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야가는 자작이라고는 하나 궁핍해, 그것은 있는 힘껏 허세를 부린 연회였다.
딸을 깊이 사랑하는 아버지가 무리를 해서 성대한 축하를 해주는 것이다.
내정을 아는 소꿉친구 히데오에게 느긋하다고 야유받고, 모인 화족들에게 거짓말 같은 칭찬을 듣고, 유리코는 참지 못하고 도망가려고 하고 있었다.
무대는 다이쇼 시대의 도쿄.
히로인은 유서 깊은 화족의 집에 태어나, 저주받은 운명에 농락되어 간다.
오랜만에 올 클리어한 게임입니다. 원래 ‘날개 언덕의 공주님’ 쪽을 먼저 플레이 했는데 엔딩의 허접함에 하다 말고 이 쪽을 잡아들었습니다..ㅡ_ㅡ; (그 쪽도 감상 올려야하나;)
18금 여성향 브랜드 아로마리에에서 발매한 세 번째 작품입니다. 다이쇼 7년(..이라고 오프닝 동영상에 나옴, 1918년입니다)을 배경으로, 생일 파티를 시작으로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불행을 그린 서스펜스.. 미스테리? 물이네요.
공략대상은 집의 빛을 탕감해주는 것을 대가로 자신에게 시집을 올 것을 강요하는 청년 실업가 시바 준이치. 허무한 성격의 이복 오빠 노미야 미즈히토, 영국인과 일본인의 혼혈인 집사 후지타 히토시, 소꿉친구인 결벽증의 군인 오자키 히데오, 상냥한 성격의 정원사 마지마 요시키. 이렇게 5명.
[#M_캐릭터별 감상(네타바레)|닫기|1. 시바 준이치(CV. 카토 마사유키)
모르는 성우분입니다. 처음에는 프로그레스 씨랑 좀 비슷한 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인한 태도로 대쉬는 하는데, 결국 중요한 말을 안 했다가 불행에 빠지는 패턴이 대부분이네요. 엔딩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후회’. 아내에게 독살당하면서까지 행복하다고 되뇌이는 부분이.
2. 노미야 미즈히토(CV. 히라카와 다이스케)
히라카와 다이스케는 슬슬 다 알아들을 거라 생각했는데 쇼크… 못 알아들었네요! 이런 목소리도 있었다니, 하고 놀랐습니다. 히라카와씨 목소리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하나후리로우의 키쵸지만, 나쁘지 않았어요.
하여간 허무한 성격 탓인지 다른 루트를 타도 대부분 죽는 엔딩.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창고 속에서’ 입니다.
3. 후지타 히토시(CV. 야스모토 히로키)
어디서 들은 거 같은 이름인데 넘어가고.. 가장 배신감을 느낀 캐릭터입니다.
일단 아가씨를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끝까지 충직함을 잃지 않는 집사… 일 줄 알았더니 원, 이 게임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었어…! ‘영원한 하인’에서는 완전 개가 되어있더군요. 그나마 해피엔딩도.. 모유패치, 무섭다..!! 그러고보니 점포별 특전 드라마 CD도, 다른 3명이 전부 해피엔딩 이후의 에피소드인데 반해(노미야는 공략 중간의 에피소드) 얘만 ‘영원한 하인’ 후의 에피소드더군요..;
마음에 드는 엔딩, 따위 없습니다.
4. 오자키 히데오(CV. 마지마 준지)
역시 모르는 성우분. 결벽성의, 소꿉친구네요. 얘도 제모성벽은… 그래도, 결벽증이니까, 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런 딱딱한 애는 취향이 아니라서요.
마음에 드는 엔딩은 ‘백’. 멋쩍게 서 있는 두사람의 사진이 인상 깊었어요.
5. 마지마 요시키(CV. 콘도 타카시)
요즘 이름 자주 나오는데, 아직까지 구분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슬슬 체크하는 성우 리스트에 넣어야겠어요.
하여간, 잘 생기고 해서 얘 플레이해보려고 시작한 건데.. 귀하신 몸(진히어로에 친오빠;)이라, 루트 제한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다른 4명 전부 엔딩 봐야하는 건지는 몰랐어요. 첨부터 공략 페이지 참고해서 뻘짓은 안 했지만… 넌 어디 사는 히든 캐릭터냐.
