행동이 딱 ‘바카노!’의 바보 커플이랑 겹쳐보였기 때문이네요.
너구리가 둔갑해 나왔다는 암시도 보이고, ‘텐키브란’을 본따 만들었다는 ‘텐구브란’에 ‘토요구락부’ 까지.. 유정천 가족과 싱크로되어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요이야마 때는 뭔가 신기한 힘이 움직여 공간왜곡이 일어난다는 판타지…가 요이야마 만화경이랑 싱크로된다는 거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좀 지루했습니다. ‘폼포코 가면’의 정체는 꽤 이른 단계에서 밝혀진데다, 생각해보면 저 이 작가의 그… 남자 대학생의 찌질한(검은 머리 처녀를 찾는다던가 젖무덤에 집착한다던가 하는 것) 성질에 대한 모사는 아무래도 친숙해지지 않아서요.
주인공인 코와다군은 사회인이니 그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기숙사에서 뒹굴거리면서도 ‘미래의 아내에게 시킬 것 리스트’를 작성하거나, 폼포코 가면을 노리는 조직 중 하나가 딱 그런 대학생들 모임이기도 하고…
폼포코 가면은 그에 비하면 나이스 미들이었습니다만. 흠흠.
이 작가는 그냥 요이야마 만화경이나 여우 이야기, 유정천 가족 같은 판타지만 맘에 들고, 화자가 남자 대학생이 되면 순식간에 어..
이 작품 자체도 애니화 된 두 작품과 야행에 밀려버린 인상이네요. 두 번은 안 읽을 듯. 나중에 야행이나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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