하여간, 일단 얼굴 보느라(..) 공략하긴 했지만, 결국 유리코를 향한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게 애잔합니다. ‘여탐정’ 엔딩도 좋았지만, 이 게임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상해진 아가씨’였어요. 아가씨도 혼자고, 나도 혼자니까 둘이서 함께 이 저택에서 영원히 살자고 우는 부분이. 아 그러고 보니 나머지 캐릭터도 마음에 드는 건 다 배드 엔딩이네;;
루트 제한이 걸려있는 ‘악인’은 둘 사이에 육체 관계가 없다는 게 마음에 안 들었고, ‘감춰진 마음’은 주인공 혼자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게 마음에 안 들었어요. 차라리 ‘상하이 애완 인형’ 쪽이 나았다는..!_M#]
제작사인 아로마리에는, 두번째 작품인 ‘은의 관 푸른 눈물’에서 처음 알게 된 회사인데요(플레이하진 않았음), 두번째 작품의 테마가 ‘불륜’이었다면 이번 테마는 그야말로 ‘근친’. ‘이 몸에 흐르는 피가 서로 이끌리는 것에는 거역할 수 없다’, 입니다. 뭐 다섯명 다 오빠라는 건 아니지만…
은의 관 푸른 눈물 때는 이게 뭐냐 하고, 불륜을 주제로 했다고 해서 거부감을 느꼈는데.. 근친에는 그렇지 않다니 이상하네요. 생각해보면 소설 쪽은 근친보다 불륜을 테마로 한 걸 훨씬 더 많이 읽었는데(에쿠니 카오리+카와카미 히로미).
개인적으로 근친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싫어하지도 않지만). 이런 ‘둘이서 함께 지옥까지 떨어지자’라는 분위기는 좋아합니다. 스토리 전반이 그런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데다, BGM도 잔잔해서 좋았어요. 생각해보면 엔딩 대부분이 다 함께 불행해지는 내용.
엔딩을 다 보면 열리는 종막 ‘불타라! 다이쇼 로망 집사 카페’와 초회한정판 특전 시나리오 디스크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나름 발랄한 분위기지만요. 가면을 벗어버리고 툭툭 내뱉는 마지마가 제일 인상 깊었다는. 그러고보니 얘 원래 참을성 없는 성격이었군;
점포별 특전 드라마 CD도 일단 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류의 CD를.. 그렇게 많이 들은 건 아니지만(아마도?), 절정에서 메아리 효과가 들어가는 CD는 처음 들어보네요. 덕분에 끝에 가서 ‘이건 개그 CD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바 준이치 CD가 제일 나았어요. 제일 멀쩡하게 행복해보입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캐릭터 호감도는 마지마>>(넘사벽)>>시바>>>노미야>쿄코 부인>오자키>>>사부로>후지타 입니다만.
6 Comments
Add Yours →부등호 방향이 좀 이상하지 않…나?
아, 정말이다. 고쳐야겠네/
사부로>후지타에서 뿜었네요 ㅋㅋ 저도 이런 생각을 했다는데 너무도 정확한 표현입니다; 병맛캐릭이죠. 마지마가 너무 강렬해서 다른캐릭은 잘기억도 안나는군요^^ 저도 마지마가 가장 멋지구 감동이었어요.이런배경 소설읽고싶을만큼 몰입
저는 잠깐 피 안 섞인 남매물을 찾아 헤맸지요 ^^;
마지마가 제일 강렬했지요. 콘도 타카시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잘 못 알아듣겠습니다;
아로마리에의 첫번째작품 ‘달의 빛 태양의 그림자’ 리뷰가 없어서 추천합니다. 은의 관과 달리 나비의 독과 같은 시나리오 작가거든요. 문장을 너무 아름답게 쓰는것같습니다. 나비의 독은 은의관 이후작이라 기대안했는데 역시 아로마리에 쵝오!
그나저나 전 히데오도 두번째로 좋았는데(유일한ㄷㅈ;). 공략을 안보고 게임해서 더 몰입; 군복과 시대가 잘어울리고. 일본풍분위기게임이 참 좋네요; 이런 분위기 18금 게임 추천좀; 18금이어야만 하는것입니다;
음, 친구도 첫번째 게임은 추천하던데 신경쓰이네요.. 한 번 해볼까요.
기본적으로 게임은 잘 안하는 인간이라, 게임 카테고리 포스팅을 보시면 알겠지만 다른 분께 추천할 만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나마 포스팅 된 게임 중에 애증 관련은 이거랑 Under the Moon 이 고작이네요;